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응수 원장의 건강한 중년 100세

"여자들은 어릴 때부터 
생리학적인 이점 타고나...
그래서 남자는 노력해도 
여자 수명을 못 따라잡아..."

어느 나라에서나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더 오래 산다. 그 이유는 뭘까? 옛날에는 남자들의 직업과 생활에 따른 위험과 무모한 성격이 무리를 주는 데다, 흡연이나 음주 같은 나쁜 습관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스스로 무리수를 둬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생각했다.

이런 주장이 일리는 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으로 러시아 남자들은 여자보다 10년 이상 일찍 죽는다. 반면에 술을 마시지 않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자제하는 이슬람의 남자들은 여자들의 수명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여자보다 오래 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 야생의 침팬지,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조차도 암컷이 수컷보다 오래 산다.

무엇보다 여자를 남자보다 오래 살게 만드는 것은 성(性)염색체 덕분이다. 성염색체는 쌍으로 존재하는데, 여자들은 두 개의 X염색체가 있는 반면, 남자들은 X염색체와 Y염색체를 각각 하나씩 갖고 있다. X염색체 두 개를 가진 여자들은 하나가 고장이 나더라도 쉽사리 대처하지만, Y염색체는 거의 보호막에 싸여 있어 남자들의 삶처럼 스스로 보수해 외롭게 나가야 한다. 

남자를 남자답게, 여자를 여자답게 만드는 성(性)호르몬의 차이가 여자를 남자보다 더 오래 살게 만드는 이유일 수 있다. 평균 수명이 쉰 살에 불과했던 다른 궁중 남자들에 비해 조선시대 내시들은 무려 20년이나 더 살았다. 반대로 난소를 제거하면 고환을 제거한 내시들의 운명과 정반대되는 결과를 보일 수 있다. 여자들은 여성호르몬으로 인해 느리지만 꾸준히 행동한다. 그 결과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가 덜 만들어지지만, 남자들은 남성호르몬으로 인해 움직임이 과격해지면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폐경기 이전까지는 여자들은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의 빈도가 남자보다 훨씬 낮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여자들의 월경을 지적한다. 월경주기에 따라 여자들은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 적당한 운동 효과가 있다. 또한 생리를 통해 몸 안의 노폐물과 철분을 내보내는데, 철분이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되면 다른 물질과 반응해 해로운 활성산소를 많이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혈색소(헤모글로빈)가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의 수명이 긴 이유로 거론되기도 한다.

사실상 여자들은 어릴 때부터 생리학적인 이점을 타고 난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몸집이 작고 기초대사율이 낮으며 피하지방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들은 적게 먹고도 무난히 살 수 있고, 복부지방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주고 필요할 때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남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여자의 수명을 따라잡을 수 없다. 
새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조류는 인간과 반대로 수컷 ZZ형, 암컷 ZW형인 성염색체를 갖고 있는데, 수컷이 더 오래 살기 때문이다.

<김응수/웃는세상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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