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밥상 -‘자연스럽게 먹습니다’저자 이정란이 전하는 7월의 텃밭& 요리 이야기

7월은 소서(小暑)와 대서(大暑)가 들어있는 달로 태양이 가장 높이 가장 길게 떠있는 시기다. 장마와 함께 무더위가 찾아오며 고온다습한 여름날씨를 보인다. 시원한 날씨를 좋아하는 상추나 청경채, 치커리, 쑥갓, 시금치 등의 잎채소들은 꽃대를 올리며 녹아내리기 시작하니 이 시기 한 번 정리가 들어간다.

주말농장은 보통 봄부터 가을까지 사용하도록 돼 있어 다음해 봄이 되면 밭이 정리가 돼 새로운 장소로 분양을 받게 된다. 몇 해 전 늦게 뿌린 가을당근이 채 자라지 못하고 있는데 이듬해 밭을 갈아버리는 것이 아까워 농장주께 다음해에도 그 자리를 사용할 수 있기를 부탁드렸었다. 그동안 쌓아뒀던 친분 덕이었는지, 다음해에도 같은 자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고, 그해 월동(노지에서 겨울을 남)을 해 볼 수 있는 특혜를 얻게 됐다.

다음해 봄이 되니 대부분의 허브들도 뿌리를 뻗어가며 자라고 있었고, 전해 여름 씨앗을 뿌린 가을당근도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처음으로 시도한 월동채소들이 자라는 것이 신기해서 당근 몇 주는 그대로 뒀더니 6월초가 되면서 하얗게 꽃대를 올렸다. 뿌리에 영양성분이 얼마나 많으면 이토록 건강하고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내는지…

대부분의 텃밭채소들은 잎채소나 열매채소 또는 박과채소로 뿌리채소는 당근, 비트, 우엉, 무, 토란, 생강 등 그 종류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잎채소들과 박과채소들은 음성의 차가운 성질이 강한데 비해 뿌리채소들은 양성의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응축하는 에너지가 강해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체온을 올려줘야 하는 암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식재료다.

텃밭을 하다 보면 채소들이 자라는 것을 직접 가까이에서 보게 되고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며 그 성질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는 사람을 알아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당근꽃 외에도 여러 가지 채소꽃들을 볼 수가 있다. 연분홍색 열무꽃, 보라색 치커리꽃, 노란색 앙증맞은 상추꽃, 연베이지 루꼴라꽃 등 하나같이 우리가 먹는 채소꽃들이 이렇게 예뻤나 싶을 정도로 채소꽃들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꽃대를 올린 열무나 상추줄기를 ‘대궁’이라고 하는데, 심이 생기기 전 연한 줄기는 껍질을 벗기면 아스파라거스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아삭하다. 열무꽃대로 피클을 담그면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고, 상추대궁과 여름상추를 섞어 김치를 담으면 그렇게 시원하고 맛있을 수가 없다.

7월이 되면 한낮에는 더위가 기승을 부려 낮시간을 피해 새벽이나 늦은 오후에 텃밭으로 향한다. 풀도 보이는 대로 뽑아주고 목마르지 않도록 물도 듬뿍 주고 나면 가장 크고 잘 익은 토마토를 하나 베어 문다. 붉은 태양의 기운을 머금고 자라서일까? 일찍 따서 후숙시키는 마트용 토마토에서는 맛 볼 수 없는 농익은 맛이 텃밭토마토에서는 느껴진다. ‘이 맛에 텃밭을 하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7월의 제철요리 - 토마토렌틸콩 스프

▲재료 토마토 4개, 렌틸콩1/2컵(100㎖), 마늘 2쪽, 페페론치노 2개, 양파 1/2개, 양배추 1/8조각,
샐러리 줄기부분 1대(20㎝), 물 2 1/2컵(500㎖), 월계수잎 2장, 코코넛 오일 2큰술, 양조간장 1+1/2큰술, 파슬리 조금, 소금약간

▲만드는 방법
①렌틸콩은 깨끗이 씻어 10분간 물에 불린다.
②잘 익은 토마토를 준비해 꼭지를 제거하고 꼭지 반대부분에 십자로 칼집을 낸 후 끓는 물에 데쳐 껍질을 벗긴 후 굵게 다진다.(얼음물에 담가주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
③냄비에 코코넛 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페페론치노를 넣어 마늘기름을 만든다.
④굵게 다진 양파, 양배추, 토마토를 순서대로 넣어 볶아준다.
⑤볶은 채소에 불린 렌틸콩을 넣어 살짝 볶아준 후 물, 월계수잎, 다진 샐러리를 넣고 중불에 15분 끓인다.(물 대신 토마토 데친 물이나 채수를 이용하면 좀 더 깊은 맛이 난다.)
⑥월계수잎을 건져내고 양조간장으로 간을 맞춰 5분 더 끓인 후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추고 스프볼에 담아낸다.
⑦파슬리를 토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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