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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가뭄에 지하수 말라 농가 울상■ 가뭄현장을 가보니 - 경기 파주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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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10  18: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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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숙 회장 인근의 농가도 가뭄에 농사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상시가뭄지역 경기북부 중 파주 6월 강수량 7mm에 불과
모종도 다른 농가에서 공수하는 등 농사에 차질
밀원수 생육 부진해 꿀 채취량 줄며 양봉농가도 타격

길어진 가뭄에 지하수도 동나
경기 파주 광탄면에서 남편과 330㎡ 규모의 밭에서 호랑이콩과 참깨, 들깨 농사를 짓고 있는 백운숙 광탄면생활개선회장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농사규모는 적은 편이지만 계속된 가뭄에 농업용수로 이용해 오던 지하수가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농협에서 퇴직한 남편과 큰 욕심 내지 말고 작은 규모로 농사짓자고 해 10년 가까이 됐네요. 농사 크게 짓는 분들에 비할 바 아니지만 새벽별 보고 나갔다가 밤별 보고 퇴근할 정도로 정성을 쏟고 있는데 하늘이 안 도와주네요. 밭에 관정을 파 지하수가 있어 물걱정은 없겠지 했는데 비 구경을 못하니 고생이 몇 갑절 더 들어가요. 수돗물을 끌어다 쓰는데 똑같은 물이라도 빗물과는 천지차이더라구요.”

   
▲ 농업가뭄 관리시스템에 의하면 파주지역 6월 강수량은 7mm에 불과했다.

실제로 농업가뭄 관리시스템(ADMS)에 의하면 파주지역의 6월까지 누적강수량은 평년 387.9mm, 지난해 548.7mm이던 것이 올해는 147.5mm에 그쳤다. 평년의 약 38%, 지난해 약 27%에 불과한 수준이다. 농번기가 본격 시작되며 농업용수가 수요가 많아지는 시기인 올해 4~6월(6월10일 기준)의 강수량은 각각 20mm, 8mm, 7mm였다. 평년 72.9mm, 103.6mm, 129mm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가뭄이 얼마나 극심한지 알 수 있다.

백 회장의 경우 호랑이콩 씨앗은 4월3일, 모종은 4월23일 심었다. 4월에 농업용수가 가장 필요한 시기였지만 강수량이 한 자리에 그치며 일년농사에 차질을 빚게 됐다. 게다가 몇 년째 요긴하게 썼던 지하수도 결국 말라버리면서 깨 모종도 본인 밭에서 키워오던 것을 지인의 밭에서 키워 공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농가들도 강수량이 적어지니 관정을 파 농사를 지으면서 백 회장처럼 지하수가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논농가들도 농업용수가 감당이 안 돼 밭농사로 전환하고 있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저희 밭 바로 옆에 이웃농가는 쌀농사를 짓다가 비가 하도 안 오니까 밭으로 개간했어요. 콩과 깨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다 비마저 안 오니 고민이 많아요. 비 내리기만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분사호스를 새로 깔았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더라구요. 땅이 질척일 정도로 물을 줘야 되는데 수도세도 부담이 되죠.”

   
▲ 가뭄으로 결국 관정도 말라 지하수를 더는 쓸 수 없게 됐다.

양봉농가도 가뭄에 초비상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파주의 민북지구를 가뭄지역에 수리시설을 설치하는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 신규 착수지구로 선정했다. 개발면적은 456ha로 통일촌 민통선 지역들이다. 비무장지대에 있다보니 그간 농업기반시설 투자에서 소외된 이유도 있지만 파주를 포함한 경기북부는 상습 가뭄지역으로 농가의 피해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통선 지역에서 양봉을 하고 있는 유정미 파주시생활개선회장도 마찬가지다. 5년 전에 농업기술센터의 양봉과정을 통해 양봉에 본격 뛰어든 유정미 회장은 개발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역을 피해 민통선에 알맞은 땅을 찾아 밀원수를 심고 꿀을 채취한 경우다.

“밀원수를 새로 심었는데 비가 원체 안 오니 제대로 크지를 못하네요. 그러니 벌들도 꿀을 예년만큼 못 따는 악순환이에요. 관수시설이 따로 없다보니 인공적으로 물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이에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어요.”

이처럼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농가를 위한 지원은 그야말로 쥐꼬리다. 백운숙 회장은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정부의 소상공인지원은 충분히 받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정부가 바뀌면서 소상공인 지원금을 얼마 전에 받았어요. 주업이 꽃집이긴 하지만 농사만 짓는 분들 입장에선 소상공인처럼 왜 우리는 지원을 못 받느냐는 얘기가 자연스레 나올 것 같아요. 농협과 지자체는 물론이고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내놨으면 좋겠어요. 가뭄이 한 두해만 반짝하고 말 현상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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