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

동물과 식물,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건강은 모두 맞닿아 있는 One-Health(하나의 건강)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가축전염병과 식물병해충 전파·확산을 차단해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농축산업 보호의 최일선에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가 있다. 2016년 제3대 검역본부 수장에 오른 박봉균 본부장은 최장수 본부장이자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하며 새로운 시대를 연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최장수 본부장이자 김천시대를 열었으며, 세계 최고수준의 검역기관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가축방역통합정보시스템 고도화로 조기 차단
식물병해충 확산 저지 위해 예찰센터 추가 설치

-2016년 취임 이후 검역본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본부장 취임 당시 질병 없는 안심 축산체계 구축, 동식물 검역 글로벌 리더십 구현, 농축산물 안정적 수출 지원, 외래병해충 종합 대응체계 수립, 과학기반의 국경검역시스템 구축 등을 강조했다.

우선 방역조직을 개편해 전문성은 더했다. 축산차량 통합관제 시스템으로 24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함으로써 ICT 방역기반의 가축질병 대응력을 높였고, 메가 FTA에 대응하고자 동식물 검역검사 역량을 강화했다. 축산식품 안전관리와 선진수입위험평가 시스템 정착으로 안전한 고품질의 농축산물 공급을 위해 노력했다.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필리핀 등 10개국 12품목에 검역협상을 타결했고, 종이 대신 전자식물검역증명서(ePhyto) 상용화로 K-농축산물의 수출 확대를 지원했다. 세계 최초로 구제역 관련 간이항원 진단키트를 상용화했고,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국산 백신 종자 개발, 살모넬라 등의 세계동물보건기구 표준실험실 유치 등의 성과를 거둬 세계적인 동식물 검역과 방역전문기관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수의법의학 전담조직 필요성이 커졌다.
최근 3년간 반려동물의 학대 의심으로 검역본부에 부검을 요청한 접수건이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102건이던 것이 지난해엔 두 배가 넘는 228건에 달했고, 올 3월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167% 늘어났다.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동물보호법은 학대에 대한 처벌수위를 강화했으며, 110대 국정과제에도 동물복지 강화가 포함되며 관련 인프라 확충과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검역본부는 반려동물 질병 연구사업을 수차례 진행하며 고도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동물학대 민원을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 과학적인 진단이 가능한 원스톱 기구인 수의법의학센터 신설을 추진하기 위한 인력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검역본부는 과수화상병을 포함한 식물병해충의 상시 예찰 전담조직 필요성도 강조했다. 추진현황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식물병해충 유입과 차단을 위해 식량안보 위기 대응을 위해 권역별로 식물병해충예찰방제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경기 화성에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며, 지역농가의 큰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장기적으론 종식을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우선 상시 예찰 전담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2017년 제주를 시작으로 영남과 중부권역에 식물병해충예찰방제센터가 만들어졌다. 이곳은 과수화상병은 물론, 붉은불개미와 열대거세미나방 등의 고위험 병해충을 조기 발견하고, 긴급방제로 국내 확산과 정착을 차단하는 데 있어 두각을 보여왔다. 2023년 호남과 수도권역에 예찰센터를 신설하고자 관련부처에 요청한 상황이다. 호남권역은 중요한 식량생산지역이고, 서울과 경기, 강원을 아우르는 수도권역은 여행객과 화물 유입이 압도적으로 많아 상시 예찰 필요성이 큰 지역들이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가축전염병 발병은 확실히 감소세다.
안타깝게도 지난달 강원도 홍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지난해 인제에서 발생한 이후 올해 들어선 첫 발생이었다. 관계기관과 농가의 노력에도 발생했다는 점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ASF와 AI 전파를 막기 위해 축산차량의 철새도래지 진입을 막고 경기북부·경기남부·강원북부 등 차랑의 타지역 이동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게 가능한 건 국가가축방역통합정보시스템(KAHIS)이 예방, 예찰, 진단, 통제, 역학, 사후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검역본부는 지속적으로 이 시스템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빅데이터 시스템으로 가축질병이 발생한 이후에 확산 예측으로 전파 차단에 기여하고 있으며, 농장과 지역별로 위험도 분석에 나서 조기 예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 지리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가축질병 방역대를 설정하고, 농장과 사육정보, 차량조회 등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될 수 있다.

-검역에 있어 국경의 존재가 없어졌다. 이에 대한 검역본부 역할은?
스페인 등 축산물 수입국의 현지 작업장을 점검해 문제가 있을 시 수출중단 조치를 취하는 등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가축전염병과 고위험 식물병해충 유입을 예방하고자 해외여행객 휴대품의 검역전용 X-레이 운용을 늘려 예방 중심으로 국경검역을 책임지고 있다. ASF의 경우 모든 발생국의 모니터링과 수입 휴대 농축산물 대상으로 구제역과 AI 검사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겨울철 평균기온이 높아지고 국제교역량의 증가로 병해충과 전염병의 유입 위험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붉은불개미, 열대거세미나방, 과실파리류, 과수화상병 등 고위험 병해충 신속한 대응을 위해 4월부터 고위험 병해충 대책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 병해충별로 맞춤 대응방안을 매뉴얼화했다.

검역본부의 선제적인 검역태세는 국민건강의 파수꾼이자 농축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전직원과 합심해 이바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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