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친환경농업연구센터 윤여욱 연구사

▲ 윤여욱 연구사가 개발한 바이오차는 분해 안정성이 높아 반영구적으로 토양에 탄소를 격리‧저장할 수 있다.

버려지는 농업부산물, 바이오차 원료로 제격
토양환경 보전하고 농산물 생산성 11% 높여

생산성 높이는 자연촉매제
그린뉴딜 시대의 저탄소 농업은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EU, 미국, 중국 등 세계 120여 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 농업 또한 저탄소 전환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친환경농업연구센터 윤여욱 연구사는 농업인들이 어려워하는 토양관리 분야에 중점을 두고, 숯처럼 생긴 ‘바이오차’를 개발했다. 
“우리나라 농경지는 화강암에서 유래된 토양으로 양분 보유력이 낮고 약산성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과다한 화학비료가 투여되면 토양물리성이 악화되고, 지하수계 오염이 발생하게 되죠. 토양의 특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토양개량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바이오차는 농업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능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이오차는 환경친화적 토양비옥도 유지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 (왼쪽부터)고추, 콩, 들깨, 참깨, 구기자 등 농업부산물에 열을 가해 바이오차를 생산했다.

숯이야? 비료야?
“지난해 충남도에서는 농업부산물을 재활용해 농업생태계와 환경을 유지·보전하면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자연순환농업 육성 및 지원에 과한 조례’를 제정하고, 부산물 재활용 도입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윤여욱 연구사는 작년부터 농업부산물 재활용 기술개발 연구를 통해 농경지에서 발생되는 도내 주요 특화작물을 대상으로 부산물 발생과 배출 특성을 조사하고, 이용가능성을 평가했다.
그동안 농업인들에게 처치곤란이었던 농업부산물은 주로 소각되거나 폐기됐는데, 윤 연구사는 부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해 퇴비화하고, 바이오차로 제조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딸기나 오이 등 연약한 조직으로 이뤄진 작목보다는 목재나 식물 잔재물을 산소가 제한된 조건에서 열분해 했습니다.”
이를 통해 농산부산물 15종에 대해 농경지 환원 시 비료성분함량 환산 정보를 영농활용 기술로 제공하고, 고추대 등 9종의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차 제조에 성공했다.
“올해는 부산물 퇴비 제조방법을 고도화하고, 부산물 바이오차 활용에 따른 토양환경 개선 효과를 실증할 계획입니다.”

바이오차, 농가에서도 생산 가능
“바이오차는 불가마에서 나무숯 등이 제한된 산소 조건에서 열분해로 숯이 만들어지는 원리와 같습니다. 바이오매스를 저산소 조건에서 적절한 온도(200~1000℃)로 일정 시간 열분해하면 얻어지는 고형물입니다. 특히 농업부산물은 훌륭한 바이오매스 자원으로 바이오차 제조 원료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업용으로 바이오차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부산물을 파쇄하거나 절단해 부피를 줄이고, 수분 함량을 10% 내외로 자연건조한 이후 산소가 제한된 열분해 장치를 이용해 일정시간 탄화하면 됩니다.”
해외 바이오차 제조시설의 농업용 열분해 장치는 난로형, 드럼형, 수직형 등 우리에게 친숙한 난로 모양이다.
특히 윤여욱 연구사가 개발한 바이오차는 분해 안정성이 높아 반영구적(100년 이상)으로 토양에 탄소를 격리‧저장할 수 있다. 바이오차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농경지 토양의 이화학성을 개선해 작물 생산성을 평균 11%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농경지에서 발생되는 농업부산물은 다양하며 지역별 주력 재배작물에 따라 발생량도 매우 상이합니다. 부산물의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산물의 종류, 형태, 배출 특성에 따라 수거‧처리 방법이 설정돼 정책적으로 접근 방향이 달라져야 합니다. 이에 따라 지역별 주요작물에 대한 부산물 발생량을 파악하고, 부산물 수집 체계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선행돼야 합니다. 자연순환 농업을 실천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보급하는 거점지역을 만들고, 마을단위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선도 모델을 만들어 정책적 개발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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