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견 교수의 재미있고 유익한 옷 이야기(108)

"우리 한복과 중국의 ‘한푸’는
태생도 형태도 입는 법도 다르다"

우리 옷이 자기네 옷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중국에 국제소송으로 대응하겠다며 나선 패션기업이 있어 화제다. 바로 ‘라카이 코리아’다.
‘라카이 코리아’는 1999년 스케이트보드화로 시작한 미국 라카이사의 한국법인으로 2017년에 런칭했다. 지금은 신발뿐만 아니라 티셔츠, 액세서리, 모자 등 다양한 의류를 판매한다. 라카이 코리아는 8.15 특별 이벤트로 문을 열더니, 독도며 한복 문제 같은 왜곡된 역사 바로 잡기에 앞장서고 있다.

패션브랜드로서 보기 드문 ‘나라사랑’이다. 특별히 2021년 3.1절 102주년을 맞아 적자에도 불구하고 독도 팔찌를 판매하고, 전 세계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뉴욕 타임스퀘어에 한복 광고를 내기도 했다. 아직은 감당키 어려운 광고비였으나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리기에 “망설임이 없었다.”고 했다. 중국의 모든 거짓말들이 사라지길 바라며 모든 역사 왜곡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과 일본에서 “역사왜곡은 한국의 전매특허”, “한국인들은 지능이 낮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역사는 모두 중국의 것이다.”라며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비하하는 악성 댓글이 폭주했고, 이에 대해 3월4일 국제소송을 통해 처벌하겠다고 과감히 나섰다.

중국의 한복 왜곡 논란은 동북공정 프로젝트(2002~2007년)부터 존재했고, 2010년대 말부터 2020년대 초엔 중국 드라마 등에 고증이 잘못된 한복이 등장하고, ‘한푸’의 일종으로 소개되더니 급기야 2020년 11월초 중국 한 모바일게임(샤이닝니키)이 한복을 중국의 전통의상으로 수정게재하면서 한중간 마찰이 더욱 커졌다. 

역사를 막론하고 패션은 여러 지역의 의상 문화가 섞여 빚어내는 시대의 증거물이다. 그러나 아무리 여러 문화가 섞인다 해도 흐름을 주도한 알맹이는 언제나 주인을 대변한다. 현재 가장 논쟁의 핵심이 되고 있는 명시대의 ‘한푸’는 비슷해 보여도 태생은 물론 형태도 입는 법도 매우 다르다. 또한 한푸가 명대의 옷이라면 한복은 그 이전에 이미 존재했었다. 몽고족의 원나라가 한 때 고려를 지배했었지만, 원보다 문화적으로 우위였던 고려를 매우 우대했다. 원의 공주들을 고려로 시집보냈으며, 원나라에서는 고려의 여인을 품어야 명문가로 인정받았고 원나라의 황후가 되기도 했다. 때문에 고려의 여인들이 공녀로 끌려가는 고초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옷이 ‘고려양(高麗樣)’으로 원 상류층의 유행을 주도했었고, 명나라는 그 뒤를 이은 나라였다. 고서나 역사서에 이에 대한 확실한 증거들이 남아 있다. 물론 우리 옷에 당나라, 원나라의 영향이 남아있는 건 부인할 수 없으나 우리의 삶 속에 섞이면서 한복은 우리에게 맞게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돼 왔다는 이야기다.

다 알고 있듯이 중국의 전통복은 ‘치파오’이고, 명의 옷이 아닌 청나라 만주족의 옷이다. 한푸를 계속 발전시키기는커녕 맥도 잇지 못한 형편에 새삼 자기 옷이란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억지다.
라카이 코리아의 ‘나라사랑’ 행보에 우리 소비자들은 “자랑스럽다”, “진정한 영웅”이라며 박수를 보낸다. 바야흐로 한복의 아름다움을 더욱 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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