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법상 여성이 40% 포함돼야 하지만 15개 광역시도 불과 17.3%

7월 자치경찰제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각 광역자치단체들이 자치경찰위원회를 구성에 있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따르면 시·도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은 남성이나 여성의 비율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범수 의원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이 완료된 15개 광역단체(서울, 경기도 제외)의 위원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부산, 경남, 대전, 강원도의 경우 각 시도별로 7명으로 구성되는 자치경찰위원 중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자치경찰법에 따르면 각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7명으로 구성되고, 7명의 구성은 시도지사 1명, 시도 교육감 1명, 국가경찰위원회가 1명, 시도의회 2명, 위원추천위원회 2명 추천 등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15개 시도지사가 추천한 15명의 위원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시도 교육감이 추천한 15개 명 중 여성은 2명, 국가경찰위원회가 추천한 15명 중에도 여성은 2명 등 총 4명에 불과했다.

현재 구성된 15개 광역시도 자치경찰위원 총 104명을 살펴보면, 남성은 86명에 달하고 여성은 18명(17.3%)에 불과해, 40%의 여성비율을 구성하도록 한 자치경찰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여성추천 비율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친분·인맥 또는 정치 편향성 의혹이 제기되는 추천·지명 사례도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인천광역시의 경우 박남춘 인천시장이 추천한 이병록 전 행정안전부 자치경찰추진단장은 박남춘 시장과는 행정고시 동기로 드러났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추천한 김현태 민주평통경남부의장은 김경수 도지사후보의 후원회장 경력과 경남지사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경력이 밝혀졌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추천한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정책위원은 2001년 낙천·낙선운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되어 대법원에서 벌금 300만원에 대한 원심 확정 판결을 받았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추천한 송승철 전 강원도립대 총장은 2012년 문재인 당시 후보의 핵심 지지세력이었던 담쟁이포럼 멤버였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교육감이 추천한 위원들 중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견되었다. 부산광역시 김석준 교육감은 예비후보 당시 지지선언에 참여했던 강영길 전 부산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을 추천했다. 강원도 민병희 교육감은 제5대 교육감 당선인 시절 인수위 위원으로 활동한 춘천교대 동문인 조성호 전 강원교육청 교육국장을 추천했다. 제주도 이석문 교육감은 전 제주교육청 교육국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김순관 한국미술협회 제주지회장을 자치경찰위원으로 추천했다.

또한 시·도의회가 추천하는 2명의 자치경찰위원의 경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 속기록을 보면 ‘시‧도 의회가 추천하는 2명의 경우 여·야가 나눠서 추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야가 합의하였는데, 이 합의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부산, 울산의 경우 특정 정당에서 다수당이라는 이유로 의회추천위원회 등의 민주적 절차 없이 2명의 위원을 단독으로 추천하였으며, 각 시·도 자치경찰 추진단에서 시·도의회로 보낸 위원 추천 공문에도 국회의 입법 취지에 대한 안내조차 없었다.

서범수 의원은 “지방분권 강화와 자치권 확립을 위해 헌정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자치경찰제의 안착을 위해서법 제정의 취지가 잘 지켜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수 지자체에서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며, “성평등 인식 제고, 여성범죄에 대한 적극적 역할, 정치적 중립성 담보를 통한 자치경찰제 안착 등은 양보할 수 없는 자치경찰법의 정신이기 때문에, 올 7월 시행에 앞서서 행정안전부와 함께 국회차원에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대책마련 및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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