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기술원이 뛴다- 강원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그동안 농업과 농촌발전을 견인해 온 지방농촌진흥기관인 각 도농업기술원은 2020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위기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해 2021년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사람과 환경중심 농업·농촌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신사업 창출, 4차산업과 연계한 농업의 융복합화, 비대면 디지털 영농실현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을 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 환경농업연구과는 환경을 보전하면서 경제성을 갖춘 약제와 기술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생분해성 멀칭필름 효과 확인되면 도비 지원 계획
바이러스 진단키트 보급 및 고랭지배추 비훈증성 약제 선발

환경과 경제성 다 잡다
농업의 고질적인 노동력 부족은 그동안 환경 보전이 후순위로 밀린 큰 이유였다. 하지만 환경을 보전하면서 경제성도 갖춘 농법이 속속 개발되며 이를 확산하기 위해 농업기술원이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환경농업연구과도 환경을 지키면서 노동력 절감에도 효과적인 농법 확산에 힘쓰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생분해성 멀칭필름이다.

평창과 횡성, 영월 등 총 5ha에 햇빛과 미생물로 분해되는 생분해성 필름의 실증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 일회용품 농자재인 멀칭필름은 생산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이었지만 토양오염과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주범이었다. 가격은 기존 멀칭필름보다 3배 이상 비싼 탓에 옥수수처럼 제거하기가 어려운 일부 작목에만 쓰이면서 전체 멀칭필름 중 0.5%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환경오염과 수거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했을 때 훨씬 경제적이라고 판단하고, 차후 도 차원에서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효과성을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어 시범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일부 시군이 지원을 하고 있지만 널리 확산되려면 도비로 지원돼야 할 필요가 있다. 생분해성 멀칭필름을 생산하는 업체가 꽤 있지만 두께와 분해기간에 대한 규격이 없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규격이 정해지고 생분해성 멀칭필름에 대한 신뢰성을 높인다면 사용하고자 하는 농가들이 늘 것으로 환경농업연구과는 기대하고 있다.

가장 효과적 방제법 찾는다
기상이후로 병해충 발생빈도가 많아지고 예측도 어려워지면서 농가들의 고민이 깊다. 그래서 발생을 예측해야 한다는 농업현장의 요구가 많다. 농업기술원은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분양하고 있다. 올해 봄만 해도 예년보다 고온현상으로 해충 발생시기가 빨라지고 확산세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진단키트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에 각 시군에 시설채소 농가 위주로 2000점의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보급한 바 있다.

디지털농업 발달로 병충해 발생 예측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반영해 보다 정밀하게 예측 모델 구축을 위한 빅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온도와 습도, 강수와 가뭄 등 어떤 조건에서 어떤 병해충이 발생하는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되면 적은 비용으로 방제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농가는 쉽게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름철 늘어난 폭염일수로 생산량 급감의 어려움에 처한 고랭지 배추농가를 위해 대응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 기술은 토양이 가뭄에 견딜 수 있는 미생물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랭지배추 뿌리에 기생해 양분을 빨아먹고 잘 자라지 못하게 하는 토양전염병 방제에도 나선다. 시들음병 등을 방제하기 위해 기존엔 훈증성 약제를 처리하고 비닐을 씌우는 것으로 대처해 왔다. 올해 환경농업연구과는 8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경제성을 갖춘 비훈증성 약제를 선발할 방침이다.

또한 건강한 토양을 위해 바이오차와 녹비작물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강릉에 바이오차의 원료로 쓸 수 있는 목재팰릿은 연료전환 후 남은 부산물이 발생하는 영동에코발전본부가 있어 공급에도 유리하다. 게다가 바이오차는 탄소포집과 비료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 배출도 저감함으로써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단 점도 중요하다.

 

■담당자의 말-고재영 환경농업연구과장

환경보전기술 연구에 매진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바이오차를 활용하는 것과 자연에서 분해될 수 있는 멀칭필름은 자원을 순환하면서도 환경보전과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도 농업분야에서 탄소를 줄이는 것을 포함해서 환경을 최대한 보전할 수 있는 기술연구에 매진할 것이다. 향후 농업기술원이 새로 이전하게 되면 토양분석과 병리곤충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종합연구동이 생기는데 보다 효과적인 관련기술 연구에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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