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기획 - 농촌여성 디지털생활 완전정복: 성산농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부는 2014년부터 스마트팜의 보급과 확산을 추진하면서 농업인들도 기술 역량을 높여 4차산업시대에 디지털농업을 발맞춰나가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여성농업인과 중소농도 적합한 스마트농업을 각각의 품목에 적용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본지는 디지털농업을 구현하고 있는 전국의 여성농업인을 만나본다

▲ 충북 음성 성산농장 조연순씨(사진 왼쪽)는 무인로봇을 축사에 도입하면서 노동력이 크게 절감되고, 아들 권순목씨(사진 오른쪽)의 후계농 양성에 전문성을 더하게 됐다.

사료 섞어 구간마다 자동급여해 노동력 ‘제로’
디지털농업기술 활용하는 가족경영 한뜻

사람이 하던 일 무인로봇이 한다
소는 되새김질을 위한 ‘반추위’라는 특별한 위를 가지고 있다. 축산인들은 송아지에게 건초, 씨 있는 과일의 껍데기 등이 혼합돼 섬유질이 풍부한 조사료를 급여하면서 송아지의 미성숙한 반추위를 발달시킨다. 충북 음성에서 소 400두 규모의 축산업을 하는 성산농장 조연순씨는 올해 6월부터 무인로봇활용기술을 축사에 도입하면서 노동력이 크게 절감됐다, 뿐만 아니라 아들의 후계농 양성에 전문성을 더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은 구르마를 끌고 다니면서 송아지와 소에게 밥을 줬는데, 무인로봇이 군말 없이 사람이 하던 일을 다 해주니까 품삯 주는 사람보다 훨씬 낫죠.”

▲ 성산농장 소들은 무인로봇이 자동 급여한 조사료를 되새김질 하는 데 익숙해졌다.

조사료 절단·혼합하는 기능 특화
남편 권혁석씨도 무인로봇으로 노동력이 제로가 되고, 축사환경을 크게 개선됐다고 입을 모았다.
“조사료를 수입해오니까 축협에서 조사료를 구매하려면 단가가 만만치 않아요. 축산인은 조사료를 마음 놓고 급여하기 어려운 실정이죠.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볏짚을 조사료와 같이 유도리 있게 급여하는데, 기운 센놈이 조사료를 독식하면서 먹이 다툼을 하거나, 편식하면서 볏짚을 골라내는 문제가 있었어요. 무인로봇은 조사료와 볏짚을 일정한 크기로 절단하고 혼합해줘서 소들이 골라먹지 못합니다.”
권혁석씨 내외는 직접 무인로봇 전원을 켜고 자동 급여를 선보였다. 먼저 조사료와 볏짚이 컨베이어를 타고 무인로봇 안으로 들어가 골고루 혼합됐다. 무인로봇 스위치를 조작하자 축사 바닥에 설치된 라인을 따라 무인로봇이 이동하면서 축사마다 맞춰진 키로수 만큼 혼합된 먹이가 소들에게 제공됐다.
“무인로봇 덕분에 소들에게 목걸이가 생겼습니다. 서로 밥을 뺏어먹지 못하게 하는 기능이에요. 소들이 자기에게 할당된 먹이를 먹으려고 목을 앞으로 쭉 빼니까 옆까지 고개를 젖힐 수 없게 됐습니다. 정확한 양으로 평등하게 밥을 먹게 됐어요.”
축산 후계농의 안정적 정착 이끌어
조연순씨는 6년 전 귀농한 아들 권순목씨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아들이 후계농이 되면서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부부가 해왔던 축산기술을 알려줬는데, 무인로봇을 활용하게 되면서 저도 아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권순목씨는 부모님의 축산업을 물려받기로 결심하고, 최신기술을 배우고자 음성군농업기술센터를 자주 왕래했다.
“음성군농업기술센터에 조사료를 섞어주는 장비가 있길래 관심 갖고 질문을 많이 했어요. 혹시 비슷한 지원사업이 있으면 꼭 연락 달라고 적극적으로 소통했죠.”
권순목씨는 무인로봇 유지비가 적게 들 것이라 예상했다.
“무인로봇이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로 운용되고 있어요. 하루에 2시간 사이로 활용하니까 전기차를 운행하는 것보다 덜 들어갈 것 같아요. 나중에 배터리 교환 때는 비용이 들겠지만 그정도는 감수해야죠.”
조연순씨는 권순목씨가 후계농으로 함께하면서 마음이 든든하다고 했다.
“송아지 102마리가 한 마리도 병들지 않고 아들이 장성하게 키워냈어요. 무인로봇을 활용하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 같아요.”

■미니인터뷰 – 충청북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양철우 축산특작팀장
“디지털농업, 모든 세대에 필요”

▲ 양철우 축산특작팀장

충북 축산농가 스마트팜 보급현황은 지난해 기준 162농가에 보급됐으며, 축산농가 7316호 대비 스마트팜 보급률은 2.2% 차지하고 있다. 
올해 추진하는 무인로봇 활용 섬유질 자가배합사료 급여시스템 기술 사업은 무인로봇을 활용하여 TMR 사료급여 시스템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원격제어 기술을 통해 노동력과 생산비를 절감하고, 한우 거세우 단기비육(28개월)으로 사료비를 절감해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대표적인 디지털 축산 시범사업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 디지털 농업의 저변 확대를 위한 기술보급 시범사업과 정책사업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청년농업인․고령농업인 등 모든 세대를 포괄 할 수 있는 디지털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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