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특화연구소를 가다 –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구미화훼연구소

2018년 국회는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새롭게 제정했다. 이 법률은 지역의 특성과 비교우위를 고려해 유망한 지역특화작목 개발과 이를 활용한 산업 활성화를 농업의 새로운 발전·전략으로 삼고자 한다. 이에 본지는 지역농업 R&D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 산하 지역특화연구소를 다룬다.

▲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구미화훼연구소는 안정적 재배환경과 소득증대를 위해 장미·국화·거베라 등 신품종 육성과 스마트팜 연구에 나서고 있다.

품종개발 적극 나서 해외 로열티 절감·농가 경쟁력 확보
수경재배 스마트팜 연구로 연작장해 줄이고 편한 작업환경 구현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맞게
화훼산업은 청탁금지법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침체일로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가 화훼산업의 가장 큰 성수기인 2~3월에 급격히 확산되면서 졸업식과 입학식 등이 취소됐거나 연기됐고 각종 행사와 공연이 취소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년대비 생산액 감소가 7% 가량 된다고 조사했다. 생필품이 아닌 기호품이 성격이 강하고, 일정 시기에만 소비되는 특성 때문이다. 경북지역은 귀농인구 중심으로 꾸준히 화훼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는데, 화훼연구소는 꾸준히 신품종 개발과 재배기술 보급으로 이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화훼연구소 박준홍 소장은 “화훼는 다른 농산물과 달리 소비자 기호가 3~4년 주기로 바뀌기 때문에 신품종도 빨리 내놓아야 경쟁력이 생긴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이후 집콕생활이 길어지면서 경조사 중심에서 생활원예로 무게추가 옮겨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절화보다는 분화용 화훼 소비가 늘어나고, 화환에 주로 쓰이는 대륜보다 집안을 식물로 꾸미는 용도의 중륜과 개인의 꽃꽂이를 위한 소륜 수요가 많아지면서 품종도 그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훼연구소가 개발해 국립종자원에 등록된 장미 화이트소프는 여름 고온기에도 생육이 좋고 번식도 용이해 농가 입장에선 재배가 안정적이다. 주로 겨울에 볼 수 있는 국화는 빨리 개화할수록 경영비가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개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역시 국립종자원에 등록된 후레쉬앤디는 개화까지의 소요기간은 7주 정도이고, 꽃의 가운데인 화심이 선명하고 깨끗해 소비자 선호가 높다.

꽃도라지라고 흔히 알고 있는 리시안셔스는 8월에 정식해 11월부터 수확하는 동계작형으로 평당 소득이 아주 높은 품종이다. 약간의 환경차이로 절화수명과 크기, 개화수 등이 차이가 커서 농가가 이와 관련한 재배기술과 매뉴얼 요구가 많은 품종으로 화훼연구소는 파종 후 저온저장과 저온육묘 기술을 개발해 로제트 발생률을 제로까지 줄임으로써 고품질 절화생산과 재배면적 확대까지 이어졌다. 또한 파종과 육묘관리, 정식에서 수확은 물론이고 출하작업 등의 노하우를 담은 재배매뉴얼도 제작해 보급했다.

박 소장은 “화훼는 시들음을 유발하는 병해충 방제가 정말 중요하고, 기상조건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농약에 의한 방제 이상으로 하우스의 과습을 피하기 위해 통풍과 제습기 사용, 포장 위생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 수경재배 스마트팜 연구시설

스마트팜으로 진화하는 화훼
화훼연구소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선호에 맞게 품종개발 이외에도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는 외국 품종을 대체할 국산품종 육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소장은 “로열티를 지불하는 농산물 중 화훼품종이 대략 40% 전후를 차지하고 있는데 국가적으로도 손해지만 농업인 개개인에게도 큰 경영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한정적인 내수를 넘어 세계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경쟁력 있는 국내 육성품종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육성품종 통상실시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2019년부터 7년간 장미 5품종, 국화 10품종, 거베라 3품종 등을 농업기술센터와 민간업체에 기술이전했다. 자연스레 농가보급으로 이어져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를 절감하고, 농가 경쟁력 또한 높아졌다.

그리고 다른 작물에 비해 더딘 디지털농업 구현을 위해 수경재배 방식의 스마트팜 연구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경북이 전국 재배면적의 40%에 육박하는 거베라를 올해부터 2023년까지 연작장해를 줄이고 안정적 생산이 가능한 수경재배 방식의 재배법을 연구하게 된다.

박준홍 소장은 “온실에서 재배됨에도 스마트팜 보급이 더뎌 아쉬웠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흙 대신 펄라이트와 피트모스 등의 배지에다 양액 농도를 설정하고 환경측정 센서를 통해 경북 특화작목 거베라에 적합한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한다면 작업환경은 편해지면서 안정적 재배환경과 소득증대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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