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해피브릿지 김현준 이사장

“한국산업개발연구원은 미래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해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변해가는 국제산업화와 규모경제에 대비해 경영․관리기법 향상을 위한 조사연구, 지도 등으로 민간기업의 창달을 목표로 1970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경제연구원입니다.”
안산도시공사 사장, 한국산업개발연구원(KID) 감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해피브릿지 이사장(KID 국제사업협력센터 위원장)으로 있는  김현준 박사로부터 KID 주요 업무와 농업분야 연구 성과, 코로나19시대 농업전문지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백영훈 박사 등 정치경제 싱크탱크
전 분야에 걸친 발전전략 연구로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대처에 기여

근대화 족적 남긴 백영훈 박사의 혜안
KID는 1965년 중앙대학교 부설 백영훈 박사 경제연구소가 그 모태다. 1970년 경제기획원 인가를 받아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는데, 당시 백영훈, 박충훈, 김정렴, 정래혁, 임철순, 김제원, 이양구, 정인욱, 이병준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경제 전문가들이 창립이사로 참여했다.
김현준 박사는 먼저 KID 설립자이자 우리나라 근대화에 큰 족적을 남긴 백영훈 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의 흔적이 KID 설립과 방향에 미친 영향이 무엇보다 지대하기 때문이었다.

“KID 설립자인 백영훈 박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대한민국 재건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이 선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비장학생이었죠. 백 박사는 독일 쾰른대학과 뉘른베르크대, 에를랑겐대학교 대학원에서 ‘후진국가로서의 한국의 공업화 과정’을 연구해 우리나라 최초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의 논문은 전 세계에서 못사는 나라 10개국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의 공업화를 이끄는 이론적 토대가 됐으며, 독일경제학을 전공한 그의 철학은 우리나라 근대화 추진의 주요 이론이 됐습니다.”

‘한강의 기적’ 이끌어낸 백영훈
백영훈 박사는 1958년 중앙대학교 상과대학 교수로 출발해 대통령 경제고문, 상공부장관 경제고문, UN아시아극동경제위원회 AIDC 상임고문 등으로 활동하면서 중화학공업 추진 등 우리나라 경제개발계획을 주도한 인물이다. 9~10대 국회 정책의장으로서 사회간접자본과 경제개발에 필요한 법률 제정 등 우리나라 근대화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다했다.

특히 우리 민족의 한인 보릿고개에서 제3공화국의 절체절명의 과제였던 조국 근대화의 종잣돈 확보를 위해 독일로부터 차관 도입을 위한 박정희 대통령의 통역을 수행하면서 눈물로 그의 은사와 지인들의 협조를 이끌어내 라인강의 기적을 ‘한강의 기적’으로 승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차관 도입에 필요한 지불각서(보증서)를 세계 어느 나라 은행에서도 받을 수 없었을 때였으니까 백 박사의 노력과 역할이 얼마나 컸던 것인지 알 수 있죠.”

백영훈 박사는 1959년 공업화과정의 이론, 현대경제의 이론과 실제, 현대경제정책의 이론, 한국의 공업화 발전론, 우리나라 중화학공업정책 등 40여 권의 책을 저술하고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과 방향, 민간기업의 경영혁신전략 등을 연구하며 인재 양성에 실혈을 기울였습니다. 그의 연구논문을 기초로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중화학공업을 개발해 후진국이었던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으로, 지금의 선진국으로 발전시키는데 일생을 바쳤죠. 지금도 그 열정은 멈추진 않고 있어요.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처음도 끝도 “국가를 위하여” 그리고 “어머님의 은혜”입니다.

KID, 중앙․지방 농업발전전략 연구 매진
김현준 박사는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백영훈 박사가 원장으로 있는 KID의 주요 업무로 말을 이어갔다.
“KID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경제연구원으로서 국가와 지자체 등 공공부문의 산업정책과 전략, 과학기술, 환경, 에너지, 지역, 도시인프라, 관광, 물류, 인적자원 개발, 건강, 의료, 복지, 정보, 방송, 통신, 국방, 방위, 외교, 안보, 식품, 농업, 사회인프라, 해외사업 등의 발전을 위한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부문의 경영전략, 사업전략, 글로벌 전략, 마케팅, 판매, 생산, 오퍼레이션, 조직, 인재, 금융, 재무, 회계, 정보시스템, 위험관리 등을 연구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KID의 농어업분야 연구실적도 방대하다.
“농협재단의 농업인 의료서비스 지원과 농업인 전문병원 설립 운영에 관한 연구, 농협 농산물 소매·유통 현황조사 연구, 농촌진흥청의 한우고기 수출 여건조사 및 수출국 맞춤형 한우고기 생산 연구,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어촌 행복증진을 위한 역할 제고방안 연구용역 등 기관·단체의 연구용역을 다수 수행했습니다. 또한 지자체 농업 발전전략 수립 연구용역과 특산물 유통전략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며 중앙·지방 공공기관의 농업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김 박사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대한민국 농업․농촌의 지속발전을 위한 KID의 연구방향에 대해 설명을 이었다.
“농업·농촌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에서 최근 화두로 대두되는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 등의 변화는 농업·농촌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KID에서는 기후변화·환경시대, 식량·에너지·질병 등의 위기관리, 고령화 장수시대, 다문화사회, 통일한국, 신가치·행복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IT에 기반한 농촌 삶의 질 향상과 소득증대를 위한 전략과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는데도 노력하겠습니다.”

농업인들, 온라인 판매에 진출 서둘러야
김현준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위축된 농산물 판매 활성화를 위한 농업전문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장기화로 인해 학교급식에 납품하는 농가들의 고정매출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라이브커머스 시장 확대로 대농-소농간 수익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기도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정책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탁상행정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에 농촌여성신문 등 농업계 언론이 중심이 돼 지역농가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라팟’(Smart live Pod) 사업 추진을 제안합니다. ‘라팟’은 소규모 농가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라이브커머스 솔루션으로, 라팟에 들어가 방송만 하면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현재 라팟 서비스 개발이 완료돼 있으며, 지역운영자 교육을 완료하고 농가들이 대기 중입니다. 농촌여성신문이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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