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인을 인터뷰하다 호되게 혼이 난 적이 있다. 정부는 농촌을 이상향처럼 그려 귀농·귀촌을 장려하고 언론매체는 이에 맞장구치면서 현실은 알려주지 않은 채 좋은 점만 부각한다는 게 이유였다. 자신의 고생담을 이야기하다 옛 생각이 났는지, 괜한 원망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정부의 스마트팜 육성방식 또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세련된 이미지와 손쉽게 농사지을 수 있는 점을 부각하며 장려하지만 취재를 하다보니 그 말을 믿고 선뜻 도전한 농가는 어려움이 참 많아 보였다.

농업은 아직도 자동화돼야 할 부분이 많은데, 연구개발이 부족하고 지원정책에 한계가 있어 농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게 많다는 하소연을 털어놓는다. 스마트팜 혁신밸리 또한 마찬가지다. 배출된 교육생들은 혁신밸리 안 임대농장에서 함께 농사지을 수 있지만 자립을 위해서는 결국 대출을 받아야 할 것이다. 

스마트팜은 분명 쉬운 길은 아니다. 마치 첨단농업만이 농업의 미래인양, 농업·농촌의 고질적 문제를 스마트팜이 모두 해결할 것이라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환상으로 가득한 불나방을 끌어들이듯 농업인을 육성하는 것은 농업의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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