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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귀농’은 자기만족이 가장 중요”■ 농촌愛살다 - 강원 홍천 양봉 귀농부부 하유경·허태위 부부
이명애 기자  |  love8798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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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12  18: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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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으로 귀농한 하유경․허태위 부부의 귀농이야기는 귀농을 생각할 때 고려해야 할 여러 부분들을 짚어보는 귀감이 된다. 현명한 귀농생활이랄까? 현재의 귀농생활이 절반 이상 만족하는 단계란 부부의 귀농이야기를 들어봤다.

   
▲ 강원도 홍천으로 귀농해 양봉을 하고 있는 7년차 농부 하유경․ 허태위 부부.

은퇴 후 철저한 귀농 준비…6년 전부터 양봉 시작

“가늘고 긴 농촌 삶에 취했죠”
허태위씨는 대기업 마케팅부에서 일하다 비교적 이른 나이인 57세에 퇴직하게 됐다. 퇴직 후의 삶을 고민하며 그간 쌓은 경력으로 사업을 하려 했을 때 “사업은 절대 안 된다”는 아내 하유경씨의 만류가 있었다. “차라리 좋아하는 공부를 해보라”는 아내의 권유로 허태위 씨는 귀농공부를 시작했다.

허 씨는 귀농공부를 한 이유를 “가늘고 길게 먹고 살기 위해서~”라며 반 농담조로 말했다. 농촌생활이 생활비도 덜 드는데다가, 놀지 않고 일하면 어느 정도 수입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허태위씨는 의정부의 신한대학교에서 경기도귀농귀촌 1년 과정을 수료하며 귀농을 준비하면서 적절한 귀농 지역을 물색했다. 원래 경남 합천이 고향인 허태위씨는 합천에 선친이 남겨놓은 집과 농지가 있었으나 주 생활권인 서울에서 멀지 않은 지역을 아내는 귀농지로 원했다. 여러 곳을 찾다가 경기도 지역보단 토지 가격이 저렴하고, 거리상 수도권에서도 멀지 않은 강원도 홍천을 선택하게 됐다. 홍천은 풍광이 수려하고 귀농인구도 많아 외지인과의 마찰이 적고 화합이 잘되는 지역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

귀농귀촌 교육을 마칠 무렵, 허 씨의 담당교수는 “보아하니 허 선생은 힘든 농사일은 못할 것 같고 농사를 하면서도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양봉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언했고, 허태위씨는 이를 귀담아들었다.

땅을 임대해 양봉을 시작하면서 허태위씨는 강원대학교 녹색생명정책대학원에 등록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농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전공과목 학위가 있어야 하는데다 아내의 권유도 한몫했다. 홍천으로 귀농 후 2018년부터 공부를 시작해 2020년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학위는 현재 각종 강의 등을 다닐 때 퍽 유용한 부분이라 “아내가 선견지명이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농사로 양봉을 선택한 것에 대해 허태위씨는 “일반 농사와 달리 시간이 자유롭고 겨울엔 방학도 있다”며 흡족해했다.

“귀농교육 받을 때 강사들이 항상 농사는 짓는 것보다 파는 것이 문제라고 했는데 벌꿀은 저장성이 있어 판매에서도 촉박하지 않고, 귀농인에겐 적합한 작목”이라고 허 씨는 들려준다.
땅을 임대해 양봉을 시작한 2년 후에 운 좋게 좋은 땅을 구입할 수 있었다. 현재 부부는 1200평 땅에 벌통 103군의 양봉을 한다. 땅에는 각종 채소를 키우는 텃밭을 가꾸고 벌들의 밀원수로 유채꽃도 심어놓았다.

“무슨 일이나 그렇지만 특히 농사는 캐리어를 인정받는 것 같아요. 하면 할수록 경험이 축적되고 수월해지니까요”
허태위 씨가 마음 편하게 양봉을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수입에 대한 기대를 처음부터 낮춰 설정했기 때문이다. 양봉 수입으로 지난해는 약 1000만 원의 수입을 올렸고 내년부턴 양봉으로만 연 2000만 원의 수익을 내다보고 있다.

6년 전 처음 벌통 10군으로 시작해 현재 100여군까지 늘렸지만 아직까지 수익을 내는 벌통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 벌꿀의 밀원수는 뒷산에 지천인 야생화로 봄엔 찔레가 많고 싸리나무와 메밀 ․ 들깨 등도 훌륭한 밀원수다.

“야생화꿀은 더 귀한 꿀이죠. 아카시아처럼 꿀이 많이 나오는 게 아니라 작은 꽃에서 어렵게 얻어지니까요.”

양봉은 100군 이상이면 전업농이 된다. 양봉도 공익직불금을 받도록 정부에서 조정 중이란 얘기가 있어 반갑단다.

“30~40년 이상 양봉을 해온 농부들보다 5~6년 한 제가 더 양봉을 잘 할 수는 없겠지요. 욕심내지 않겠단 생각입니다.”

   
▲ 청정지역인 뒷산의 야생화를 밀원수로 야생화 꿀을 채취하기에 양이 많지 않다.

양봉에서의 많은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허태위씨는 귀농하며 다른 소득원을 찾았다.
“농촌에 산다고 꼭 전업농이 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산림치유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제가 배운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강의도 보람되고 재미있어요.”

허태위씨는 일주일에 1~2회는 산림치유사로 생활밀착형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수입을 얻고 있다. 농업기술원이나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의도 한다. 치유농업기능사 2급 자격증을 준비하는 허 씨는 벌꿀 체험으로 치유농업을 발전시킬 계획도 있다.

현재까지 벌꿀 유통은 양이 많지 않아 지인 판매로도 충분했지만 내년부터 양이 늘어나면 선물용이나 답례품의 선물 포장을 생각하는데 이 일은 아내가 담당하고 있고, 네이버스마트스토어 입점도 준비 중이다.

현재는 귀농하며 꿈꾼 것의 50~60%쯤 이뤘다고 말했다. 벌통은 더 이상 늘리지 않고 관리할 수 있을 만큼인 지금의 수준을 유지해야 부부가 적절한 관리를 할 수 있다.

“귀농을 잘하려면 좋은 곳에 많이 가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게 제일 쉬워요.”

귀농성공이란 개념은 없어져야 하고, 무엇보다 자기만족이 가장 중요하다며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며 환히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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