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수확후관리공학과 김진세 연구사

세계최초 직냉식 냉장고 이용한 과냉각 저장기술 개발
과냉각저장고, 0℃ 이하에서 얼지 않고 저장해 발효 지연

▲ 김진세 연구사

“농업분야 연구에서 성능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 이외에 중요한 것이 경제성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경제성이 없으면 농업현장에서 사용되기 어렵거든요. 이런 점을 착안해서 제 연구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3~-10℃의 온도 범위를 설정하는 다목적 냉장고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을 개조해 항온 과냉각 저장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높은 에너지효율과 가격경쟁력 등을 고루 갖춘, 기술의 실용화를 위한 추가적인 활용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립농업과학원 수확후관리공학과 김진세 연구사(47)는 지난 8년여를 맛과 건강에 좋은 김치 연구에 모든 노력을 집중했다. 그리고 영하의 온도에서도 얼지 않고 저장해 김치 발효를 지연시키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발효를 지연시키는 ‘직냉식 냉장고’를 개발하고 출원 등록한 것.

김진세 연구사는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 맛있게 오래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상품김치의 잠재적으로 개선된 저장방법이 과냉각 저장(미국식품과학회자)’ 등 3건의 학술논문 발표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우수논문상(2020)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연구사는 또한 과냉각냉장고를 이용한 김치 등 발효식품 저장 등 4건의 정책자료 제공과 홍보 등에 앞장서오고 있다. 
김치는 살아있는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 유익하다는 세계적 공감대를 얻고 있다. 2015년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지에는 렌틸콩, 올리브유, 낫토, 그릭요거트와 함께 5대 슈퍼푸드로 선정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 김진세 연구사가 과냉각저장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도체 배치 통해 
온도진동을 완화하는 방법 적용

“김치는 저장이나 유통 중에도 계속적으로 증식 유산을 분비해서 시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당연히 천천히 발효되는 기술이 많이 요구되고 있지요. 또 오래 보관하기 위해 멸균돼 살아있는 유산균이 없는 중국의 파오차이와는 분명히 달라야 했지요.
액체가 어는점 이하에서 얼지 않는 현상을 물리학에서 과냉각(supercooling)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어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얼지 않고 저장할 경우, 김치 등 식품의 저장기간을 연장 할 수 있다는데 착안했습니다. 과냉각 상태에서는 온도진동이 크게 생길 경우 얼어버리는 문제가 있지요. 그래서 직접냉각방식(직냉식) 다목적 냉장고 내부에 전도체를 배치해 온도진동을 크게 완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김 연구사가 개발한 직접냉각방식은 전기사용량도 16kWh/월(측정값 15.1kWh/월 대비 보수적으로 설정)로 공기순환방식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높았다. 온도진동은 기술을 적용하기 전의 5℃ 편차에서 기술 적용 후 0.3℃ 이내 편차로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직냉식 과냉각 냉장고의 설정온도를 –2.5℃로 해 국내 대기업 상품김치를 저장할 경우, 1℃에서 저장했을 때보다 산도 0.6%의 잘 익은 상태에 도달하는 기간을 3주에서 12주로 3배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식품 학술지인 식품과학저널에 2021년 3월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저와 동료들이 개발한 직접냉각방식은 직냉식 온도부위를 열전도도가 다른 2종의 물질(알루미늄, 압출스티로폼)을 교대로 약 2cm 두께로 배치해 직냉 부위의 5℃ 이상의 온도진동이 직접적으로 내부로 전달되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냉장고 상부와 하부의 온도편차도 줄일 수 있게 해, 냉장고 내부의 온도가 ±0.3℃ 이내로 유지되도록 했지요.“

직접냉각방식(과냉각 저장)은 도어를 여닫으며 식품을 넣을 경우에도 냉장고 내부 온도가 목표 온도보다 크게 낮아지는 과도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수출 김치의 경우 현지에서 과냉각 저장고를 사용한다면, 수출 품질 균일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가정에서의 김치 저장
수출 김치에 모두 활용 가능

“상품김치의 경우 유산균이 ㎖당 1~10만 마리 수준으로 제조되고 있으나, 가정에서 김치를 담글 때와 같이 초기 유산균을 ㎖당 100마리 수준으로 수출김치를 제조한다면, 선박 수출기간 동안 발효돼 ㎖당 10만 마리 수준이 됩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과냉각 저장고를 사용한다면 최상의 김치를 유지할 수 있지요.

과냉각 저장고는 가정이나 업소에서 김치저장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축산물의 저장기간도 연장되고, 약용작물 종자도 발아를 억제하며 저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농업분야에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내부의 온도편차를 완화한 항온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상의 온도에서 항온항습저장으로 엽채류 저장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백신 등 의약품의 저장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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