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A시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선 농촌여성

FTA(자유무역협정) 확대로 농산물도 세계가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이를 극복할 핵심은 농업의 경쟁력 강화에 있으며 전통적인 생산에서 탈피해 생산 ․ 가공 ․ 유통까지 과학기술을 적용한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장마 등 이상기후로 농산물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농산물 가격이 올랐고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농산물도 공산품처럼 적정량의 생산과 유통 시스템을 갖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농업의 디지털화는 필수적이다. 스마트팜 등 디지털 농업을 도입해 안전하고 안정된 농산물 생산과 유통으로 농업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여성농업인들을 만나봤다.

 

⑤ 전북 창업보육센터교육생 류희경씨, 경북 창업보육센터교육생 이수빈씨

 

▲ 전북 창업보육센터 3기 교육생으로 엽채류 스마트팜 아름에서 교육실습 중인 류희경씨

스마트팜 도전, 자본 소요 많고 기술과 지식은 필수
창업보육센터, 장기 이론·실습교육으로 리스크 줄여

청년 유입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술집약적 농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스마트팜 확산은 정부 혁신 성장 8대 핵심과제 중 하나다.
스마트팜 청년창업보육센터(이하 창업보육센터)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청년들을 선발해 이론 교육과 실습으로 미래 농업을 이끌 인재로 키우고 있는 곳이다. 김제·상주·고흥·밀양 등 전국의 4개 지역의 스마트팜혁신밸리가 준공되면 그 안에 자리 잡게 되며 현재는  전남·전북·경남·경북 4곳에 창업보육센터를 선정해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다.
농식품부 신동욱 사무관은 “스마트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하는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고 모험적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북 창업보육센터 운영은?

창업보육센터는 스마트팜 확산의 한 방법으로 단기에 그쳤던 스마트팜 교육을 기초단계부터 장기로 실시하는 실습 위주의 영농기술 교육 과정이다. 2018년 시범사업으로 전북·전남·경남 보육센터에서 각 20명씩 60명을 선발해 교육생을 배출했다.

전북의 창업보육센터는 김제의 농식품인력개발원에서 운영을 맡았다. 2018년 시범사업 교육생 중에서 11명이 수료했고 그중 7명이 창농을, 3명이 취업했으며 1명은 미디어관련 창업 중에 있다. 창업보육센터 2기는 2019년 전북과 경북 2곳에서 각 52명씩 104명을 선발해 올해 6월까지 경영실습 중에 있다.

창업보육센터의 교육과정은 총 18개월로 2개월은 인문교육을 비롯한 이론과정이다. 6개월은 선도형 농가실습을 거치며 1년은 선도형이나 창업보육센터가 있는 지자체의 임대형 온실 등에서 위탁교육하고 있으며 올해 6월에 2기 교육생을 배출한다. 전북에는 김제·임실·군산에 임대형 온실이 구축돼 있으며, 올해 안에 스마트팜혁신밸리에도 임대형 온실이 준공예정이다.
2020년 3기 교육생은 전북·전남·경북·경남에서 각 52명씩 208명을 모집해 6월까지 교육형 실습을 마치고 7월부터 경영실습 예정에 있다. 올해는 4기에는 208명 모집에 625명이 지원 3: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 올해 스마트팜혁신밸리 안의 청년창업보육센터가 준공되기 전까지는 전북 농식품인력개발원에서 교육을 받는다.

여성가산점은 없어도 여성교육생 20% 차지
전북 창업보육센터에 2기생 52명 중 10명, 3기생 11명이 여성으로 교육생 중 약 20%가 여성 교육생이다.
전북 창업보육센터의 박길준 주무관은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히 선발에 가산점은 없으나 교육생 모집 때의 영농창업계획서 기본적 농업교육 과정 등에서 여성의 섬세함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여성 교육생의 장점을 얘기한다.

전북의 창업보육센터를 맡고 있는 전북 농식품인력개발원은 2011년 세워진 지자체 독립기관으로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이 있다. 특히 4곳의 창업보육센터 중에 시설원예 분야에 특화돼 있고, 조직의 인원 구성이 임기제 전문가로 순환업무를 하고 있어 전문성을 갖춘 장점이 있다.

전북 스마트팜 창업보육센터생 3기인 류희경씨는 농업회사주식회사 아름에서 교육형 실습 중이다. 류희경 씨는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국제기구의 환경관련 단체에서 NGO 활동을 하며 세계적으로 보편적 관심이 대두된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NGO 활동 당시 중국의 농촌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농촌의 변화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됐죠. 먹거리와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고, 직접 농업에 뛰어들어 보는 것도 좋겠구나 싶었죠.”

류희경씨는 정부의 귀농귀촌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창업보육센터에 대해 알게 됐다. 
“농업의 비전이 와 닿았어요. 코로나19로 세상이 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영원히 변하지 않을 먹을거리, 식량의 중요성에도 눈 떴죠.”

류희경씨가 전북창업보육센터를 선택한 것은 특히 엽채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북은 농업의 허브기도 하고 수도권의 소비 시장과 거리상 가까워 기대하는 바가 있었어요.”
류희경씨는 생육기본 원리와 경영원리 특수환경 작물의 이해 등에 대한 이론교육을 마치고 지금은 주식회사 아름의 온실에서 실습교육 중이다.

내년 6월 창업보육센터교육을 마치는 류희경씨는 우선 전북 김제의 스마팜혁신밸리의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창농에 도전해 실패 없는 농사를 해볼 계획이다.
“샐러드용 엽채류 생산을 하려구요. 식생활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샐러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유망해 보여요.”

류희경씨는 농업을 환경으로 먼저 접근해 알게 됐고, 식량안보의 중요성과 기후변화의 파고를 넘을 방법으로 스마트팜 농업에 미래를 걸고 있다.
스마트팜혁신밸리의 임대형농장은 1500평 규모로 설계됐다. 전북엔 10동이 구축되며 보육센터 교육을 마친 교육생 3명이 함께 운영할 수 있다. 

“스마트팜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 되죠. 개인이 대출로 부담하기엔 선뜻 다가서기가 쉽지 않죠. 농지 구입은 물론 대출을 위한 담보능력도 두꺼운 벽으로 다가옵니다.”
류희경씨는 자본이 없는 청년이 스마트팜에 도전할 수 있게 다양한 옵션을 원했다.
그리고 정책적 측면에서 소통의 기회와 창업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외국처럼 투자가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을 얘기했다.
 

 

▲ 청년창업 보육센터 3기생인 이수빈씨는 경북 의성에서 경영실습 과정 후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3년간 내공을 쌓을 계획이다.

실패부담 없는 창조공간 만든다

실패부담 덜고 영농경험 축적하며 창업자금도 마련
청년창업 보육센터 이수빈씨 “전무후무한 농장 만들고파”

ICT기술을 접목한 첨단온실에서 모든 도전을 가능케 하는 농산업 융복합단지가 경북 상주시 사벌국면 엄암리 13-25 일원에 들어서게 된다. 이곳의 핵심시설과 인력은 청년창업 보육센터와 교육생이고 운영기관은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이 맡게 된다.
올 연말 모든 시설 완공이 예정된 상주는 청년창업 보육센터가 이르면 6월에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의 유리온실은 1.91ha 규모로 각 교육생에게 330㎡가 할당됨에 따라 충분한 창농공간이 확보됐다.

새로운 콘셉트의 농장 꿈꿔
이곳에서 다양한 꿈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청년창업 보육센터 3기생인 이수빈씨도 마찬가지다. 올해 경영실습 과정에 있는 그는 농업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다. 자동차 부품관련 회사와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었다.

“평소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많던 어머니가 농업방송을 시청하시다가 IT기술이 접목된 농업현장을 보셨고, 직접 스마트팜 축사까지 다녀오신 후 농업을 추천해 주셨어요. 처음에 당황스러웠죠.”
하지만 도시에서 별 보고 출근해 별 보고 퇴근하는 찌든 삶 대신 농촌에서 생명체를 가꾸며 땀 흘리고픈 마음이 불쑥 들었다. 근데 문제는 농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찾아낸 곳이 청년창업 보육센터였고, 교육을 마친 후엔 경북에서 새로운 콘셉트의 농장을 만드고픈 꿈이 생겼다.

“스마트팜 농장에서 경영실습을 하며 느낀 건, 제가 쌓은 경험이 의외로 도움이 될 수 있단 점이었어요. 컴퓨터로 기기를 제어하는 일은 회사에서 익숙한 일이었어요. 친구 5명과 농업과 복지가 결합된 새로운 농장을 만들 계획이에요.”

미술과 놀이치료, 요양보호, 특수교육치료 등의 재능을 가진 친구와 합심해 딸기 재배과정을 체험하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돌봄이 가능하며, 휴식공간인 카페까지 갖춘 농장이 이수빈씨가 꿈꾸는 곳이다. 최근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한 그는 친구들의 재능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춰 지역의 명소로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지금 농업내공을 더 쌓는 일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경영실습 과정이 끝나면 혁신밸리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3년 경험을 더 쌓고, 청년농업인 스마트팜 대출 도움도 받을 생각이에요.”

▲ 경북 상주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창업 보육센터와 실증단지, 임대형 스마트팜 등이 들어서게 된다.

스마트팜 신기술 실현
이수빈씨는 ‘올봄 딸기연구소’에서 실습과정을 수료하면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임대형 스마트팜은 2.02ha의 비닐온실 2동과 1.71ha 비닐온실 1동이 들어선다. 현재 수출전문단지로 계획된 공간에 비닐온실을 최대 3동 더 늘릴 계획이다. 최대한 창농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이곳을 이용하는 인력을 지원하고자 함이다. 임대형 스마트팜은 청년창업 보육센터 수료생 중 시험성적과 면접을 통해 12명을 선발해 입주시킬 계획이다. 3명이 1팀을 이뤄 3년 동안 임대해 경험을 축적하면서 실제로 창업자금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청년층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중요한 게 주거시설과 여가시설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임대주택 28호를 건립하고 4인 가족형과 1인 원룸형 등 최대 76명이 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회의실과 동아리방, 북카페 등이 포함된 커뮤니티센터와 유리온실 카페, 농업문화거리 등이 포함된 혁신밸리 문화거리도 중요한 문화시설이다. 이곳은 올해 조성에 대한 기본계획 용역 시행 후 내년 본예산 편성을 목표로 추진하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많은 이들이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거는 기대는 크다. 농업도시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상주는 이곳이 첨단 미래농업의 요람으로 성장이 목표다. 기존에도 귀농인구가 꾸준히 유입됐지만 스마트팜 혁신밸리 완공 이후 영농의지를 갖춘 인력이 정착하고, 스마트팜 관련 기술업체도 다수 입주하게 된다면 지역에 파급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추진에 있어 난관도 많다. 수출전문단지에 참여하기로 한 희망자 전원이 입주를 포기하기도 했다. 토지에 대한 권리를 설정하지 못해 융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비닐온실 추가 설치 등 경상북도와 농식품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수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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