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효행청소년단 주최 2021 효행편지쓰기 수상작

▲ 이근수 현대조경 대표

어제 그 더웠던 날씨도 서늘해집니다. 편안하신지요?
저희들 6남매를 기르실 때에는 아주 매서운 강풍도 이기시고 오직 가족만을 먹여 살리기 위하여 밤낮없이 어머니는 헌신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오늘날 저희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못해도 단란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저도 초록의 나이가 되어 어머니 생애를 돌아보니 너무도 어려운 시절에 고생을 많이 하시면서 살아오셨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생을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지금이 바로 엊그제 같은 시절이 생각납니다.

아버지는 술을 너무 좋아하시다 술로 세상을 떠나셨죠. 그때만 생각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듯하군요.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 행여채를 붙들고 뒹굴고 울던 때가 바로 생각이 납니다. 큰일을 치르고 보니 어린 시절이지만 변소간 넘는 것을 보고 바로 이제부터 아버지가 하시던 일들을 모두 제가 맡아서 배우기로 결심하고 똥장군을 배우기 시작했었죠. 그 똥장군은 커서 힘이 들어 그 동네 동수씨를 찾아가서 일 년만 아버지 장군하고 바꿔서 쓴 다음 다시 돌려주겠다고 하면서 배우기 시작했죠. 그때가 바로 37년 전 봄입니다.

저는 어머니가 지게질하시고 똥구뱅이를 이고 다니시는 것을 보면 불효하는 것 같아서 어머니한테 밭일이나 하시고 지게질이나 똥구뱅이를 이고 다니시며 일을 하신다면 저는 죽어버리거나 집을 나가겠다고 했었지요.

그렇게 어머니와 함께 살던 때를 그 누구 형제들도 알지는 못하고 있을 거예요. 그러다 큰 누님 덕으로 고향을 떠나 대전으로 오게 됐죠. 그렇게 살고 보니 어머니 두 아들이 있으시면서 어머니를 못 모시고 사는 것이 죄송한 마음입니다.

말하지 않는 형님이나 저는 불효하고 있는 마음으로 항시 가슴 아프게 살고 있답니다.
“용서하세요.”
그러나 세상이 지금은 아들 딸 구별하는 세상이 아니고 아들만 부모 모시는 게 아니에요. 어머니 편안하신 대로 사세요. 늘 아들들은 어머니한테 죄송한 마음 잊지 않고 있답니다.
항시 편안하세요.

어머니 아들 근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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