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파워 - 충북 괴산 눈비산농산영농조합 ‘옥수수 품은 괴산빵’

# 옥수수 품은 괴산빵에는 밀가루가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고 하니, 과연 이 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의아하기까지 하다. 밀가루 빵이라면 소화불량 먼저 고민하시는 어르신에게도 부담 없이 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괴산·빵·사람의 달콤한 시식 후기, 엄유주씨)

농촌진흥청 농촌융복합특산자원사업으로 괴산에서 개발한 옥수수 품은 괴산빵이 지역 빵집, 떡집, 목장, 양계장으로 뻗어나가며 지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눈비산농산영농조합은 10여 년 전부터 직접 산란 닭을 사육해 생산한 유정란으로 다양한 과자와 빵을 만드는 식품공장을 운영하며 한살림과 로컬푸드매장에 납품하고 있다.

▲ 김규옥씨가 따끈따끈하게 구워 나오는 옥수수 품은 괴산빵을 생산하고 있다.

지역농산물 듬뿍 넣은 건강먹거리 생산
주민 일자리 창출로 농촌공동체 활성화

밀가루 없이도 맛있다

▲ 임익성 생산부장

충북 괴산 눈비산마을에 자리한 눈비산농산영농조합은 지역완두 앙금을 넣은 옥수수 품은 괴산빵(이하 옥수수빵)을 생산하느라 이른 아침부터 컨베이어벨트를 바삐 가동시키고 있었다.

이곳에서 20년간 근무했다는 임익성 생산부장은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맛좋은 먹거리를 많이 생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밀가루 대신 대학찰옥수수가루를 베이스로 자체 생산한 유정란, 유기재배한 완두콩을 배합해 옥수수빵을 생산한다. 대학찰옥수수가루는 괴산군농산물가공지원센터 공동브랜드 ‘들애지음’ 제품을, 완두콩은 괴산잡곡에서 가져온다.

“빵에 들어가는 완두앙금은 직접 만든 소에요. 양파껍질 우린 물을 넣어 완두앙금을 만들었어요. 하나하나 건강에 좋은 재료를 선별하고 정성을 다해 빵을 생산합니다.”

옥수수빵은 속재료에 따라 완두앙금과 크림치즈 두 가지 맛으로 나뉘는데, 매주 번갈아가며 생산하고 있다.

옥수수빵은 지역 빵집에서도 레시피를 공유해 생산되고 있는데, 크기와 모양이 각자 다르다. 눈비산농산영농조합에서 만든 옥수수빵은 괴산빵 중 유일하게 기계식 제빵으로, 호두과자처럼 틀에 반죽과 앙금을 넣고 기계로 뒤집어 굽는다. 그래서 빵의 모양과 크기가 같고 일정한 온도에서 체계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옥수수빵은 하나씩 소포장돼 선물용 상자에 담긴다.

▲ 생산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빵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농촌주민 일자리 창출
옥수수빵 생산은 2인 1조로 이뤄지고 있었다.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김규옥씨(63)는 이곳에서 일한지 2년이 넘었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 급식 배식을 20년 동안 했는데, 정년이 돼서 퇴직했어요. 처음에는 눈비산에 아르바이트하러 왔다가 손이 빨라서 직원으로 눌러 앉게 됐어요.”

김규옥씨는 생산직은 처음이지만 위생을 강조하는 급식소와 공통점이 있어 적응하기 수월했다고 한다. 또 소비자들이 먹거리에 까다로워 생산에 더욱 주의하게 된다고 했다. 이날도 막 구워 나온 옥수수빵을 한 김 식히면서 색이 고르지 않은 빵이 섞이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폈다.

▲ 옥수수 품은 괴산빵은 선물용으로 납품된다.

“요즘 날씨가 더워지고 습도도 높아서 평소와 같은 온도로 빵을 구워도 습기가 차서 한쪽 면이 조금 어두운 색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선물용으로 납품하는데 앞뒤 색이 다르면 보기 좋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을 주의 깊게 확인하고 분류해요.”

급식 일을 그만두면서 시간이 많아졌을 때도 농사를 부지런히 지으며 무기력을 떨쳐냈다는 김규옥씨.

“몸이 움직일 수 있는 한 일을 찾아서 하고 싶어요. 일하면 가만히 있을 때보다 더 건강해지는 기분이에요. 빵 생산을 2명씩 짝지어 하니까 호흡이 맞고, 점심도 같이 먹으러 가고요.”

김규옥씨는 눈비산농산영농조합에서 만든 과자와 빵은 원유 100%를 쓰고 최고급 재료를 찾아서 만든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임익성 부장은 “조합원들도 ‘함께 살기 좋은 농촌공동체’에 뜻을 같이 해 주인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눈비산농산영농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포부를 전했다.

“옥수수빵은 앞으로가 중요해요. 대기업에서도 친환경 식품을 개발하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어요. 더 좋은 식품을 꾸준히 만들어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겁니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영농조합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과자와 빵을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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