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응수 원장의 건강한 중년 100세

비만은 살찌는 게 아니라 
근육세포 크기가 줄어들고 
지방세포 크기가 불어나는 것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은 1900년대에는 20세에 불과했다. 그런데 1970년 무렵 60세를 넘기고, 1990년에는 70세에 이르더니 80세를 훌쩍 넘어, 2020년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수명은 무려 83.5세나 된다. 남녀를 나눠 말하면 남자 80.5세, 여자는 그보다 6년이나 긴 86.4세라고 한다. 좋은 것만 골라 먹었을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이 47세에 불과했다고 하니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요즘 사람들은 정말 복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래 사는 세상이라고 하니 누구나 오래 살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것은 그릇된 생각이다. 건강을 위해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은 운동이나 식사 습관을 현대에 맞게 하면 지금 사람의 수명대로 살 것이고, 조선시대나 고려시대에 맞게 하면 아무리 장수시대에도 옛날 수명대로 살다 일찍 죽을 것이다.

만나는 분들에게 “운동해야겠어요~”라고 말씀드리면 열 사람 가운데 아홉은 “애고~,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어요~”라고 말한다. 먹고 살기에도 버겁다든지, 하루 일이 끝나면 녹초가 된다든지, 아니면 “이만큼 일하는데 더 이상 무슨 운동이 필요하겠냐?”고 되묻는다. 
나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에게 늘 이렇게 답한다. “일은 쓰는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고, 운동은 일할 때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팔 근육은 단단한데, 배가 불록하다든지, 아니면 다리는 말라깽이라면 잘못된 것이라는 뜻이다.

운동은 맘먹기가 쉽지 않지,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다. 짬 내어 4~5분이라도 계단을 오르는 여유를 가져 보자. 간식운동(exercise snacks)이라는 용어가 있다. 운동을 날짜와 시간을 잡아 거창하게 하는 게 아니라 간식을 먹을 때처럼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운동을 해보자. 살 빼려고 고생하는 아빠도 퇴근해 소파에 기대어 텔레비전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여섯 살 되는 아들딸과 몇 십 분간 놀아도 다이어트 목표로 하는 몇 백 칼로리를 훌쩍 넘긴다. 

운동이란 근육과 지방 간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하기 전, 먼저 알아둬야 할 지식은 덩치가 큰 사람이나 작은 사람이나 몸에 가진 지방세포의 숫자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배 불룩인 사람도 날씬한 사람과 지방세포의 숫자는 거의 같은데, 크기가 차이가 난다. 그래서 비만클리닉에서 엄청난 비용으로 지방흡인시술을 해 지방세포의 숫자를 줄여줘도 계속 운동하지 않으면 지방세포의 크기가 금방 늘어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래서 비만이란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근육세포의 크기가 줄어들고 지방세포의 크기가 불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간혹 우람한 복근을 자랑했던 연예인이 몇 주 만에 식스팩은 어디 가고 불룩한 배를 보이곤 한다. 근육세포는 만들기는 어렵지만, 6주를 사용하지 않으면 크기가 반으로 줄어들고, 6개월을 사용하지 않으면 근육세포가 아예 없어지기 때문이다. 운동을 생활화하지 않으면 금방 그전으로 돌아간다. 이것이 쉬지 않고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하는 이유다. 

<김응수/웃는세상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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