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색전시 – 폐플라스틱 재활용 형광조각전

무분별하게 버려져 조류를 따라 부유하던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변가에 떠밀려와 환경오염이 심각하다. 농업에서 쓰인 비닐, 농약병 등 영농폐기물은 연간 32만톤 발생하면서 바다뿐 아니라 육지에서도 쓰레기 수거처리에 많은 이들의 이해관계와 비용이 골짓거리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이혜선 작가는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 가운데 부표와 그물망을 활용한 ‘손등대’ 작품 여러 점을 조명박물관 ‘형광조각전’을 통해 선보였다. 이 작가를 만나 해양쓰레기와 영농쓰레기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쓰레기 재활용 문화에 대해 들어봤다.

플라스틱부표로 만든 랜턴작품 ‘눈길’
영농폐기물 줄이는 친환경농자재 개발돼야

▲ 이혜선 작가는 바다쓰레기를 예술로 해결해 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랜턴작품을 작업한다.

버려진 쓰레기, 생활용품 돼 ‘새활용’
이 작가의 주요 창작재료가 되는 ‘부표’는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돕도록 항로를 표시하거나 암초 등 위험물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설치하는 부체를 말한다. 양식장에서도 구역 표시를 위해 사용된다. 2개의 전시관을 통해 이 작가의 ‘손등대’ 작품과 작업물 창작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관람할 수 있다.
“밤이 되면 바다에 등대가 꼭 필요한 것처럼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로 재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손등대’라는 이름의 랜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각양각색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손등대 작품들은 작가가 직접 해변으로 떠밀려와 오랜 기간 방치됐던 부표를 주워 랜턴 작품으로 만들었다. 
“부표를 주워왔을 때 사실 만지는 게 꺼려질 만큼 더러운 경우가 많아요. 물미역이나 따개비가 장기간 붙어있는 상태였죠. 세척만 잘해도 새것처럼 보이는 쓰레기도 있었어요. 버려진 쓰레기를 더러운 것이라 생각 말고 활용 가능한 관점을 넓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선별된 해양 쓰레기는 이 작가의 금속공예기술과 창의력을 더해 인테리어 용품으로도 손색없는 작품으로 환골탈태한다.
“옛날 배나 선박에서 쓰던 랜턴을 모티브로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실생활에서도 쓰이도록 껐다 켤 수 있는 조명이 된 것이죠.”
주재료가 되는 부표는 페인트 등으로 색칠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빛바랜 부표를 잘라 활용한다고 한다. 
“쓰레기가 가진 이야기가 빛바랜 모습 자체에 간직돼 있다고 봐요. 굳이 가공하지 않아도 창작물로의 가치는 충분하죠.”

▲ 경기 양주 조명박물관에서 선보이는 ‘형광조각전’은 오는 9월5일까지 개최된다.
▲ 형광조각전에서는 플라스틱부표를 활용한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영농폐기물 심각…친환경농자재 사용 늘려야
이 작가는 농업에서 발생하는 영농폐기물에도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말농장을 하면서 잡초 자라지 말라고 비닐로 고랑을 매고 봄이 되면 비닐을 제거하면서 쓰레기로 처리한 경험이 있어요. 비닐에 따라 재활용하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두껍고 질긴 비닐하우스 비닐은 다른 곳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농사 지으면서 매년 필수적으로 발생되는 쓰레기를 다시 보고, 써보려고 하는 노력이 농업인들에게도 필요합니다.”
이 작가는 농업인들의 인식도 중요하지만 먼저 일회용 농자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친환경제품을 출시해야 된다고 했다.
“최근 생수 기업에서 상표를 없앤 노라벨 생수를 앞다퉈 판매하면서 생수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사례가 있죠. 농업도 매년 사용해야 된다면, 특정기간 안에 생분해 되는 친환경 농자재 활용을 늘려야 합니다.”
이 작가는 농약병에 대해서도 약품 특성상 재사용 할 수 없다면 농약을 리필 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사용한 농약병을 잘 버리는 실천은 물론이고, 농약을 리필하는 제도가 도입되면 좋겠습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농업인에게 인센티브를 준다던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농약 용기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