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응수 원장의 건강한 중년 100세

"땀의 주기능은 체온조절
몸이 과열되면 식히려고
땀이 흐르게 된다"

인간이 가진 또 하나의 땀샘은 에크린 땀샘이다. 인간은 아포크린 땀샘 말고도 에크린 땀샘을 따로 가지고 있는데, 에크린 땀샘은 진화된 땀샘이라 털구멍이 아닌 땀구멍으로 땀을 배출한다. 침팬지 손바닥에서 약간의 에크린 땀샘이 발견되는데, 이를 보고 ‘순진한 동물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에크린 땀이 생겨났다’고 말한다. 동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거짓말을 할 줄 아는 동물은 침팬지부터라고 한다. 

에크린 땀은 체온조절이 주된 기능인 묽은 땀으로, 나이가 들어도 퇴화하지 않는다. 이 에크린 땀이 생기며 인간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며 열대, 온대, 한대지방 어디에서나 살 수 있게 됐다. 
땀은 몸의 이상을 나타내는 첫 번째 신호다. 인간은 36.5℃의 커다란 난로인 항온동물이기에 난로를 과열시키는 상황이 닥치면 난로를 식히기 위해 땀이 흐르게 된다. 이를 의학적으로는 이차성 다한증이라고 한다. 

간단한 감기부터 결핵이나 폐렴 등 우리 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 첫 증세로 땀이 난다. 또한 고혈압이나 당뇨가 처음 나타날 때도 가장 먼저 땀이 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암이 생겼을 때도 땀이 나는데, 갑작스레 땀이 날 경우 여러 가지 병을 먼저 의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으로 체중이 늘어나면 커진 난로에 맞춰 체온을 내리려 땀이 난다. 

열심히 운동해도 엄청난 땀을 흘리는데, 운동으로 인한 땀은 근육의 양에 반비례해서 땀이 나는 경향이 있다.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기관인 갑상선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열이 난다. 특히 우리나라나 일본의 젊은 여자들에게 잘 생기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먼저 땀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이 질환은 면역시스템이 자기 몸의 일부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속한다.

장수시대의 땀으로 여성호르몬의 수치가 떨어지는 폐경기 주변에 홍조와 땀을 만난다. 여성보다 덜하지만 남성의 경우도 7~8년 후에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 그밖에 머릿속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땀이 나는데, 이러한 이차성 다한증은 원인이 되는 병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시 말해, 에크린 땀은 90% 이상 체온을 조절하고, 나머지는 감정을 조절하는 무색무취의 땀이다. 이러한 에크린 땀이 손, 발, 얼굴, 겨드랑이, 두피 등의 특정한 부위에 많이 나오는 병을 국한성 다한증 또는 일차성 다한증이라고 한다. 다한증은 액취증과 마찬가지로 가족력이 있는 게 특징인데, 백인종이나 흑인종보다는 황인종에게 많이 발생한다. 

감각성 다한증이란 병도 있다. 흰 종이만 봐도 얼굴과 두피에 땀을 흘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음식과 관계된 미각성 다한증이다. 매운맛에 민감해 땀을 흘리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이러한 감각성 다한증은 약물치료보다는 먼저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음 시간에는 치료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김응수/웃는세상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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