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부 유튜버 - 경기 화성 ‘뜰안에 풍경’ 남진숙 대표

경기 화성에 위치한 농장 ‘뜰안의 풍경’ 남진숙 대표의 농촌에서의 삶은 즐거움과 새로움이 가득하다. 농촌에 사는 재미와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5월이 한창일 무렵, 남진숙 대표 정원을 찾았다. 붉은 작약은 막 봉오리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고, 노란 붓꽃은 고개를 숙여가고 있었다. 깔끔하게 잘 가꿔놓은 잔디는 절로 감탄사를 불러일으키고, 집 앞의 밭도 줄 맞춰져 깔끔하게 획까지 그어놓았다. 엔지니어 출신인 남 대표 남편이 도면까지 그려가며 설계해 갈아놓아서 이제 씨앗만 뿌리면 된단다. 밭 앞으론 모내기를 위해 마치 큰 연못처럼 찰랑찰랑하게 물을 채워놓은 논이 있다. 엄나무와 두릅 등이 자라는 뒷산과 빨간 벽돌집, 정원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 농촌 생활의 일상과 전통음식을 소재로 유튜버로 활동하는 남진숙 대표.

‘전통음식 만들기’ 콘텐츠 인기, 수익보다 향토음식 보전에 초점

남진숙 대표는 2008년 서울에서 화성으로 귀농했다.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경영난을 겪자 고액 연봉자인 남편이 스스로 퇴직해 부친이 고향에 마련해 놓은 이곳으로 귀농했다.

“처음엔 밭 800평 가량을 정말 열심히 농사지으며 고생했지만 생활이 안 돼 지금 남편은 근처에서 다른 사업을 겸하고 있어요.”

밭에는 땅콩·참깨·들깨를 심고 뒷밭엔 고구마와 수세미를 심었다. 논엔 수향미 품종 벼를 심는데 모두 합쳐 2000평 규모로 크진 않다. 가족의 주식과 부식을 자급자족하고, 남는 농산물들은 그간 남 대표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대부분 직거래를 해왔다.

SNS 활용해 농산물 판매
남진숙 대표는 원래 음식 만들기를 좋아해, 귀농하자마자 화성시농업기술센터 등 인근의 교육센터를 찾아다니며 각종 교육을 받았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의 그린농업기술대학, 경기도농업기술원의 향토음식소믈리에 양성과정 등에 다니며 한식, 양식, 떡가공은 물론 식품가공 자격증까지 취득한 자격증 부자다.

“농산물이 소재가 되니 할 얘기가 풍성했죠. 자연에서 얻는 귀한 식재료인 엄나무순 두릅, 취나물을 재료로 음식만들기를 블로그에 알리기 시작했어요.”
SNS 활용은 농산물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됐고, 뭐든 꾸준히 성실히 하는 남 대표의 성품도 보태져 그의 블로그는 인기가 좋았다.

▲ 정원과 밭을 구분하는 배수시설까지 갖춰놓은 뜰안의 풍경 모습.

3년간 400여 편 동영상 제작
“농업인들이 블로그 활동을 제일 열심히 잘 하는 것 같아요.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기 좋고 하면 할수록 늘다 보니 재미가 있죠”

남 대표는 유튜브 제작과정을 배운 후 3년 전부터는 동영상 제작해 올리며 유튜버로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콘텐츠는 음식 만들기. 특히 시어머니께 배운, 서서히 잊혀져가는 전통음식 만들기는 전통을 보전한다는 의미도 있어 보람이 컸다.

“구독자수가 생각보다 늘지 않을 때 실망하죠. 혼자 촬영하고 편집까지 전부 하는데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야 하니 힘든 경우도 있어요.”

남 대표는 3년 활동 동안 400여 편의 콘텐츠를 제작해 올렸다. 최근에 엄나무순 냉동보관법, 열무지짐이, 옻순 부침개 등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특이한 내용, 신세대가 잘 알지 못하는 내용 등이 인기가 있었다. 현재 구독자는 2만5천명 선, 제일 인기 많았던 동영상은 ‘김장 담그기’로 10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단다. 그간 유튜버 활동의 총수입은 총 1만2천 달러 정도로 월 평균 30만~40만 원 정도다.

“외화를 벌어들이는 거라서 더 좋아요. 비결은 꾸준히 동영상을 업로드해 구독자를 유지하는 것이죠.”

남진숙 대표는 원래 유튜버 활동을 수익이 아니라 일상의 재미와 삶의 만족을 위해 시작한 것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댓글 읽는 재미도 쏠쏠해요. 때론 댓글에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젠 더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겪는 과정이라 여기죠.”

‘어쩌다 보니 무늬만 농부가 됐다’는 남 대표는 현재 라이브커머스 과정을 배우며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물가가 비싸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이 제일 싼 것 같아요. 직거래 활성화로 소비자는 믿고 구입하고, 농부는 적절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남진숙 대표는 유튜버 활동으로 나날이 발전해가는 자신의 모습으로 자존감을 높이고, 소비자와 소통하며 자신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재미를 한껏 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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