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愛살다 - 충북 보은 가람뫼교육농장

▲ 가람뫼교육농장 (사진 왼쪽부터)한은숙, 최생호 부부가 고마운 달걀 컬러링 키트를 들고 닭과 함께하고 있다.

충북 보은 가람뫼교육농장 한은숙씨는 13년 전 귀농하기 전부터 아이를 양육하면서 짬짬이 한지공예를 배우며 미래를 준비했다고 한다.

“한지는 천연색으로 이뤄져서 색감에 대한 이해가 있었어요. 코로나19로 한동안 농장이 침체기에 있었을 때 견학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농촌체험꾸러미를 생각했습니다.”

가람뫼교육농장은 ‘고마운 달걀 컬러링’ 상품으로 찾아가는 농촌체험꾸러미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충북도농업기술원이 코로나19로 농촌 현장 체험이 제약됨에 따라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600곳에 최대 70만 원 한도로 체험꾸러미 구입비 70%를 지원한다.

사계절 느끼며 음악 듣는 닭
가람뫼교육농장은 산란계 1200수를 키우는 농장이다. 지난 2014년 농촌교육농장으로 인증도 받았다. 보편화된 양계농장은 악취 등으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쉽지 않고, 케이지에서 달걀을 생산해 체험프로그램을 구상하기에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은숙씨는 자연양계 방식을 고수하며 닭을 닭장에 풀어놓고, 낮에는 닭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악을 들려주면서 키우고 있어 까다로운 농촌교육농장 인증 기준을 통과했다고 한다. 여기에 남편 최생호씨가 Non-GMO 사료와 다양한 부재료를 혼합한 자가사료를 개발해 영양가 높은 모이를 급여하면서 유정란의 생산성을 높였다.

▲ 닭장에서 산란 닭들이 모래로 목욕하면서 크고 있다.

행복을 그림에 담다
농촌교육프로그램에서 부부는 ‘행복한 닭의 비밀’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부부는 ‘꼬꼬박사’가 돼 아이들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을 묻고, 닭들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주인이 맛있는 모이를 만들어줄 때’ 라고 얘기해 준다. 이후에는 사료의 재료를 알아보고,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고 닭장으로 가 닭에게 사료를 급이한다고 했다.
“한 사람당 달걀을 4알씩 거둬오고,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며 달걀 선물꾸러미인 고마운 달걀 컬러링을 만들어요.”

고마운 달걀 컬러링을 진행하기 위해 달걀, 케이스, 도안, 싸인펜이 준비된다고 했다. 아이들은 달걀을 담는 케이스에 밑그림을 그리고 색칠놀이를 한다.
“아이들은 저마다 개성 넘치는 선물꾸러미를 제작해요. 똑같은 그림이 하나도 없죠.”

▲ 행복한 닭의 비밀 농촌교육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이 달걀 수확에 나서고 있다.

한지공예로 문화 충전
특히 가람뫼교육농장은 문화충전소를 표방한다. 전지한지를 작가로 활동해온 한은숙씨는 보은군농업기술센터에 출강해 한국생활개선보은군연합회원들에게 한지 수업을 진행한 이력도 있다고 했다.
“전지한지는 서랍장 같은 큼직한 사물을 창작하는 걸 말해요. 평소에 괴산한지박물관에서 한지를 구매하는데, 공모전에 출품한 한지찻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데뷔했어요.”

한은숙씨는 한지 솜씨를 농촌교육프로그램으로 접목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한지를 순우리말로 하면 닥종이에요. 닭하고 어감이 같아서 재밌죠.(웃음)”

부부는 농장을 벗어나 이동할 때면 농촌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상상하며 소통한다고 했다. “일회성 체험이 아닌 오래 머물다 가고 싶은 공간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싶어요.”

최근 가람뫼교육농장은 마음치유농장으로 선정되는 결실이 있었다고 한다.
“치유농업은 운영하는 농업인의 마인드가 중요해요. 공감 능력, 소통 능력을 키워서 아이들 교육은 물론 다양한 연령이 농장에서 배우고 힐링 하는 시간을 갖도록 발전해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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