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가는 결혼이민여성 -SNS 활용 부문 동철원농협 응웬느이 씨

농촌의 밝은 미래, 결혼이민여성들과 함께 해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은 세계여성농업인의 날을 맞아 2021년 제2회 결혼이민여성리더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우수이민여성 발굴을 통해 이민여성의 롤 모델을 제시하고 지역별 우수 이민여성을 선발해 후계여성농업인 육성과 이민여성들의 네트워크 형성으로 농촌활력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우수농업, 사회활동, SNS 활용부문 3분야에 걸쳐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싣는다.

▲ 응웬느이씨는 직접 농사는 짓지 않지만 한국의 농산물을 SNS를 통해 베트남 친구들에게 알리고, 한국생활의 소소한 즐거움을 전하며 한국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 취미 살려 동영상 241편 제작, 한국 문화와 농산물 홍보

>>가족들의 사랑으로 농촌생활에 적응

베트남에서 2015년에 강원도 철원으로 결혼해 이주해온 응웬느이씨는 막 30살에 접어든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은 나이지만 무엇보다 예쁘게 꾸미고 사진 찍는 것을 무척 즐겨하는 신세대 다문화여성이다,

3남1녀 중의 막내아들과 결혼한 막내며느리로 남편은 물론 근처에 사는 시부모님들의 사랑까지 듬뿍 받으며 즐겁게 생활한다. 붙임성 좋은 밝은 성격에다 뭐든 빨리 배워서 한국에 온 직후인 2016년에 국적을 취득했고 자동차 운전면허까지 취득해 다소 교통이 불편할 수 있는 시골생활에 날개를 달았다.

 

가족과의 한국말 소통으로 한국어에 능숙

응웬느이씨는 베트남과는 생김새가 다른 한국의 농산물에 관심이 많았다.

다문화여성대학을 다니며 SNS 활용 수업을 받은 응웬느이씨는 “수업이 참 재미있었다”고 얘기한다. 농협의 결혼이민여성 교육은 필리핀에서 결혼해 이주해온 손위 형님을 따라서 참가하게 됐다. 같은 다문화 여성으로 서로 태어난 나라는 다르지만 한국에서 가족으로 살게 돼 동지애를 느끼며 의지한다.

“우리끼리 서로 한국말로 얘기해요. 그래서 지금처럼 한국말을 잘하게 됐어요.”

10년을 넘게 한국에 살아도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결혼이민여성도 흔히 보지만 응웬느이씨는 말하기는 물론 쓰기와 읽기에도 능숙하다.

농협에서 기초농업교육을 받은 응웬느이씨는 직접 농사는 짓지 않아도 시부모님의 밭에 가서 옥수수 토마토 감자 등을 재배하거나 수확할 때 거들었고, 한국생활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SNS를 활용해 베트남어로 소개했다.

시어머니와 무를 수확하며 즐거워하는 모습, 이상한 모양을 한 당근을 수확한 모습, 철원에 새로 생긴 식당에 가서 가족들과 식사하는 모습 등 일상적인 한국의 생활들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알렸다. 베트남 친구들은 베트남과는 사뭇 다른 한국 농산물에 반응을 보이며 댓글로 그의 한국생활을 응원한다.

열심히 우리 농산물로 베트남의 친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본 응웬느이씨의 남편은 전문가용 카메라를 선물해주며 아내의 활동을 응원했다.

남편의 지지는 물론 시부모님들도 그와 많이 대화하며 한국생활 적응에 힘을 보탰다.

현재 그는 동영상 241편을 제작해 올려 유튜브로 월 10만원 정도의 수입도 얻는다.

응웬느이씨는 지역 어르신들에게는 베트남에서 온 예쁜 며느리로 통한다. 타일벽화를 제작해 설치하는 일을 하는 남편 일을 열심히 거들고, 철원의 어르신들에게 네일아트 봉사도 하며 철원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미용공부를 하고 싶고 유튜브도 본격적으로 더 배우고도 싶고....”

베트남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한국에 빠져 한국인 남자와 결혼했다는 응웬느이씨의 꿈은 “한국에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란다.

 

□ 미니인터뷰-동철원농협 신현자 차장

“다문화여성은 농촌 활력의 주인공”

▲ 동철원농협 신현자 차장

동철원농협에선 2015년부터 다문화여성대학과 기초농업교육을 해마다 번갈아 가며 진행해오고 있다. 갈말읍엔 베트남에서 온 다문화 여성이 많다. 한명이 정착하면 또 친구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어 다문화여성의 70~80%가 베트남 여성이다. 그들은 부지런하고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 교육성과가 좋다. 그들이 농협의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갖도록 분위기를 이끌며 교육하고 있다. 농촌지역에 없어서는 안될 다문화 여성들이 지역의 전문인력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고 싶어서다.

처음 다문화교육을 시작했을 땐 교육기획부터 진행까지 혼자 담당하려니 막연하고 어려움이 많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보람이 더 커지고 있다. 다문화여성이 농촌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 잡아 농촌사회에 활력을 줄 수 있게 더 노력해 이끌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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