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응수 원장의 건강한 중년 100세

"여성 폐암은 간접흡연
조리할 때의 미세먼지가
적잖이 영향을 끼친다..."

폐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자의 20%가 넘어 몇 년째 암 사망률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폐암은 3분의 2 넘게 흡연이 원인인데, 담배를 피운 기간과 담배를 피워 없앤 담배 갑수가 폐암의 발생이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왜 폐암이 다른 암보다 사망률이 높을까? 폐암은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심하지 않고, 흡연자들이 기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여성 폐암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여성 폐암이 늘고 있는 현상은 단순히 여성 흡연율 증가를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여성 흡연이 증가하는 것보다 폐암이 더 많이 발생하고, 여성 폐암 환자 가운데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여성 폐암은 간접흡연, 조리할 때 생기는 미세먼지 등이 적잖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닐까 추정한다.

그밖에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석면, 유리, 규산 등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은 보호장비가 필수적이고, 반드시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받아야 한다.
흡연에 의해 생기는 폐암은 편평상피세포암, 소세포암과 일부 선암이다. 이 가운데 1기, 2기, 3기, 4기로 나누고 수술만 잘 되면 결과가 좋은 편평상피세포암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제한기, 전신기 2가지로만 나누는 아주 자라는 속도가 빠른 소세포암이 일부를 차지한다. 이 두 종류의 폐암은 주로 가슴의 한 가운데 생기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암에 비해 수술이 까다로워 오랫동안 내과에서 약물치료만 했다.

그런데 1933년 봄, 미국의 의사 에바츠 그레이엄(Evarts A. Graham)이 처음 중심부에 생긴 암을 한쪽 폐 모두 제거하는 수술에 성공해 외과 치료의 길을 열었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쉰 살도 안 된 산부인과 의사가 환자였는데, 그레이엄은 그에게 세상에서 아무도 하지 않았던 수술을 처음 해보자고 했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던 환자는 기꺼이 수술에 동의했고, 손재주가 뛰어났던 그레이엄이 말끔하게 한쪽 폐를 떼어내 수술에 성공했다. 수술과 상관없이 비슷한 또래였던 그레이엄과 산부인과 의사는 평생 친구로 지냈는데, 환자였던 산부인과 의사는 자신을 낫게 해준 외과 의사를 위해 학술대회 같은 의사들의 모임에 따라다니며 수술상처를 보여줬다.

문제는 환자였던 산부인과 의사는 수술 후 바로 담배를 끊었는데, 수술했던 의사 그레이엄은 아무리 노력해도 담배를 끊지 못했다. 결국 그는 어떤 치료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폐암이 발견돼 몇 년 뒤 죽었다. 그런데 산부인과 의사는 수술을 받고나서 30년을 살아 그레이엄보다 6년을 더 살았다. 그는 투병하던 그레이엄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말했다.
“내가 담배를 끊으라고 했잖아!!”

<김응수/웃는세상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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