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음식도 간편하고 편리하게···전북 장수 농가맛집 장수밥상

밀키트(바로요리세트)가 각광을 받는 시대다. 요리하기 쉽도록 재료 손질과 선택은 물론 요리법까지 제공해 순서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누구나 국이나 탕의 한식요리는 물론 스테이크나 파스타 등도 간편하고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며, 유명레스토랑의 요리들이 밀키트로 출시되기도 한다. 농촌의 농가맛집의 향토음식도 여기에 가세해 밀키트로 출시되고 있다.

직접 멀리까지 농촌의 농가맛집을 찾아가지 않아도, 예전 어머니의 손맛 담긴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고, 더구나 요리솜씨가 없는 사람도 향토음식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의 요리체험 키트로도 훌륭하다. 농촌진흥청이 롯데마트와 손잡고 5월 중순에 출시한 ‘된장시래기전골’의 레시피는 전북 장수에서 농가맛집을 10년 동안 운영해온 장수밥상 태선희 대표의 레시피다.

▲ 농가맛집 경영 10년차인 태선희 장수밥상 대표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음식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약이 되는 정갈한 음식들
장수읍내에서 23km 임실과 경계인 산서면 용암골에 위치한 장수밥상은 2013년에 농촌진흥청의 농가맛집으로 지정받아 10년째 운영 중이다.

인근에 유명 관광지 하나 없지만 꾸준히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순전히 주인의 정성어린 손맛, 태 대표 부부가 산에서 채취하거나 직접 키운 농산물을 재료로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린 자연밥상으로 점점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아프신 분들에게 좋은 음식이라 자부합니다. 산증인이 저예요. 제가 갑상선, 신우신염 등 온갖 병에 시달렸는데, 치유를 위해 산으로 들로 다니며 식재료를 채취하고 음식을 만들어 나누다 보니 저도 건강을 되찾았고 자연밥상이라 인정도 받게 됐어요.”

죽순·냉이·머위·취나물·두릅 등은 산과 들에서 캐고, 상추며 양상추·방풍나물 등은 직접 재배하며, 쌀농사 5천평과 한우 40두를 키우는 태선희 대표 부부다.

농가맛집 밥상에 오르는 모든 반찬의 재료들은 직접 키우고 채취한 것들이다.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600평 규모의 식당을 겸한 집은 꽃과 나무 수석으로 가꿔져 있고, 태 대표의 취미인 분재 작품 들을 전시한 공간도 마련해 놓아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손님이 많을 때는 도와주시는 마을주민이 있지만 산을 타며 식재료 준비부터 요리까지 하자니 힘들 때가 많아요.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나누고 우리집을 찾은 손님을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일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농가맛집에선 한상차림으로 4인 기준 육회와 굴비를 비롯해 반찬 20여 가지에 8만 원을 받고 있다.

▲ 롯데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농가맛집 장수밥상의 ‘된장시래기전골’ 밀키트

장수밥상의 주메뉴를 밀키트로~
장수밥상의 한상차림 주메뉴는 무청한우전골이다. 이번에 롯데마트에 롯데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된장시래기전골로 이름을 시대에 맞게 변경해 출시했다.

원래 장수밥상의 무청시래기전골과 밀키트 출시 제품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원래 담백한 장수밥상의 전골보단 밀키트 제품이 좀 더 보편적인 입맛에 맞춘 것 같지만, 제가 직접 만든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맛입니다. 아주 훌륭해요.”

밀키트 제품에 대한 태선희 대표의 솔직한 평가다. 전 국민에게 농가맛집 장수밥상의 주메뉴를 선보이게 된 태선희 대표는 밀키트 제품으로 선정된 비결로 장수밥상의 된장과 간장 맛을 꼽았다. 무청을 말려 부드럽게 손질하는 비법도 밀키트에 담았다.

“밀키트 출시 때 된장이나 시래기 재료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직접 맡아달라는 업체 측 요청이 있었지만, 일일이 재료를 다듬어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농가맛집이라 여력이 없어 레시피만 제공하기로 했어요. 한편으로 제 음식을 모든 사람이 맛볼 수 있는 기회라 영광스럽기도 하고 어떤 평가를 받을까 조심스럽기도 해요.”
된장시래기전골로 5월19일 출시된 3인분 정가 1만9천원이지만 할인행사 중에는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한편 농촌진흥청에선 지난 4월 향토음식 활용 ‘간편조리세트 상품개발 공모전 경연대회’를 열고 장수밥상 외에 전국 각지의 8곳과 예비 3곳의 농가맛집 제품을 선정해 상품화를 진행 중으로 좀 더 많은 전국 각지의 농가맛집의 향토음식들이 쉽고 편리하게 맛볼 수 있게 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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