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 특색사업 인사이드 – 충청남도 온종일돌봄사업

농번기에 일손이 부족한 요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충청남도는 농촌아이들의 돌봄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온종일돌봄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충남 부여 아미산 인근의 수리바위와 계곡을 감싼 아미골마을은 주민들이 마을교사로 나서면서 아이들이 꿈을 펼치는 터전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 충남 부여 아미골마을학교는 ‘마을학교 텃밭교실’을 통해 아이들과 마을교사가 재배한 농작물을 관리하고 수확하면서 먹거리의 중요성을 배운다.

“고향 떠나는 아이들…교육의 질 높여야”
주민-아이들 마을학교서 공감하며 함께 성장

농촌 교육 부재…아이 없으면 마을도 없어
마을체험프로그램과 마을돌봄교실, 마을방과후교실은 아미골마을학교의 주요프로그램이다. 이중 집중 교육하는 마을돌봄교실은 학교 일과를 마친 아이들이 집에 고립되지 않고 마을학교로 나와 마음껏 뛰어 놀고 건강한 간식을 챙겨 먹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마을학교 특색교육으로 ‘마을학교 텃밭교실’을 진행하면서, 직접 재배한 다양한 농작물을 관리하고 수확해 먹거리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아미골마을학교 권혁원 단장은 마을학교 운영이 쉽지 않다면서 아이들 교육에 무관심한 농촌 현실을 알렸다.
“고령화된 농촌은 자녀를 이미 장성하게 키워 출가시킨 경우가 많아요. 아이가 귀하다고 해도 공감은 할지언정 직접 체감은 못하죠.”

권 단장은 농촌 아이들의 교육이 이제는 다양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에 100명은 넘던 학생이 40명으로 줄었어요. 아이들이 없으면 마을도 없어집니다. 아미골마을은 읍내에서 26km 떨어져 있어 학원버스도 운행이 안 돼요.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여도 처음에만 읍내까지 아이를 자가용으로 데리고 다니지,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도 아이도 지치게 되죠.”

▲ 농촌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자 권혁원 단장은 마을자원을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마을교사 양성으로 교육의 질 높여
주민 8명은 아이가 줄어드는 마을 현실을 개선하고자 아미골마을협동조합으로 뭉쳤다. 어르신들에게 장터국수를 나누고, ‘외산토요장터’ 운영을 통해 농산물 판매의 장을 열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충남도의 온종일돌봄사업에 선정되면서, 교육청의 마을교사 육성사업에 참여했어요.마을 안에서의 돌봄선생님이었던 주민들은 마을교사 1기로 공식 인정을 받았습니다.”

아미골마을협동조합은 아미골마을학교로 체계화했다. 주민이 마을교사로 위촉 되면서 부여군에 육성된 마을교사 50여 명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권 단장은 주민들이 마을학교를 이끌어야 지속 가능한 농촌이 된다는 뜻을 밝혔다.
“마을이 지속 성장하려면 외부 강사가 아닌 주민들이 역량을 개발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야 됩니다.”

교육프로그램은 다양하되,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아이들 역량에 맞춰 난이도를 체계화하겠다는 전략을 말했다.
“드로잉수업은 초등학생 아이를 대상으로 시작했다가 쭉 발전시킨 프로그램이에요. 중학생이 돼서도 좋아하는 취향을 알고,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맞춤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미골마을학교는 이외에도 ▲캘리그라피 ▲요리 ▲체험놀이 ▲국악 등 특색 있는 자격을 갖춘 마을교사들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권혁원 단장은 대학을 졸업한 20대 마을청년 2명을 마을교사로 영입했다.
“앞으로 아이들에게 더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을 청년들에게 마을교사 양성교육을 추천해줬어요. 현재 청년 2명이 마을교사가 돼 연수 받고 있습니다.”
마을교사는 주로 여성들로 구성돼있다. 아이들과 긴 시간 지속적으로 교육 활동에 나서는 여성이 많아서다.

권 단장은 아미골마을학교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마을학교 교육 대상을 지역민 전체로 확대해 어르신을 위한 한글교실, 취미교실, 성인을 위한 다양한 직업체험교육을 함께 제공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마을교육공동체로 발전하겠습니다.”

■미니인터뷰 - 충남도 저출산보건복지실 이종필 장애인복지과장(직전 인구정책팀장)
“돌봄사업, 농촌지역에 확대할 터”

▲ 이종필 과장

저출산 극복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는 의지를 담아 전국 최초 실국명에 ‘저출산’을 붙였다.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을 비전으로 시행하는 ‘온종일돌봄사업’은 국비 없이 도와 시군이 손잡고 충남도만의 돌봄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돌봄체계는 학교 내 돌봄시설이 있어도 오후 4시30분까지만 운영됐다. 초등 저학년만이 대상이라 한계가 있다. 농촌의 돌봄 공백 해소가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마을돌봄사업을 시작했다.

충남도는 현재 15개 마을에서 약 530여 명의 주민들이 온종일돌봄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마을 특색에 따라 다르게 운영된다. 마을이 중심이 돼 아이들이 성장하고, 다시 마을의 울타리가 되도록 마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 앞으로 온종일돌봄사업을 7:3 비율로 농촌지역에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마을학교가 있는 농촌으로 입소문 나서 아이들이 오고 폐교가 되지 않고 있다. 다른 곳에 예산 쓰지 않고, 돌봄으로 아이들이 편하게 놀고 인성교육이 되도록 하겠다. 현장과의 지속적인 간담회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전국을 선도하는 충남형 돌봄 모델이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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