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여성후보 성적표는?

8번의 지방선거 동안 여성 광역단체장 한 명도 배출 못해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서도 여성 광역단체장은 한명도 당선되지 못해 여전히 여성에게 유난히 높은 벽임을 실감케 했다.  
6월1일 치러진 제8회 동시지방선거의 전국 최종 투표율은 50.9%로 최종 집계됐다. 4년 전지방선거보다 낮은 투표율이어서 지역의 일꾼을 뽑는 일인데도 국민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고, 그 원인으로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에 매몰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경기도와 전남·북, 광주·제주 5곳을 제외한 12곳에서 승리한 압승의 결과로 향후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에 상당한 동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군수 당선이 여성 구청장보다 더 힘들어 
경기도, 안성·이천·과천서 여성 기초단체장 3명 배출 

지방선거는 지역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집행할 단체장과 감시할 의원들을 뽑는 선거로 풀뿌리민주주의로 불린다. 그만큼 국민의 생활에 밀접하지만 여성후보에게 단체장 선거는 유난히 험한 가시밭길로 통한다. 이는 결과로도 나타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여성후보의 광역단체장 당선은 한 명도 없었다.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도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995년 지방선거 이후 최초로 여성후보 당선이란 출구 선거 예측 결과가 나왔으나 최종 개표 결과 물거품이 돼 유독 광역 단체장 선거에서 여성후보에게 높은 벽이 있다는 걸 실감케 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선 여성후보로 김 후보 외에도 경북지사에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 전북지사에 조배숙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험지에 뛰어들었으나 역부족이었다. 인천시장에 도전한 이정미 정의당 후보도 미미한 득표율에 그쳤다. 광역단체장은 전체 후보자 55명 중에 18.2%인 10명이 여성이었으나 당선은 0%다. 

경기 여성기초단체장 3명 당선
기초단체장 선거는 지역의 행정 책임자를 선출한다. 도 지역에선 시장과 군수, 도시에선 구청장이다. 이번 선거에선 경기도 각 시군의 장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의 여성후보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이천시장에 국민의힘 김경희 후보가 당선됐고, 역시 같은 당 신계용 후보가 과천시장에 당선됐다. 안성에선 더불어민주당 김보라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며 경기도는 31개 시군 중 3명의 여성 시장을 배출했다.

▲ 김경희 당선자

김경희 이천시장 당선자는 경기도 비전기획관, 이천시부시장을 지냈다. 9급 면직원으로 시작해 2급 이사관으로 퇴직한 행정공무원이다. 이천의 미래먹거리로 반도체파크 조성, 친환경녹색도시와 스마트 안전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이천시를 선진농업도시로 지역농산물 소포장 사업과 청년농업인정착지원금 지급, 농촌마을 도시가스 보급 등의 농촌공약을 냈다. 여성정책으로 시립요양병원 건립과 여성쉼터 마련 등의 공약도 제시했다.  

 

▲ 신계용 당선자

신계용 과천시장 당선자는 쾌적한 자연경관 회복과 서울 강남과 과천을 하나로 묶는 교통혁명을 약속했다. 메타버스 캠퍼스 연계 초중고 첨단기술 교육지원과 시립어린이집 증설을 통한 안정적 조기교육실시,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과 인식표와 예방접종 지원 등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도시를 표방했다. 

 

 

▲ 김보라 당선자

김보라 안성시장 당선자는 경제위기 대응과 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추경안 시행을 약속했다. 코로나19 피해 농가지원과 지역농산물의 복지시설과 경로당 등에 판로 확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경로당, 노인시설, 어린이집 등에 공기정화장치의 순차적 설치도 공약했다. 

강원도와 전남·북, 경남·북 지역에서는 기초단체장에 여성 당선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지역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살피고 투명한 행정을 펼칠 수 있는 여성의 능력이 기초지자체에서 잘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울 지역에는 구청장에 여성후보 4명이 당선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지방 군수가 도시의 구청장보다 더 당선되기 힘들단 결과를 보여줬다.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과 당선 결과에서 보듯이 광역과 기초단체장 할 것 없이 단체장 선거에선 여성의 당선율이 유독 낮았다. 정치 영역에서의 여성가족부 존폐위기 이슈 등으로 인한 성별 갈라치기와 혐오 차별 문제가 깊어졌지만 선거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회 여성 진출 확대 ‘여성할당제’가 견인 

생활개선회원, 전국에서 15명 기초의원 진출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표기관으로 조례의 제개정과 폐지, 예산의 심의와 의결 주요 정책과 방침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져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 
지방선거의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여성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여성할당제란 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방의회에서의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는 지역사회의 여러문제를 해결하는데 성평등하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성할당제는 비례대표 의석에 한해 의무로 적용돼 여성들의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정당법 개정을 통해 국회의원과 시도의회 의원 선거 시 비례대표 후보자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한 이후 점차 확대됐다. 
지방의회 선거의 경우 비례대표 의원은 5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방의회는 여성의원의 당선수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선거에 출마하는 여성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당선비율이 높아졌다. 

초선은 비례로 
선거 통해 재선의원으로 성장 

비례대표로 당선돼 정치에 참여한 여성들이 선거를 통해 재선에 도전해 성공하며 지역 일꾼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이번에 김제 기초의원선거로 4선에 성공한 김영자 당선인(김제시 회원)은 김제에서 비례대표로 진입해 김제시의회 의장까지 하며 성장했다. 역시 경기도 양평군에서 기초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한 윤순옥 당선인(전 생활개선양평군연합회장) 역시 지난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의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전남 영암 고화자 당선인과 경남 창녕 신은숙 당선인도 기초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생활개선회원으로 지역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봉사하며 활동해원 회원들의 기초의회 진입도 꾸준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강원도 고성에 이순매 당선인(전 생활개선고성군연합회장)이 국민의힘 비례로 기초의원에 당선됐다. 전남에선 신안군의 고인숙 당선인이 기초비례로 정치에 입문했다.  

여성의원들 성평등 관련 
의정활동에 좀 더 적극적

지방선거에서 여성들의 정치적 요구를 어떻게 제도적 대표성으로 구현하고 여성의 정치참여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경기도여성정책연구원에서 경기도의회 의원에 대한 조사결과 여성 대표성을 가지고 의회에 진출한 여성의원들이 성평등 관련 의정활동에 좀 더 적극적이라 평가했다. 성평등 또는 여성 이슈를 제기하거나 아동, 청소년, 노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반영하기 위한 활동에 여성의원이 남성의원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경향이 큰 편이란 것이다. 

반면 여성의원들의 의정활동은 주로 사회복지, 교육, 보건, 여성가족 분야에 집중되고 기획, 재정, 안전, 도시, 산업 분야에 있어선 상대적으로 활동이 저조하단 지적도 있어 관심의 폭을 넓혀가는 것도 여성정치인들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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