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경영협약 농가 탐방 - 경기 오산 김명자·강원식 부부

▲ 오산시연합회 김명자 직전회장은 가족경영협약 이후 남편이 많이 변화했다며 참여하길 잘했다고 말한다.

농사일 뒷전이던 남편, 농수산대학 입학
회원들도 가족경영협약에 많이 참여했으면…

재임 당시 향토요리, 우쿨렐레 등 다양한 분과활동을 개설하면서 회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끌어낸 생활개선오산시연합회 김명자 직전 회장. 그렇지만 가정에서 남편의 적극적인 가사활동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렇기에 2018년 함께 가족경영협약 교육으로 향했다는데, 과연 김 회장 남편의 반응은 어땠을까. 

손 하나 까딱 안 해
오산시연합회 총무, 부회장, 회장 등을 맡으며 노인정이나 복지회관 등으로 꾸준한 봉사를 펼쳐 생활개선회 활성화를 이끌어냈던 김명자 직전 회장. 특히 그가 처음 개설한 우쿨렐레 분과반은 그 실력을 인정받아 경기도농업기술원 행사나 지역 사회복지시설 공연에도 활약을 펼쳤다. 
그는 생활개선회뿐 아니라 자원봉사센터 등에서도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왔는데, 집에서는 가정주부라는 이유로 모든 가사일은 그의 부담이었다고.

“남자는 부엌에도 발도 들이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사람이잖아요. 당연하듯이 가사일은 모두 제 몫이었어요.”
김 회장은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면서 점점 농업에 관심이 생겨 농사일을 시작하기도 했는데, 이때에도 남편의 반응은 무심했다. “농사 지어본 적 없다고, 혼자 하라고 하더라고요. 도움은커녕 할 일만 늘어난 것 같아서 잠시 후회한 적도 있어요.”

김 회장의 봉사를 항상 응원해줄 뿐 아니라 바쁜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남편이라 이해를 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설거지는 남편 몫이다’,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 가져다준다’는 등 다른 회원들의 일화를 듣고 있노라면 서운한 마음이 일렁였다. 그렇게 김 회장은 2018년 남편 손을 끌고 가족경영협약교육장으로 향했다. 

반성의 시간은 오고
가족경영협약교육은 김 회장 남편 강원식 씨에게 반성의 시간이었다. 강 씨는 다른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을 되돌아봤다고 한다. “다른 부부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듣는데, 다들 자상하게 아내를 잘 돕더라고요. 나는 왜 저렇게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깨달은 게 참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기에 아직 서툰 점도 많지만 그래도 강 씨는 교육 이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설거지와 집 청소는 이제 온전히 강 씨의 몫이란다.
김명자 회장 또한 가족경영협약 교육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반성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교육에서 진행하는 레크레이션을 신나게 즐겼다고 회상했다.

프로 농사꾼으로 변신
김 회장 남편 강 씨의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특히 그는 가족경영협약에서 농사일을 함께하는 부부를 보고 그 모습이 참 좋아보여 농사에도 참여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경기 안성에서 마가목, 매실, 복숭아 나무 등을 키우는 김 회장은 이전에는 모두 농사를 혼자 지어왔는데 가족경영협약을 다녀온  남편이 농사일을 돕겠다고 하자 농수산대학교 조경학과부터 등록시켰다고. 

“처음부터 안 도우려던건 아니였어요.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으니 서툴고 잘 모르니까 금새 포기한거죠. 그러더니 아내가 교육부터 시키더라고요.” 그렇게 농기계를 배우며 부부는 이제 함께 농사를 지어가고 있다. 농지는 물론 공동경영주 등록이 돼 있는 상태다. 
남편이 농사일과 집안일을 돕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김 회장. 이제 그는 더욱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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