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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코로나로 이중고…농촌관광 ‘극비수기’FOCUS-코로나시대 농촌관광의 명암
이명애/이희동 기자  |  webmaster@r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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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7.23  15: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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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호관광농원은 150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바비큐장을 만들었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곳을 다 채운 적은 없었다.

손님 없는데 거주요건 강화…책임보험 가입도 의무화

외지인 운영 펜션에 손님 뺏기며 역차별 호소하기도

코로나특수 없는 농촌관광
18일 기준으로 올해 제주도를 찾은 총관광객은 614만436명이었고, 그중 내국인은 611만5430명이었다. 전년대비 각각 20.1%, 24.2% 늘어난 것으로 해외 하늘길이 막힌 관광객이 제주도로 발길을 돌리면서 제주관광업계는 그야말로 코로나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관광수요를 농촌으로 돌리기 위한 민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특수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생계조차 해결이 안 돼 관광업을 포기하려는 농업인들이 늘고 있다. 

농어촌정비법에서 농어촌관광휴양사업은 농어촌관광휴양단지, 관광농원, 주말농원, 농어촌민박 등을 일컫는다. 농촌관광업은 기존 주민의 소득창출을 위한 것이자 인구이탈이 심각한 농촌에 귀농귀촌인 정착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생계수준의 소득도 올리기 어려운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농촌관광업, 추경안 지원대상서 빠져

강원 원주 송호관광농원을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윤세일 대표는 2019년 무렵부터 억대 매출을 올리며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던 차에 코로나가 터지며 매출이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윤 대표는 “수영장과 공연장, 바비큐장과 회사 워크숍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 대형 객실도 갖춰 성수기, 비성수기 구분없이 3개월 전부터 예약해야 할 정도였다”면서 “투자도 많이 하고, 자식들도 불러올 정도로 규모를 키워가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손해만 보고 있고, 특히 이번 달엔 취소하겠단 전화만 불이 나 겨우 2팀만 예약을 받았다”고 한다. 그것도 당일이나 1박2일만 있다 가는 경우라며 손해를 더는 감당할 수 없어 일부 시설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윤 대표는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윤 대표는 “손님이 있을 땐 민박에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특히 젊은 사람은 자녀교육 때문이라도 번화가로 나가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사는 곳을 따로 둬야 하는 사정도 있는데 법 때문에 그렇질 못하다 보니 장사를 포기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규제 일변도로 침체 가속화
윤 대표의 언급처럼 지나친 규제도 문제다. 지난 2018년 12월 강릉펜션사고 이후 농어촌민박은 숙박업에 준해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가스전기시설 점검 의무화와 함께 농어촌에 거주해야 하는 요건을 6개월 이상 거주하는 자에게만 할 수 있도록 강화됐다. 난개발과 기업형 펜션을 막기 위한다는 것이지만 갈수록 장사는 안 되는데 지원은 없고 규제만 늘어나는 현실에 민박을 운영하는 농업인들의 한숨은 깊어진다. 

강원 인제 내린천 인근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한 농업인은 “농사짓기 힘들어 남는 공간에 민박을 하는데 경보기가 있어야 된대서 몇 년 전에 달았고, 군청에서 보험을 또 새로 들어야 한다고 해 이번에 가입했다”며 “방송에 나오고 할 땐 돈도 좀 벌었지만 작년부터 손님도 없고 힘에 부치고 해서 조만간 접을 작정”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행정안전부는 화재와 폭발, 붕괴로 인한 신체와 재산피해를 보상하는 재난배상책임보험 가입대상에 농어촌민박을 추가하고 6월9일까지 가입을 의무화했다. 이를 어길 시 최고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데다 연간보험료도 손해보기 일쑤인 요즘같아선 그것마저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리고 LH사태 이후 농지이용실태조사가 11월까지 대대적으로 이뤄질 예정인데 관광농원도 주요 조사대상이 되면서 또다시 다른 규제로 이어지지 않을지 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 윤세일 대표는 3개월 전에 예약해야만 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지만 이번 달엔 겨우 2팀만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숙박쿠폰 100만장 공급
방역 혼선 비판 의식해 올해 흐지부지

   
정부 지원 기대했는데…
울릉에서 농어촌민박을 운영하는 한국생활개선울릉군연합회 이숙희 회장은 예약을 오히려 자제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혹여라고 확진자 나올까 봐 객실 1~2개만 예약을 받고 있다”면서 “군청에서 소독약을 지원해주는데 손님들이 나가고 나면 소독하는 일이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점점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지자체가 소독약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길어진 방역으로 인해 민박을 운영하는 농업인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농촌관광 수요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대 4만 원까지 할인하는 숙박쿠폰 100만 장을 공급했다. 코로나로 침체된 농촌관광업을 위한 부양책이었지만 방역에 혼선을 준다는 정치권의 비판이 컸었다. 
지난 13일 국회 농해수위 2차 추경안 심사에서도 농축산물 등 쿠폰발행에 900억 원 예산을 편성했지만 숙박쿠폰은 포함되질 않았다.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데다 작년 숙박쿠폰 발행을 두고 터져나온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부양책을 기대했던 업계입장에선 허탈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농업인에게 역차별
농업인들을 위한다는 민박이 최신시설로 무장한 외지인들이 세운 펜션보다 경쟁력이 떨어져 역차별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박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생활개선남해군연합회 김옥자 회장은 “상주은모래비치라고 남해에서도 알아주는 관광지가 바로 앞에 있고, 보리암도 근처라 손님이 끊이질 않았는데 장사가 잘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외지 사람들이 차린 펜션이 많이 생겼다”면서 “민박 시설도 낡고, 화장실이나 식당도 같이 써야 하니까 손님들이 조금씩 끊겨 지금은 2~3집 정도만 장사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독립된 공간을 원하는 여행객이 늘면서 기존시설을 리모델링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주로 고령의 농업인들이 운영하는 농어촌민박은 돈벌이도 안 되는데 새로 투자를 하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자금여력이 있는 외지인들이 운영하는 최신시설의 펜션을 찾는 손님들만 늘어났다. 

자연스레 기존에 민박을 운영하는 농업인들은 코로나에다 이들에게 손님마저 뺏기면서 영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게 김 회장의 말이다. 그는 민박시설을 현대화할 수 있는 지원을 지자체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농어촌민박에만 지원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한국농어촌민박협회 오일환 사무총장은 “외지사람들이 빈집을 마구잡이로 사서 등록만 하고 장삿속을 차리는 경우가 있어 농업인들에게 소득이 전혀 돌아가지 않기도 한다”면서 “농업인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규제를 되도록 풀고 어려운 운영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홍천동키마을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여행 추세에 맞게 가족체험과 동물교감체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코로나에도 우리 체험마을은 ‘문전성시’

단체보다 가족단위 체험으로 방향 전환
동물과 교감하는 전문 치유체험 프로그램

“지난해 가을부터는 국내 여행객이 몰리면서 우리마을은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고 있어요.”
지난 18일 강원도 홍천의 휴양마을 홍천동키마을을 찾았을 때 이곳 정미숙 사무장이 요즘 상황을 밝은 목소리로 들려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의 농촌체험마을 방문객이 줄었고 ‘운영이 힘들고 어렵다’는 하소연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곳의 상황은 달랐다.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동키마을은 체험객이 8000명을 넘었다. 주말에만 주로 운영하는데도 주말 평균 200명의 체험객이 찾는다는 이 마을은 요즘 흔한 캠핑장 시설조차 없는 곳으로 가족 단위의 당일 체험객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나귀 등 16종의 동물과 교감하며 얻는 치유체험과 동물교감 프로그램을 패키지화해 농촌체험을 운영하며 농촌관광 체험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 홍천강이란 귀중한 자원과 아름다운 마을경관을 갖춘 홍천동키마을.

마을은 변신하고 진화했다
홍천동키마을은 2009년 젊은농업인 5명이 소규모로 운영한 대평마을이  효시다. 이 지역은 경기도 양평에서 설악산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산이 많은 강원도지만 넓은 농지가 있어 예로부터 대평뜰로 불리우며 대부분 농민들은 수도작과 축산에 종사하고 있다. 대평뜰마을은 비슷비슷한 체험을 하는 다른 체험마을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체험객이 줄어들고 경영이 어려워졌다.

   
▲ 당나귀 등 동물교감 체험으로 체험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홍천동키마을의 김도형 위원장

마을의 변신은 당나귀를 체험 프로그램을 접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2017면 지금의 홍천동키마을 김도형 위원장이 마을위원장을 맡으면서 변화를 주도했다.
그는 “노령화돼 점점 농사짓기조차 힘들어지는 주민들을 위해 소득 창출의 돌파구가 필요했고, 뭔가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했다”며 “초식동물이고 온순한 당나귀를 이용한 체험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곳이 고향인 김 위원장은 축산학과 전공의 수정사 출신으로 직접 당나귀 사육과 번식을 맡고 있으며 현재는 25마리의 당나귀를 직접 돌보고 있다.

능동적 콘텐츠 개발로 체험 활성화
마을경관과 자원 잘 살리면서 경쟁력 생겨

입장료 받는 체험마을
동키마을의 특징은 입장료가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체험마을이 체험 프로그램 건당으로 비용을 책정하기에 가족 단위 체험일 경우 자녀들만 체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선 입장료 7000원이 있고 대신에 체험 한 가지를 할 수 있게 준비했다. 어른들도 비누만들기 체험이나 족욕체험, 먹이주기 체험 등 충분히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게 마련했다. 

   
▲ 코로나19 이후 농촌체험이 단체에서 가족단위로 바뀌고 있다.

동물과의 교감 체험도 코로나19 시대에 아이들과 어른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당나귀 체험만 하더라도 단순히 당나귀를 끌고 먹이를 주고 타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세밀하게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먼저 당나귀의 습성과 생태를 공부하는 시간, 동물과의 스킨십으로 당나귀를 타기 위한 교감활동을 거치기에 겁 많은 아이들도 수월하게 당나귀 타기에 도전할 수 있게 했다. 당나귀 체험장 한쪽에는 족욕을 하며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어른을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놓았다.

도시 속에서만 생활하는 아이가 동물과 교감하고, 활발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주기적으로 동키마을을 찾는 가족도 생겨났다, 
김도형 위원장은 “코로나19 이후 농촌체험의 형태가 개별 단위이지만 재방문도 늘어나고 있다”며 농촌체험의 트렌드와 희망적인 부분을 얘기했다. 

마을주민 함께 하는 공동체 사업 구상
동키마을은 지난해 포스트코로나 대비해 체험마을의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컨설팅 시행으로 앞으로의 농촌체험은 고객과의 맞춤형 체험이 더 중요하고, 마을 자원을 이용한 마을 활성화에 역할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동키마을은 주민들의 노력과 군의 지원으로 마을 경관이 아름답고 깨끗하게 정비돼 있다. 

무엇보다 홍천강이란 소중한 자원을 마을에 품고 있다. 게다가 지역주민의 80% 이상이 원주민이라 단합도 잘 되고 있는 마을이다. 마을에선 컨설팅의 조언대로 홍천강둑 위로 트랙터 마차를 타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보는 체험을 추가시키는 것 외에도 요즘 추세인 가족 캠핑을 위한 캠핑장 시설도 구상 중이다. 단체 체험을 위한 식당과 숙박 시설도 마련돼 있지만, 현재로는 단체 체험이 어렵다 보니 오히려 개인 체험객 대상의 숙박 편이시설을 마련하고 홍보해 다음에 단체 체험으로도 이어질 수 있게 유도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마을의 경관과 자연환경의 보호는 농촌관광에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 동키마을에선 마을주민이 참여하는 경관농업과 소득작물로 대규모 메밀단지 조성도 계획 중에 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몇 년 후면 농촌에 일할 사람이 더 줄어들고 기계화는 필수”라며 “기계농업이 가능한 메밀단지를 만들고 메밀을 사업화해 마을주민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새로운 관광상품 콘텐츠로 주민 모두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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