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칡소산업 활성화되려면 - 충북대학교 축산학과 김관석 교수

충북대학교 김관석 교수는 올해 초 우성목장을 직접 탐방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오직 칡소만 키우고 개월 수 많은 칡소를 많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내 축산업 유통 현황과 칡소의 대중적 인식제고에 대해 김관석 교수를 통해 짚어봤다.

▲ 가축 유전자를 분석하면서 칡소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김관석 교수

황갈색 소만 고집하는 차별정책 문제
우수한 칡소의 가치 연구·지원 뒤따라야 

- 칡소를 연구하게 된 계기?
가축의 유전자를 연구하면서 2007년 한우 모색 중에 황갈색 모색인 유전적인 이유에 대해 알고자 했다. 당시 한우가 왜 황갈색의 털 색깔인지 이유에 대해 자료를 찾다가 2000년대 제주도 국립축산과학원 난지농업연구소의 제주흑우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서 제주 흑우에서 모색을 지배하는 유전자 중에 MC1R 이라는 유전자가 있는데, MC1R 유전자 내의 DNA에서 차이가 일반 황갈색 한우와 제주흑우 사이에 있다는 연구결과를 알게 됐다.

MC1R 유전자형 차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통해 한우와 홀스타인 젖소고기를 구분했는데, MC1R 유전자형에 따라 검정색과 황갈색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제주 흑우나 칡소가 가지고 있는 MC1R 유전자의 유전자형은 다양한 모색이 나올 수 있게 만드는 유전자형이다. 특히 칡소의 경우 다른 유전자의 작용에 따라 다양한 털색깔이 나오게 된다. 즉 칡소 무늬는 여러 유전자의 조합에 따라 만들어지는 표현형이다. 이를 통해 줄무늬를 가진 칡소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됐다.

- 칡소에 대한 연구 성과는?
연구자로써 칡소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싶었다. 한우고기와 수입산 소고기를 구분하기 위한 유전자 분석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했는데, 현재의 방법은 황갈색 털을 가진 한우만 한우로 판정을 받는다. 짙은 모색을 가진 칡소의 경우에는 수입산 소고기로 판정을 받게 되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했다.

칡소는 칡소끼리 교배를 해도, 황색한우, 칡소, 흑소 등 다양한 털 색깔과 무늬가 나오기 때문에 칡소 특유의 모색을 고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칡소 무늬가 생기는 이유를 완전히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황갈색 한우와 흑우, 그리고 칡소에서의 유전적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혀낼 수 있었다.

또한 칡소 무늬가 나타나는 이유는 유전적으로는 헤테로형의 대립인자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헤테로 유전자형에서 칡소 무늬가 잘 나타나기 때문에 칡소 무늬를 가진 한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태어날 송아지의 유전자형을 맞춤형으로 디자인 할 수 있도록 선발해서 황갈색 한우암소에도 칡소 무늬의 송아지를 생산하는 것도 보급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 칡소라고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생기게 된다.

- 우리나라가 칡소를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소고기는 내수용이다. 국토면적이 적어서 사료를 먹여야 해 사육 여건이 좋은 편도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소 품종을 이용하기엔 환경적 제약이 따랐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고 고기를 생산하는 데 꼭 소의 털색깔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해방 이후에도 우리나라 정책이 황갈색 소만을 한우로 인정하고 다른 모색을 가진 소는 한우로 인정하지 않고 차별하는 정책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품종이라고 한다면 구분될 수 있는 뚜렷한 차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황갈색 한우만을 인정해주는 상황에서 뚜렷한 차이를 갖는 다른 소품종은 생기기 어려웠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는 하지만 가축 품종 개량에 있어서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내수시장 중심의 한우산업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 정부의 칡소에 대한 연구현황이나 지원사업은?
최근 소고기를 소비하는 것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환경오염, 동물복지 등 다양한 부정적 이슈로 공격받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이러한 부정적인 이슈를 극복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황소와 칡소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동북아시아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들과의 차이를 연구하고 있다. 한반도에 한우의 뿌리는 무엇인지, 그리고 중국이나 몽골, 러시아에 있는 다른 재래 소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연구사업이나 지원사업에서 다양한 노력들을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기존의 산업형태와 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연구와 지원으로는 변화하는 사육환경과 소비자에 대응하기 어렵다.

- 앞으로 추구해야할 방향은?
칡소를 소개하는 언론 기사들을 보면 지난 20여 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주로 정부기관이나 지역 공공기관에서 칡소에 대해 지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칡소를 직접 사육하고 있는 농가를 취재하거나 칡소 고기나 요리를 판매하는 판매장이나 음식점을 소개하는 것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면 칡소에 대한 홍보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칡소를 연구해오면서 칡소에 대해 잘못 전달된 정보들을 바로 잡고 또 개선해 나가기 위한 소통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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