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좌담 - FTA시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선 여성들

FTA(자유무역협정) 확대로 농산물도 세계가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이를 극복할 핵심은 농업의 경쟁력 강화에 있으며 전통적인 생산에서 탈피해 생산 ․ 가공 ․ 유통까지 과학기술을 적용한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농업의 디지털화는 필수적이다. 농촌여성신문은 6회에 걸쳐 스마트팜 등 디지털 농업을 도입한 여성농업인들을 현장 취재하며 그들의 희망과 고충을 듣고 미래 방향을 가늠해 보았다. 연재를 마무리하며 여성농업인, 정책담당자와 전문가, 현장 취재기자들이 바라본 여성농업인의 미래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농림축산식품부·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  스마트농업 해보니...

# 경북 경주 ‘영림농원’ 강문희씨 

농사 환경의 변화로 삶의 질 높아져

남편과 함께 스마트팜 토마토농장을 경영한 지 5년째다. 일반 농사에서 스마트팜으로 변경할 때 가졌던 우려와는 달리 농사가 안정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눈이 오나 비가 와도 날씨 걱정 없는 농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고, 농장이 깔끔해져 일하기 좋다는 점이다. 농사 환경의 변화는 생활의 질을 높여준다. 

스마트팜 이전엔 농사로 우리 네 식구 생활하기 위한 수입을 벌기 위해 토마토 외에도 딸기, 메론 등 여러 종류의 작목을 돌아가며 농사지었다. 농사 품목이 많다보니 살림하랴 농사지으랴 여기저기 아픈 곳도 많고 힘에 부쳐서 취미생활 같은 것은 꿈도 못꿨다. 토마토 연작 피해도 많아 농사일이 해가 갈수록 오히려 힘에 부치고 힘들었다. 

스마트팜은 우리 부부에게 신의 한 수였다. 처음엔 1000평으로 시작했지만 기본적으로 스마트팜을 해 생활하고 스마트팜 시설비 융자 등을 갚아나가려면 2000평 정도는 돼야 편안하게 수익을 내며 농사할 수 있어 규모를 키웠다.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오래오래 농사짓기 위해선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스마트팜 농사 이후에 매출은 매년 성장세로 토경 농사 때에 비해 60%의 소득 향상을 가져왔다. 스마트팜은 모든 게 자동으로 되는 줄 아는데 사람이 직접 해줘야 할 일도 많다. 수확하고 순 자르기 등의 일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니 농사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나 일이 쉬워진다. 
또 시설의 환경제어와 유통은 내가 직접 담당하게 됐다. 꼼꼼하게 데이터를 기록하고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은 내 몫이 됐으니 바로 내가 기술자가 돼야 한다. 스마트팜은 관행대로 감으로 하는 농사가 아닌 양액과 온·습도 등이 모두 정량화된 데이터 기반의 농사로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나 여성이 유리한 면이 있다.

나 역시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재배기술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꼼꼼하게 교육 내용을 잘 실천해왔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배우는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우리같이 농사를 오래 짓다 스마트팜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재배기술은 갖고 있지만 처음 하는 사람들은 철저히 현장교육 등 준비를 많이 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또 현장에서 스마트팜을 하고 있는 농가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봐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남편을 쫓아 남편이 시키는대로 하던 농사에서 일의 분담이 확실히 생겨서 남편은 작물 재배 전반을 책임지고 나는 스마트팜 관리를 위한 일에 집중하며 일을 분담하고 있어 서로의 일이 명확해졌다. 한 마디로 책임감을 갖고 농장 관리에 주체적으로 임하게 됐다. 

무엇보다 환경이 깔끔해진 것도 여성으로 반가운 일이다. 흙을 만지던 손이 컴퓨터를 만지고 이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생활의 여유를 갖게 됐다. 
농사법을 바꾸었더니 생활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여성농업인으로 자신감이 높아졌다. 

 

# 강원 춘천 ‘초록달코미네농장’ 김경희 대표

FTA 경쟁력, 신선함을 무기 삼았다

FTA시대 타국의 농산물이 수입되는 게 농민으로서 사실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흐름속에서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 수입농산물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 농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선택한 것은 신선함이다. 남편과 내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초록달코미네농장’만의 분무수경재배시스템으로 1년 열두달 당근을 수확하게끔 했으며, 소비자들이 매일 수확되는 당근을 즐길 수 있도록해 경쟁력을 찾아가고 있다.
분무수경재배시스템으로 우리는 적은 인력으로도 충분히 일을 할 수가 있다. 비록 전기요금은 조금더 나오는 편이지만 항시 균일한 균형생산을 해 소비자가 신선한 당근을 즐길 수 있게끔 한다.

우리 농장이 선택한 로컬과 직거래라는 농산물 유통방식에서 여성농업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이전에 여성농업인으로서 여성이 주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고 보조적인 역할을 해왔다면 기르는 것만이 농업이 아니라 판매까지 농업인 시대에 홍보와 판매에서 두드러지는 여성농업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SNS 마케팅 등 관련해 역량을 쌓는 것 역시 우리 농장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우리농장만의 경쟁력으로 인해 우리 농장에는 교육생들의 방문이 잦다. 이러한 이유로 원격제어시스템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지원받을 수 없었다. 스마트팜의 범위는 굉장히 광범위한데 정부는 온도와 습도 관수 자동화 관리 정도로 제한해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현재도 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들이 우리농장에서 현장교육을 받고 있다. 혁신밸리 내부의 임대농장이 완공이 되지 않아서 우리 농장에 오게 됐다. 교육을 진행하면서 나라 자체에서 큰 스마트팜 단지를 만들기보다 선도농가와 연계해 멘토링 사업을 진행한다면 농가도 살고 청년들도 좀 더 현장성 있는 교육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충남 태안 ‘서유채 농장’ 홍민정 대표

깊숙이 박힌 고정관념 깨기가 가장 어려워

2014년, 27살로 귀농한 내가 3년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바로 ‘사기꾼’이었다. 도대체 어떤 귀농을 했길래 사기꾼이란 말을 들었을까? 바로, 비료를 쓰지 않고 물고기를 이용해서 식물을 키우는 ‘아쿠아포닉스’ 농법 때문이었다.

대기업을 그만두고 미국에서 농법을 배워 부푼 꿈을 안고 2014년 충남 태안으로 귀농을 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 자연을 살리고, 농약을 쓰지 못해서 자연을 해치지 못하는, 그야말로 미래의 농업 방향이라고 생각해서 귀농을 결정했는데, 처음부터 뜻하지 않은 난관이 많았다.

귀농 후, 많은 시련이 있었다. 말이 안 되는 농법이라며 무시와 손가락질을 받았고, 요즘엔 개나 소나 귀농한다는 막말에 눈물도 삼켜보았고, 연고 없는 곳에 와서 외로움에 치를 떨며, 모아둔 돈도 다 떨어져서 살길도 막막해졌다. 설상가상으로 하우스도 불타고, 몇 번을 거듭한 테스트는 계속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 한번만 더, 한번만 더. 거듭된 테스트에 드디어 결실을 맺었고, 2017년 아쿠아포닉스 전문 온실을 짓게 됐다.

이 과정도 물론 순탄하지 않았다. 지금이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농법이지만, 이때만 해도 지원사업은 고사하고 허가받는 데에만 1년이 걸렸을 정도다. 이유는 간단했다. 비료가 필수인 관행농법이라는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뿌리 깊게 박혀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말이 안 되는 농업을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불과 8년 전만 해도 사기꾼 소리를 듣던 내가 비료 없이 물고기만을 이용해 식물을 성장시켜 우리만의 방법으로 특허를 내고, 보란듯이 5성급 호텔 및 레스토랑에 납품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쿠아포닉스를 배우기 위해 우리 농장을 찾아오고, 관공서, 기관, 대학 등에서 강의요청이 들어온다. 사람들이 비로소 알기 시작한 것이다. 화학비료와 농약 없이도 좋은 채소를 성장시킬 수 있고, 그것이 바로 나와 내 가족의 건강에 직결된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이제 출발선에 섰을 뿐이다. 자연을 지킨다는 신념을 가지며, 많은 사람들이 아쿠아포닉스 채소를 먹는 것. 그것이 내 목표다.

 

■  여성농업인과 스마트농업은?

#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강현옥 회장

기존 여성농업인들도 
스마트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지원책 마련해야 

기후변화에 따른 어려움이 농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냉해와 홍수, 태풍 장마 등의 기상에 따른 농사의 고충, 과수화상병 등의 병해충, 인력수급 등 농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들의 농업 노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스마트팜의 활용 등 스마트한 농사는 여성과 소농에 더욱 필요한 기술로 각광받으리란 생각이다. 
더구나 일부 시설원예 품목에 국한됐던 스마트팜 기술이 점차 품목의 다양화되고 대중화되면서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스마트팜 등의 시설 투자비용 등이 좀 더 현실화되면 여성농업인이 좀 더 접근하기 쉬워지리라 본다. 
아울러 기후변화가 심한 노지에 적용되는 스마트농업기술의 발전과 확대도 밭일을 전담하다시피 하는 여성농업인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요즘 청년농업인과 귀농인의 농촌 정착에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하고 있는 반면 농촌을 가꾸고 지켜온 주역인 우리 여성농업인들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함을 느낀다. 
농업 농촌에서의 역할과 비중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여성농업인들도 스마트팜 기술을 이용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편리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 농림축산식품부 오미란 농촌여성정책팀장

당찬 도전으로 미래 농업의 길을 열자

농업·농촌에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희망을 곳곳에서 본다. 그 희망의 주인공들은 농촌의 가부장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농사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주체적인 여성들이다. 그러나 젊은 여성농업인들의 변화속도는 급속히 이뤄지고 있고, 미래농업의 새로운 인력으로 ‘여성’을 얘기하지만 사회환경과 정책은 이를 따라잡지 못해 여성농업인 정책을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지기도 한다.   

농업농촌에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여성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도전의식이다. 농기계나 첨단 농업시스템, 단순생산에서 가공·마케팅으로 성장, 협동조합을 만들어 여성들끼리 스마트팜을 운영하거나, 협동조합을 통해 여성들끼리 꾸러미 판매나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등 여성들이 생산의 주체에서 경영의 주체로 성장하는 다양한 사례를 만들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스스로 필요를 위해 정책을 활용하고 농업의 부가가치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성공사례는 농촌에서 농업을 통해 미래의 꿈을 실현하는 여성들의 당찬 도전은 나비효과가 되어 젊은 여성청년들의 농업·농촌 유입을 불러들이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큰 아쉬움은 농촌의 사회문화적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여성들은 오랫동안 스스로 기계나 시설 등을 활용하고 경영하는 일은 여성이 아닌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역할 훈련으로 인해 새로운 도전을 꿈꾸지 않았다. 따라서 더 많은 여성들의 당찬 도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회문화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여성들 스스로의 도전의식을 키울 수 있는  ‘체인지리더십’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여성농업인리더십아카데미를 확대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여성농업인 성공사례가 공유될 수 있도록 농업농촌에서 여성들의 도전을 널리 알려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젊은 여성만이 아니라 고령세대와 공동으로 성과를  공유하는 세대공감형 도전을 지원하는(사회적 경제 영역) 영역에 경영자로서 여성인력을 성장시켜야 한다. 
도전하는 여성은 아름답다. 미래 농업농촌의 새로운 물결은 당찬 도전을 시도하는 여성농업인들이 만들어 나갈 것이다. 여성농업인들의 새로운 도전과 꿈을 지원하자.

 

#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 황정환 연구사

데이터 기반 디지털농업기술 개발·확산하겠다

농촌진흥청은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농업기술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구현하기 위해 농업데이터, 생산기술, 정책지원의 3대 분야 10대 실천과제로 구성된 ‘디지털농업 촉진 기본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에 있다.
농업데이터 분야에서는 농업기술 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연구실에서 농업현장까지 발생되는 데이터 수집을 확대하고, 농업 R&D 데이터의 통합, 저장, 관리하는 AI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농가 서비스 확대와 데이터 개방·공유를 통한 창업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업생산기술 분야에서는 농업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드론 등 무인기를 활용한 원격탐사, 현장센싱을 통한 상시 모니터링, 자율주행 등 농업의 자동화 및 지능화를 위한 핵심 기반기술 개발을 통해 농업생산 자동화 기술로 노동력 절감 및 농작업 편의성을 확보하고, 생육단계별 최적 환경관리 등 데이터 기반 지능화 기술로 농업인의 의사결정을 지원함으로써 생산성 향상 및 소득 증대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농촌 및 농업 정책 지원 분야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적지 이동과 이상기상에 대응한 작목선택 의사결정 지원, 소비자 맞춤형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농식품 소비정책 지원, 농작업 사고 예방과 농업인 건강 관리, 귀농ㆍ귀촌 정착지원 등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농업기술이 적용ㆍ확대될 수 있도록 농업ㆍ농촌 전반에 걸친 정책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은 경제와 사회뿐만 아니라, 농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변화되는 농업 상황에 맞게 데이터 기반 디지털농업기술을 개발·확산함으로써 더 나은 농촌, 농업인의 삶을 위해 노력하겠다.

 

# 써브스트라투스코리아 김성은 대표

스마트한 농업으로
여성의 지위향상 이끌 수 있어

농업은 최근 50년 동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좋은 그리고 나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좋은 변화는 첨단 과학기술과 고도화된 자동화 기술이 적용됐다는 것이고, 나쁜 변화는 농촌의 고령화 심화와 농촌인구의 급속한 감소를 생각할 수 있다. 다행인 점은 좋은 변화가 나쁜 변화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업의 문제를 스마트팜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한 농업의 대표주자는 단연 스마트팜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팜은 우리 농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획기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나 농업 현장의 주요한 결정을 하는데 AI가 활용되고, 사람을 대신해 위험하고 힘든 농작업을 대신해 줄 로봇이 개발돼 속속 현장에 적용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제는 환경제어시스템(컴퓨터)으로 온실의 재배환경을 제어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농업의 스마트한 변화는 농민들의 삶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농가들이 가장 먼저 손꼽는 변화는 삶의 질적 향상이다. 기존 관행 시설원예에 비해 스마트팜(스마트한 농업)에서는 농작업의 강도가 매우 낮아지고, 힘들고 위험한 작업들이 기계화 및 자동화로 대체되고, 농민은 온라인(스마트폰이나 PC)으로 온실과 작물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게 돼 더 이상 농민이 온실에 붙박이로 지내지 않아도 된다. 그 외에도 생산량이 기존 관행농에 비해 크게 증가하며, 수경재배로 연중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농가의 소득이 크게 증가해 소득 부분에서는 도시민에 비해 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스마트팜의 확산은 여성이 시설원예에 참여하는 기회를 넓히고, 온실에서 단순 농작업을 하던 조력자에서 농장 관리자, 경영자로 빠르게 역할 전환을 할 수 있게 했다. 

농업도 생명을 양육(재배)하는 작업이라서 여성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인데, 스마트팜의 확산으로 재배뿐만 아니라 온실 환경제어, 경영관리 등 전 분야에 여성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성공적인 경영자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 인력을 관리하고 배치, 운영하는 부분에서도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공감 능력을 활용해 더욱 좋은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스마트팜을 구축하는 것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정부의 여러 가지 지원사업들을 활용하며, 무리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하고,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도 스스로의 노력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점과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스마트팜 분야에서 20년이 넘게 전문직으로 일하고 있는 나 또한 여성이다.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로서 나는 청년들, 특히 여성 청년들이 창업농에 도전해 보기를 소망한다. 감히 장담컨대 이 분야는 아직도 블루오션이다.

 

# 전북 청년창업보육센터 최연규 박사

실수와 실패를 줄여 경쟁력을 높인다

과거 농업은 힘으로 하는 농업으로 여성이 모든 걸 주도해서 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요즘의 여성 일자리의 변화는 다른 산업현장과 같이 스마트팜 농업현장에서도 뚜럿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청년창업보육센터의 스마트팜 교육생의 20%는 청년 여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경험을 가진 청년들이 농업현장에서 창업을 결심하고 뛰어 들고 있다.
펀드메니저, 모델, 간호사, 세프같은 직업을 가졌던 그들이 왜 어렵다는 농업현장으로 뛰어들고 있을까? 

지원자인 예비 여성농업인들은 현재의 산업구조 속에서 농업을 미래의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보기 시작했다. 실패를 거듭하며 얻은 경험의 축적과 힘으로 하는 농업이 아니라 작물이 요구하는 정확한 수치 데이터로 관리는 농업이 가능한 농업의 시대를 인지하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 팜이 실현되기 때문이다. 

‘스마트 팜은 힘들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힘도 들고 고생도 하지만 체계화된 교육 훈련 후 직접 작물재배하기에 실수와 실패를 반복 되지 않게 한다. 
또 첨단농업기술교육시스템이 이들에게 농업에 도전 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영농창업의 기회를 제공해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여성의 섬세한 작물관리. MZ세대들의 취향에 맞는 품목품종의 변화추구, 단순농산물을 생산보다 소비 트렌드에 맞는 가공식품 개발로 농업의 가치창출을 선도하는 게 여성농업인들이다.
스마트 팜은 이러한 가치 창출에 필요한 농산물을 가장 깨끗하고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고 계획생산이 가능하기에 청년여성농업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스마트팜 성공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 청년 여성농업인들은 이들을 사례를 분석하고 또 다른 변신을 추구하려는 노력으로 미래 농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  스마트농업 취재해 보니…

# 농촌여성신문 이희동 기자

민간 참여 있어야 스마트농업 생태계 완성

디지털농업이 더욱 확산되려면 민간의 참여가 핵심이다. 상주와 김제에 이어 밀양과 고흥에 조성 중인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농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기지가 될 것이다. 농식품부도 혁신밸리에 청년과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고 전문실증과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운영체계 구축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농업을 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농업 생태계를 조성해 정밀농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청년농 육성을 위한 창업보육센터와 임대형 스마트팜은 미래농업 인재 양성의 요람기지로 구축되는 등 많은 농업인들과 관계자들의 기대가 크다. 

초창기 청년농 등 인재양성은 싹을 틔우는 시기로 정부의 지원이 필수지만 민간영역의 성장이 중요하단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하지만 어느 스마트팜 혁신밸리 수출전문단지에 입주하기로 했던 민간기업 대부분이 포기했다는 점은 걱정스럽다. 대안으로 유리온실을 짓기로 했다지만 자칫 민간의 참여가 줄어들진 않을까 우려된다. 민간의 나설 영역이 극히 좁아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농업은 연구와 개발의 성과가 공공을 중심을 이뤄져 왔다. 하지만 타산업에서 IT분야의 벤처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처럼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농업은 민간주체의 참여가 관건이다.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중심이 돼야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민간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디지털농업 생태계가 구축돼야만 정부가 제시한 청사진이 계획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과거 많은 농정을 추진했던 것처럼 정부주도로만 디지털농업을 육성하는 기존의 방식을 답습한다면 결국 이 사업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 농촌여성신문 강수원 기자

다양한 보급형 스마트팜 확산 우선돼야

스마트팜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이 쏟아지고 농업인들 또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시설비용에 더욱 투자하는 등 첨단 농업에 대한 관심이 끊이질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올해 상반기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참 다양한 여성농업인들을 만났다.
여성농업인과 인터뷰를 진행할 때면 그 강단과 성실함에 매번 놀라곤 하는데, 스마트팜에 도전하는 여성농업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좋은 품질의 농산물, 더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기꺼이 고액의 시설비용을 투자하는 그 배포에 한번 놀라고, 아직 뚜렷한 수익이 이렇다 하게 생기지 않아도 꿋꿋이 농민답게 계절에 따라 제 할 일을 해내는 그들의 뚝심을 보며 두 번 놀랐다.

그럼에도 그들의 어깨가 참 무거워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자를 위해 떠안은 수억 원 대의 대출금과 데이터베이스가 아직 많이 모자란 매뉴얼, 초창기이다 보니 확실하지 않은 수확량과 판로, 함께하는 직원들을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 스마트팜이면 알아서 척척 될 줄 알았건만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더 공부해야 하는 현실, 이러한 모든 변수 속에서 등락이 심한 농산물 가격. 이것들이 내가 그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출지원과 손쉽게 농사지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각종 지원책으로 스마트 농업을 육성하려 한다. 마치 농촌의 현실과 어려움 등에 대한 설명 없이 농촌을 아름다운 이상향인양 그려 귀농귀촌을 장려하는 모양새와 비슷해 보인다.  

내가 본 여성농업인은 분명 육체적으로는 덜 힘들어 보였으나 고비용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불확실성 등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꼭 최첨단 시설을 갖춘 스마트팜만이 농업의 미래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고비용의 시설을 꼭 갖춰야 하는 것일까. 

고비용의 부담 없이 손쉽게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이들도 있다. 
전남 장흥에서 만난 꽃 농부 문정화 씨는 큰 비용 부담없이 스마트팜을 운영한다. 아버지가 사용하던 하우스를 물려받아 단동하우스 보급형 스마트팜 지원사업을 통해 시설을 갖춘 것이다. 온도, 습도 값에 따른 환경관리 시스템으로 그 기능이 매우 전문적인 것은 아니지만 한결 수월하게 농사지을 수 있어 귀농 후 농사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현재도 그 편리함을 만족스러워 했다. 

최첨단 스마트팜 시설도 좋지만, 단동하우스 스마트팜, 스마트노지농업 등 저비용 스마트팜 시설 보급에 더욱 집중해 더 많은 농민들이 스마트팜을 접할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 
스마트팜을 통한 농업의 산업화와 청년농 육성, 모두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고령화 등으로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농촌의 현실은 외면한 채 미래만 봐서는 안 된다. 지금의 농촌현실에 필요한 보급형 스마트팜  지원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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