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김영애 경기도연합회장

▲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여성리더로서 생활개선회원들이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김영애 생활개선경기도연합회장은 생활개선회원이 지역사회의 여성리더로서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탄소중립’ 실천운동으로 깨끗한 농촌 물려줘야
 교육활동 집중해 회원 역량 높이는데 최선
‘모성의 힘’ 바탕으로 농촌여성 대변할 것

“네~ 지금 복숭아 적과 중이라 무척 바빠요. 그래도 모처럼 시간 내서 오셨는데, 없는 시간이라도 만들어야죠.” 신문사 취재에 응하는 김영애 회장의 목소리는 명랑하고 활기에 넘쳤다.
“글쎄 오늘 갑자기 인력이 구해져서 부랴부랴 적과작업을 시작했어요. 정성껏 관리해야 가을에 즐겁죠.”

그의 복숭아 농사는 올해로 27년째다. 이젠 베테랑 여성농업인이 된 터라 고품질 복숭아를 생산하기 위해 온갖 노하우를 정성껏 발휘하는 모습이다. 복숭아 가지에서 한 알 한 알 조심스레 적과를 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갓난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33년째 생활개선회에 몸담아온 김 회장은 지난 2월23일 제15대 한국생활개선경기도연합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때 그는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농촌여성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는 경기도 생활개선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대외활동이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연합회를 멋지게 이끌어 나가고 싶었지만 주변 상황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초순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에 자리한 김 회장의 자택 거실에서 모처럼 오랜 시간 대화를 가질 수 있었다. 
우선 농사일부터 물어봤다.

-복숭아 농사는 괜찮은지요?
“우리 농장에서 생산하는 복숭아 대부분은 ‘장호원 황도’라는 품종이에요. 복숭아도 조생, 중생, 만생이 있는데 저희 복숭아는 9월 상순경 출하됩니다. 일반적인 황도보다 크기가 크고 과육이 단단하며 당도도 높아서 소비자 반응이 최고죠. 수입도 꽤 짭짤합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지난해 장호원에서 열린 이천시 주최 복숭아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어요. 색택과 모양도 예쁘고, 특히 당도가 높아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ITC 사업을 받아 시행했죠. 덕분에 품질도 더욱 좋아졌습니다.”

-생활개선회 활동은 언제부터?
“제가 시집와서 큰 애를 낳고 들어갔으니까 1989년쯤 될 것 같네요. 주변에서 권해서 가입했는데, 농업기술센터에 가서 교육받는 일이 무척 즐거웠어요. 하나 하나 배워갈 때마다 제가 더 성장하는 것 같고, 뭔가를 해내는 성취감도 느껴가면서, 생활에 활력소가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곳 교통이 매우 열악했지요. 하루에 버스가 다섯 번이나 다닐까? 하여튼 지금은 왕복 한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그때는 교육에 참여하기 위해 하루 종일 투자해야 했어요. 그래도 그 때가 즐겁고 보람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기억에 남는 교육은?
“제빵 교육, 한식조리사, 천연염색 등이 특히 기억에 남지요. 당시 생활지도사 선생님들의 열정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덕분에 저는 제빵과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었고 천연염색도 자신있지요. 농업기술센터 교육 프로그램은 정말 우리 여성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제가 농촌지역에서 여성지도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도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우고 익힌 겁니다.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

-음악 밴드 동아리 활동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겨울 농한기 때 여유가 좀 있어서 취미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즐겁고 보람도 있었어요. 저는 밴드에서 드러머(드럼 연주자)를 맡고 있지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공연 봉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장애시설이나 양로원 등을 방문해 재능기부 활동을 좀 했지요. 저희가 연주하는 곡에 관객이 흥겨워하면서 하나가 될 때 가슴에 무언가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요즘 공연활동을 못해서 좀 아쉽긴 하네요.”

-경기도연합회에 이런 동아리 활동을 도입하면 어떨까요?
“도단위에서 활동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우선 자주 모여야 하는데 지역적으로 애로가 있지요. 하지만 시군단위에선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사실 도내에도 시군연합회마다 다양한 취미, 레저 활동을 진행하는 연합회가 많아요. 어쨌든 우리 농촌의 여성들도 농사일뿐만 아니라 여가활동을 폭넓게 즐기고 활용해야 한다고 봐요. 결국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잖아요.”

-어떤 경기도연합회를 만들어갈 계획인가요?
“경기도는 인구가 1천만이 넘는 큰 도잖아요. 다른 지역에 비해 도시화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경기도 농업인구도 상당하고, 근교 농업, 낙농, 축산, 과수 등이 강점이죠. 특히 저희 임금님표 이천쌀과 장호원 햇사레 복숭아의 명성은 전국적이잖아요.”
“우리 경기도생활개선회원들은 그만큼 자부심과 의욕도 높습니다. 도시농업도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지요. 그래서 저는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여성지도자로서 우리 생활개선회원들의 역량이 크게 발휘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탄소중립 실천운동을 진행하고 계시죠?
“경기도생활개선회원들 대부분이 농촌과 도시에서 모범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요. 특히 깨끗하고 살기 좋은 환경을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강해요. 그래서 경기도연합회는 요즘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운동을 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일 도농업기술원에서 실천운동 선포식을 가졌고, 회원들 모두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텀블러 사용하기 ▲아이스팩 재활용 등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실천과제를 우선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요.”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와 경기도연합회를 위한 각오는? 
“회원 개개인의 능력과 역량을 높이고, 도시와 농촌의 핵심리더로서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는 교육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회원들이 손수 만든 생리용품(면생리대 등)을 개발도상국 여성들에게 공급하는 봉사기회를 찾고 있어요. 물론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만 상황이 달라지면 추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비대면 교육도 크게 늘렸어요. 올해도 비대면 회의 프로그램인 ‘줌’을 통해 6월에도 두 차례나 교육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떤 각오로 회를 이끌 생각이신지...
“우리 경기도생활개선회원들은 모두가 앞장서서 이끌어 나가려는 열정과 사명감이 충만합니다. 모성의 힘을 바탕으로 농촌여성의 목소리를 꾸준히 강하게 대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게 막중한 책임을 주신 회원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회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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