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이 뛴다 – 경기도농업기술원 경영기술팀

그동안 농업과 농촌발전을 견인해 온 지방농촌진흥기관인 각 도농업기술원은 2020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위기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해 2021년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사람과 환경중심 농업·농촌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신사업 창출, 4차산업과 연계한 농업의 융복합화, 비대면 디지털 영농실현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을 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경영기술팀은 라이브 커머스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교육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도매시장 대신 ‘라이브 커머스’ 수요 증가 예상
농업인도 판매자 되기 위해 스스로 역량 키워야

급속도로 커지는 랜선시장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농업인과 농업기관들의 관심이 뜨겁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자와의 대면기회가 줄면서 농식품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특히 라이브 커머스는 기존 온라인 판로보다 소비자와의 상호소통이 활발한 점을 발판으로 앞으로 급속도로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2023년이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8조 원 규모로 성장해 기존의 오프라인 판로를 뛰어넘는 제일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매시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던 농업인들도 라이브 커머스를 포함한 랜선시장 성장속도를 눈여겨보고,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 6월에 기존 조리교육장에 조명과 마이크, 배경스크린 등을 완비한 라이브 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추석을 앞두고는 판매부진에 시달리는 농업인을 돕고자 강소농 9농가와 함께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나섰다. 일단 출발은 성공적이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경영기술팀 홍윤영 주무관은 “참여한 농가 설문결과 방송자체는 100% 만족했고, 스튜디오 설비도 초창기인 점을 감안해도 88.9%였으며 라이브 커머스를 할 의사가 있는 농가도 77.7%였다”면서 “앞으로는 작목별로 우수한 농가를 발굴하는 한편, 스튜디오 장비를 더 확충해 이곳을 이용하는 농업인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 농업기술원은 라이브 커머스의 특징을 분명히 알아야 된다고 조언한다. 주로 이용하는 이들이 모바일 소통에 특화된 MZ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소통 그 자체를 즐기면서 무엇보다 재미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하고자 하는 농업인들이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라이브 커머스에 적합한 품목을 선정하고, 소통에 실시간으로 반응할 수 있는 교육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농업인 자체 브랜드 만들어야
여러 이점 중 라이브 커머스는 편리한 운영과 저렴한 판매 수수료도 빼놓을 수 없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경우 기본수수료가 3.8%, 페이지 노출도에 따라 3% 가산을 포함해도 7% 수준으로 홈쇼핑의 경우 30% 전후인 것과 비교하면 농업인에겐 큰 이점이다. 네이버 페이로 결제할 경우 한번의 클릭이면 충분해 홈쇼핑과 비교해도 간편함에서 월등히 앞선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카카오 등 다수의 플랫폼 기업들도 라이브 커머스에 진출하면서 농업인들이 참여할 경로가 늘어난 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게 참여하고자 하는 농업인도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생산자가 곧 판매자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핵심이다. 농업기술원도 전문가의 도움 없이 독자적인 온라인쇼핑몰을 개설해 직접 판매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상품정보를 숙지하고 표현능력 키우기, 판매기획과 구매를 유도하는 방법, 휴대폰 조작, 특히 일정한 품질 유지와 돌발상황 대처능력도 키우게 한다.

맞춤제품도 중요하다. 지난 추석 라이브방송 때도 쌀이나 전통장류보다는 밀키트, 소량다품종 세트, 기존에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상품의 소비자 관심이 컸다. 특히 크리스마스, 연말파티, 휴가시즌 등 시기별로 상품을 구성하거나 수수료 부담이 적은 이점을 활용해 할인판매 또는 사은상품도 고려해야 한다고 농업기술원은 덧붙였다.

 

■담당자의 말-한재수 경영기술팀장

교육도 라이브 커머스 중심으로…

아직은 초창기이고, 경험이 전무한 농업인들이 쇼호스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추석 전 라이브방송 때도 소비자와 거의 소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실수도 하나의 재밋거리라 어느 정도 소통만 가능하다면 소비자와 유대감을 쌓아 장기적인 단골로도 만들 수 있다는 게 라이브 커머스의 장점이다. 스튜디오를 마련했지만 본인의 농장에서 현장감을 살리면서 바쁜 시간을 피해 판매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경제적인 판로는 없을 것이다.

기존 E-비즈니스 교육이 농가경영 개선의 한 부분이었다면 라이브 커머스 등의 교육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관련 교육도 대대적으로 늘려 3~4년 뒤엔 숙달된 농가를 많이 배출할 것이다. 농업인들도 실패를 두려워 말고 계속 도전해야만 비전이 있다. 재배기술보다 판매기술을 익히는 게 더 중요해질 시대란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