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과 사람 - 친환경문화체험지도사 홍광표 나래농원 대표

농촌여성이 할 수 있는 탄소중립 실천의 일환으로 한국생활개선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에서 불을 지핀 천연수세미 보급운동이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농촌여성들이 수세미를 직접 재배하고, 종자를 보급해 화학수세미 대신 옛날 어머니들처럼 천연수세미를 살림에 사용하며 환경을 보호하자는 작은 실천운동이다. 오래 전부터 수세미를 직접 재배해 발효액 만들고 수세미를 이용한 각종 체험활동을 하며 ‘수세미 박사, 수세미 전도사’로 불리고 있는 나래농원 홍광표 대표로부터 수세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친환경 생활을 위한 작은 실천 중의 하나로 천연수세미를 보급하고 있는 홍광표 대표.

친환경 생활용품으로 각광받는 천연수세미 체험·보급
친환경 제품 선호하며 천연수세미 인기 높아져

홍광표 대표는 봄이 오는 3월이면 화성 나래농원에 수세미 씨앗을 직접 파종해, 5월에 옮겨 심고 6~7월이면 무성한 수세미 넝쿨서 수액을 뽑아내고 가을엔 수세미를 잘 말려둔다.

“수세미는 그냥 심기만 해도 잘 자라줘서 재배가 그리 어렵지 않아요.”

치유농업연구회 부회장인 홍광표 대표는 수세미의 효능을 알리는 수세미 전도사로 몇 해 전 발효박람회에선 한국을 향기롭게 만드는 힐링매니저로 소개되며 강의를 하기도 했다.

“제가 어릴 때, 기침을 하면 할머니가 수세미액을 내어 주셨죠.”
이런 기억으로 홍 대표는 2000년도에 경북 경산 지역에서 친구와 천연염색을 하면서 자투리땅이 생기자 수세미를 길렀다. 홍 대표의 자녀들이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이 심했기 때문이다.

“큰 애는 특히 봄에 알레르기가 심해 고생했는데, 수세미로 큰 도움을 받았죠.”
실제 수세미의 효능을 직접 경험하면서 홍 대표는 더 수세미에 빠지게 됐다.

홍 대표가 본격적으로 수세미 재배를 시작한 것은 8년 전 홀로 계신 친정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화성시 정남면에 오면서부터다. 홍 대표는 화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각종 식품교육과 강소농 교육을 마치고 체험자격증을 취득했다.

수세미를 심어 키우는 화성 정남의 땅은 그의 부친이 노지딸기를 재배하던 곳이다. 주위에 논밭이 없는 산자락 밑의 700평 규모의 밭이다.

홍 대표는 자아채종으로 수세미를 번식시키는데, 수확해 말려 놓은 수세미를 보니 길이가 꽤 길어 보였다.

“어릴 때 시골에서 봤던 수세미는 길이가 지금처럼 길지 않았는데 요즘 수세미는 길이가 60~80cm 정도로 길어요. 또 토종 수세미는 조직이 성글지만, 요즘 수세미는 더 촘촘해요.”
나래농원에서 재배되는 수세미는 동남아 지역이 원산지인 수세미다. 홍 대표는 토종을 구하려 애썼지만 구할 수가 없었단다.

▲ 잘 마른 수세미를 잘라 샤워타월이나 천연수세미로 사용하면 화학제품보다 안전하고 깔끔하다.

수세미 수액이 기관지염과 결핵 등에 좋다고 소문이 나고, 실제 수세미 수액으로 아토피에 효험을 본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발효액이 잘 팔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규모 가공이라도 HACCP시설을 갖춰야 하는 등 판매조건 까다로워지면서 홍 대표는 발효액 판매는 중단하고 집에서 먹을 정도의 발효액과 친한 사람들과 나눔할 정도로만 만든다.

대신 홍광표 대표는 수세미를 이용한 각종 체험활동을 하며 수세미 보급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어린이 대상으로 다양한 소규모 체험과 학교로 찾아가는 체험으로 친환경 수세미의 효능을 알리고 있다.

“수세미액은 먹어도 좋지만 미스트나 스킨으로 사용해도 좋아요. 특히 자연 건조한 수세미를 샤워타월로 사용하면 수세미에 남아있는 수액으로 피부가 부드러워지죠, 과일이나 그릇을 닦을 때도 천연수세미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요. 세제를 쓰지 않아도 천연수세미로 닦으면 뽀드득 닦여요. 요즘 친환경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상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있죠.”

홍 대표의 수세미 예찬은 끝이 없다. 올해는 식품사업을 접어 더 여유롭게 체험활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천연입욕 제품과 액상차로 수세미의 활용도를 확장할 구상도 하고 있다.

“여름에 땀이 많아 고생하는 사람들은 신발 밑에 수세미를 잘라서 넣으면 좋아요.”
수세미 전도사 홍광표 대표가 전하는 천연수세미 활용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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