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농촌진흥청 축산환경과 이동준 연구사

▲ 이동준 연구사

친환경 열분해 기술로 축분 처리의 새 패러다임 제시
이산화탄소 활용한 열분해로 가축분뇨 규제 대응기반 마련

“입사할 때부터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부담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 필요성이 컸었습니다. 연구를 하면서도 농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여러 선배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들을 저의 상황과 빗대어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언제나 많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지요. 최근에 열분해 공정의 가능성을 구명한 연구결과도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다만, 그만큼 이 기술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메시지 정도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실용화)를 항상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향후 축산분뇨 처리를 대표할 수 있는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농촌진흥청 축산환경과 이동준 연구사(33)는 지난 2014년 입사한 이래 지금까지 줄곧 가축분뇨의 친환경 처리와 관련해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관련 논문만 ‘축분 바이오차 및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계분 촉매 열분해 연구’ 등 4건에 이른다. 이 같은 공로로 농촌진흥청장으로부터 농업연구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9년을 기준으로 국내 가축 사육두수는 2억1629만5천 마리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1990년 대비(8120만7천 마리) 모든 축종에서 크게 늘었음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가축 사육두수의 증가는 국내 축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으나, 이와 동시에 가축분뇨의 처리 문제 또한 불가피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2012년을 기준으로 해양 배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국내에서 발생되는 가축분뇨는 전량 육지에서 퇴·액비화(91.4%, 2019, 농식품부)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양질의 퇴·액비 생산은 작물 생산에 필요한 화학비료를 대체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으나, 특정 지역에 부영양화 초래가 우려되는 것은 물론, 덜 부숙된 퇴비의 이용에 따른 환경오염 또한 문제시 되고 있다.

“환경부에서 가축분뇨에 의한 환경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양분 관리제’를 포함한 여러 규제 강화를 시행하고 있지요.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편중된 기존 처리구조(가축분뇨 자원화 방식)를 개선할 수 있는 가축분뇨 이용 에너지화 기술 개발이 꼭 필요한 상황이 이어져오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가축분뇨를 활용한 여러 에너지화 기술 중 열분해 공정의 적용 효과를 구명하게 됐지요.”

“일반적으로, 열분해 공정은 무산소 조건에서 외부 열을 통해 화합물이 분해되는 일련의 반응을 나타냅니다. 반응을 위해 질소나 아르곤과 같은 비활성가스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열분해 각 공정마다 발생하는 폐기물인 이산화탄소는 포집 외에는 처리 방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기존 열분해 공정의 기술적 한계점(경제성, 폐기물 발생 등)을 해결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온실가스를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이용 가축분뇨 열분해 공정 시스템’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효과를 구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사는 이산화탄소를 반응가스로 활용해 기존 열분해 공정(질소 이용) 대비 합성가스가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열분해 산물인 축분 바이오차(biochar)를 촉매제로 활용해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적인 에너지화 기술 개발에 대한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사는 그렇게 가축분뇨를 활용한 열분해 공정에서 이산화탄소의 합성가스 생산 증대효과를 밝혀냄으로써 향후 산업 규모의 열분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었다.

“열분해 공정이라는 새로운 에너지화 기술을 통해, 퇴·액비화에 편중된 국내 가축분뇨 처리 기술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다양한 내용의 연구 결과는 해외 유수의 학회지에 논문이 게재돼(SCI 4편 개제) 새로운 연구 분야에 대한 가능성을 검증받았습니다.”
이동준 연구사는 열분해 공정이라는 에너지화 기술 개발을 통해 농촌진흥청에서 수여하는 농업기술대상을 수상하며 성과의 창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향후에는 탄소중립과 같이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에너지 생산 기술에 대한 기술 수요가 높아지는 것을 고려했을 때, 온실가스로 대표되는 이산화탄소와 가축분뇨를 활용한 열분해 공정은 더욱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가축분뇨 퇴·액비를 활용할 수 있는 농경지 면적의 감소(2019 기준 158만1천ha)와 각종 환경적 규제(양분관리제, 퇴·액비화 기준 등)는 여전히 축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가축분뇨를 활용한 여러 에너지화 기술 등이 개발돼 시도되고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축분뇨 자원화를 대체할 수 있는 실용적인 에너지화 기술 개발은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요. 따라서 그동안 연구를 통해 검증된 열분해 공정 등을 더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향후 가축분뇨 에너지화 기술을 대표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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