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인터뷰 -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허종민 원장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우리 농업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기후변화의 위기를 가장 먼저 맞닥뜨려 해결해 나가야 하고, 이에 대응한 신품종 육성 등의 변화를 가장 앞서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농업의 가치 향상은 물론 제주 농업인의 편리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 기후변화 등에 적극적으로 선제 대응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신임 허종민 원장의 얘기를 들어본다.

▲ 올해 1월 취임한 허종민 원장은 그간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제주농업의 발전과 아울러 여성농업인 역량강화와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제주농업의 미래를 밝히겠다는 각오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친화적 농업·신성장산업 육성이 목표

▴우리 품종 개발로 종자주권 강화
▴지역특화 작목으로 비트‧메밀‧키위‧브로콜리 육성
▴기후변화 대응해 농업재해 최소화에 총력

-제주농업의 특색과 가치는 무엇이라 여기는지?
제주는 눈부신 풍광을 자랑하는 천혜의 자연과 고유한 섬 문화를 지닌 지역으로 독특한 기후와 토양환경을 갖고 있다.

농림어업 분야 총부가가치가 8.8%로 전국 1.8%에 비해 4.9배에 달하며 농가 수는 제주 총 가구의 10.1%로 1차 산업 비중이 높다. 작물은 온주감귤과 만감류 등 감귤류가 51.4%를 차지하며 기간산업으로 역할을 한다. 그 외 무, 양배추, 마늘, 당근, 브로콜리, 양파 등 겨울채소가 우리나라 겨울식탁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제주는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와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제주농촌이 지닌 자연, 문화, 역사를 고스란히 녹여 치유농업은 물론 농촌융복합산업의 역량 또한 무한하다.

-제주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제주농촌 경제 안정성 강화와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농업인의 삶이 윤택해지고 계속 편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 마련이다. 이에 2022년 ‘현장중심의 농업기술 개발보급과 농촌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제주농업의 가치 향상에 나선다.

핵심 정책사업으로 첫째, 우리 품종 개발과 이용 촉진에 나선다. 우리 농업기술원은 일찌감치 종자 주권을 갖기 위한 기초를 다져왔다. 올해에는 연내 출하용 만감류를 비롯해 브로콜리, 감자 등 3개 작목 품종 출원, 농업기술원 육성 만감류 3품종 농가 실증, 감자 ‘홍지슬’ 등 국내 육성 신품종 식량작물에 대한 농가 실증 17.3ha, 국내육성 메밀 종자 보급에 나설 예정이다.

둘째, 지역특화 작목 연구개발과 육성에 주력한다. 비트‧메밀‧키위‧브로콜리 등 4개 작목을 지역특화 작목으로 육성한다. 비트 안정 공급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가공제품 개발, 메밀 국내육성 품종 안정생산 기술 개발과 종자 보급체계 구축, 골드키위 특산화, 브로콜리 국내육성 품종 안정생산 기술 개발로 농가소득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셋째, 기후변화 대응 농업재해 최소화에 나선다. 기상관측망을 구축해 제주영농정보앱, 문자메시지 등으로 농장단위 농업기상정보서비스를 신속 정확하게 제공하고, 농업환경 DB 구축, 작물별 생육상 변화에 따른 관리기술 보급, 이상기상 피해예방 시범사업으로 날씨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며 안정생산을 지원한다. 돌발 병해충 예찰․방제도 강화한다. 법적 근거와 조직을 갖추고 선제 대응체계를 구축해 돌발 병해충 방제 업무에 주력한다.

넷째, 권역별 특성화 소득작목 육성 기술을 보급한다. 제주권역은 밭‧특용작물 기계화율 향상과 작부체계 개선, 서귀포권역은 고품질 감귤 유통혁신 저비용 생력화 거점 과원 조성, 동부권역은 국내육성 우량 품종 보급과 신소득 작목 육성, 서부권역은 지역농협 협업 소득작목 단지 조성과 소형 채소류 도입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다섯째,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한 농업기술 콘텐츠개발과 소비확산에 주력한다. 비대면 교육 콘텐츠와 영농정보 서비스 확대 등 농업인 교육 방법을 개선한다. 또한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한 제주형 치유농업 육성과 농외소득 향상 기반 마련, 소규모 생산 판매 농산물 홍보와 온라인 판매 행사를 지원해 소비 확산에 주력할 것이다.

-농업재해 예방과 최소화, 환경보전 대책은?
이상기후는 이제 일상이 돼 농업의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 제주는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최전선으로 보다 적극적인 선제대응으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우선,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과 생태계의 변화를 예측한다. 농업환경 DB 구축과 작물별 생육 변화 조사 등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재배기술을 정립하고자 한다.

둘째, 변화된 기후에 적합한 품종 개발과 적응 가능한 작목․품종 도입으로 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한다. 제주지역 환경에 적합하고 저비용으로 관리 가능한 품종 육성과 작목 도입, 안정생산을 위한 재배기술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셋째,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 기상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제공한다. 앱, 문자서비스, 온라인을 통해 농장단위 기상정보를 실시간 서비스하고 기후변화 재해예방 시범사업을 보급한다. 또한 돌발 병해충 예찰과 방제를 강화해 농업 피해를 최소화한다.

넷째, 자연에너지 활용과 에너지 효율 기술 개발과 보급에 주력한다. 바다로 둘러싸이고 땅 속엔 암반층이 산재한 화산섬의 특성, 비 오는 날이 많은 기상, 전력 소비 여건, 연동형 하우스 시설구조를 활용한 제주형 에너지절감 시스템 보급으로 이산화탄소 감축에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제주 미래농업에 대한 구상과 실현 방안은?
농촌은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성장을 거듭해 왔다. 반면 경제성장 그늘에 자연생태계는 빠르게 파괴되고 기후변화가 일상을 침입했다. 이제는 농촌 성장이란 개념을 경제 성장과 함께 환경보전, 사회적‧공익적 가치의 조화로움까지 확대해 재정립해야 한다. 제주농업은 지속가능한 길을 열고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친화적 농업을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해 소득을 높여나가고 공동체를 이루어 갈 때 지속가능한 제주 농업‧농촌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농촌경제 안전성 강화에 주력하고자 한다. 인력부족과 재해 등에 따른 경영위험 대비, 데이터 기반 농업관측으로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수급조절 체계 안착, 우리 품종 육성과 우리 농산물 자급기반 확대 등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해 제도적 기반과 구체적 실천이 필요하다. 둘째, 환경보전을 위한 탄소중립 이행 제도화다. 농업‧농촌 에너지 전환, 자연에너지 확산 등 실질적인 탄소 배출 감축 유도 방안을 마련하겠다. 셋째, 농업의 디지털화이다. 디지털농업은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까지 에너지를 최적화하며 품질과 안전성, 환경성을 확보할 것이다. 이에 데이터농업, 스마트농업 인프라 확산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 생산‧유통 제도와 시스템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

-제주농업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여성농업인 육성 계획은?
제주여성은 일년내내 쉼 없이 일하며 특유의 강인함과 성실함으로 땅과 바다에서 최고의 먹거리를 생산해 내는 장인이다. 이런 제주 여성농업인이야말로 농업과 농촌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며 희망의 주체라고 말할 수 있다.

농업기술원은 제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유무형의 자원을 농업과 연계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꾸준히 농촌융복합산업을 육성해 오고 있고, 농촌여성이 주축이 되고 있다. 특히 제주형 소규모 농산물 가공사업장 협의체인 수다뜰 사업장 33개소와 농촌교육농장 40개소가 활발히 운영돼 농촌여성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제주 농특산물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국생활개선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가 한라여성새일센터를 운영해 취업이 어려운 경력단절 여성에 대해 맞춤형 취업서비스를 제공하며 활발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 치유농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육성하고 있는데 여성농업인의 섬세한 노하우를 치유농업에 접목시켜 좋은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제주는 여성이 일궈낸 섬이며 지금도 농업 현장에서, 농촌융복합산업 현장에서 농촌여성들이 농업 CEO로 혁신을 이끌며 함께 잘 사는 농촌을 실현하고 있다. 농촌여성들과 함께 여성이 행복한 제주를 위한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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