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고흥‘소향 생태농원’김원호 대표

매실·체리농원에 팜스테이로 치유농장 ‘명성’
고흥로컬푸드 창업, 마을농산물 유자피자 등 인기
융복합 농업 성공시키고 ‘지속가능농업모델’  꿈 이룰 것

▲ 김원호·김소향 부부

전남 고흥은 우리나라 남쪽 끝 바다에 위치한 온난한 기후대의 3면이 바다로 싸인 반도다. 전국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로, 겨울철 기온이 내륙보다 약 2℃ 높아 유자·석류 등 난대성 작물 농업이 발달했다.
고흥은 다도해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소백산맥 끝자락인 팔영산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의 절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날씨가 좋은 날은 일본 대마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외나로도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아름다운 절경이 자랑이다. 작은 섬이면서도 두 개의 다리로 육지를 연결하고 있다. 외나로도의 하반마을 일대에는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연구개발 시설인 나로우주센터가 자리 잡았다.

고흥군 두원면은 고흥반도 중부에 위치하며 득량만을 향해 반도처럼 뻗어 나와 반도 속의 또 다른 반도로 주목받는 곳이다.
득량만으로 뻗은 이 반도를 지나 금오길에 접어들면, 금오저수지를 앞에 두고 숲속 힐링 장소로 인기 있는 ‘소향 생태농원(대표 김원호·55)’이 반긴다. 소향농원은 3600여 평(1만2000㎡)에 매실·체리와 석류 등 다양한 과일나무를 키우고 있다. 소향농원은 특히 팜스테이, 체험교육장 등 치유농장으로서 현대인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소향농원을 통해 고흥을 알리고 농가가 합심해 농산물 제값받기와 판매망 확대 등은 물론 농원의 융복합사업 성공에 따른 소득증대로 지속가능한 농업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김원호 대표는 경남 산청이 고향이다. 부산 도시가스를 24년간 다녔다. 그곳에서 아내 김소향씨(50)도 만났다. 소향농원은 아내만큼 듬직한 동반자라는 의미에서 이름 지었다.
“직업 특성상 야근이 좀 많았습니다. 임금은 많았지만 단조롭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그러면서 귀농을 한 번씩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3년에 아내의 고향인 고흥으로 전격 귀농을 하게 됐지요.”

김 대표는 농사에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단다. 직장 업무였던 안전관리, 영업, 해외사업 등 모두 농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김 대표는 귀농과 함께 자신의 경영지식을 농산물 마케팅에 접목했다.
“농지를 사고 임차해서 매실 등 과일을 심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각종 농업교육 프로그램에 참여를 했지요. 그리곤 장인어른이 생산한 유자를 계기로 농업법인 고흥로컬푸드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서 지역농산물을 팔고, 유자피자도 개발해 팔고, 고흥덤벙빵도 개발해 판매할 수 있었지요.”

▲ 어린이들이 소향 생태농원을 찾아 피자를 만들고 추억을 쌓았다.

김 대표는 초기 귀농 정착의 어려움으로, 농업지식 부족과 제한된 인적교류로 인한 정보습득 부족을 들었다. 그렇지만 고흥군 등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교육과 개별 방문 지도로 초보 농사꾼도 곧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단다. 여러 해 거듭된 실패에도 김 대표가 잘 극복하고 빠른 시일 내에 귀농에 정착할 수 있던 요인으로 SNS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적극적인 식품가공을 꼽았다.
“귀농 전에는 농업에 자신은 있었지만 지식은 전혀 없다시피 했어요. 그러다보니 농업관련 서적과 주위 분들의 조언에 의지했는데, 처음에 매실을 추천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시작했는데 과잉공급으로 가격이 폭락해 어려움이 컸습니다. 결국은 SNS를 통한 직거래로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전량 판매를 이뤄냈지요. 요즘에는 식자재용 소스 재료로 개발해 판매 중입니다.”

김 대표는 2020년부터 시작된 체리 수확이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서 영업이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동네이름이 금오마을이에요. 제가 막내지요. 마을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해내는 일이 중요한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게 하는데 노력하고 있지요. 특히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와 같은 사업을 마을 공동체사업으로 추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 사업은 전남 이외의 시군에 거주하는 이가 고흥에 와서 50∼60일가량 숙박하며 농사체험·영농교육 등을 무료로 받는 프로그램이지요.”

김원호 대표는 요즘 유튜브의 1인 크리에이터로서 고흥의 뛰어난 경관과 관광자원을 홍보하고, 맛있는 음식을 소재로 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개할 준비 작업으로 바쁘다.
“농업은 모두가 함께 할 때 그 효율성이 큽니다. 그러면서도 생산과 가공·판매 모두가 같은 구조처럼 움직여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요. 소향농원과 금오마을을 통해서 가장 성공적인 농업모델로 우뚝 서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