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187)

#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섬 지역에서 괭이갈매기의 먹이가 되는 어획량이 줄어들어 괭이갈매기 개체수가 줄고 있다!”
국립공원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국립공원 기후변화 생태계 모니터링(2020년)> 보고서 내용이다. 지구 온난화로 물고기 등 바다의 먹이가 줄어 괭이갈매기의 번식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는 4월5일 식목일 외에도 ‘바다 식목일’이 있다. 매년 5월10일이고, 2013년부터 시작된 국가 법정기념일로, 올해로 9회째를 보냈다.

‘바다의 날’(5월31일), ‘세계 물의 날’(3월22일), ‘세계 바다의 날’(6월8일)도 있다.
흔히 식목일엔 산에 나무를 심지만, ‘바다 식목일’에는 잠수부가 바닷속에 들어가 갈조류 미역과의 해조류로서 바다생물의 서식지가 되는 감태, 대형 해조류인 모자반, 다시마, 작은 물고기 서식처가 되는 잘피 등의 해조류를 나무 심듯 심고, 해조류 씨앗을 담은 주머니를 바다 밑에 뿌린다. 바닷속 사막화를 막기 위해서다.

#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바다는 지금 ‘갯녹음’이라고 해서 바다식물이 녹아내리는 이상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갯녹음’은 바다식물이 석회성분이나 이산화탄소 증가로 하얗게 녹아 석회화가 진행되면서 죽어가는 것을 말하는 백화현상이다. 이것이 곧 바다숲의 해조류가 사라지는 ‘바다의 사막화’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지금까지 해조류를 심어 조성한 ‘바다숲’은 여의도 면적의 83배 크기인 2만4258ha다. 경기도 고양시 땅 넓이와 맞먹는 규모다. 해수부는 2030년까지 이 바다숲 면적을 두 배 이상 넓힐 계획이다.

# 바다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지구의 날씨·기온을 조절하는 일이다. 지구 표면적 전체의 70.8%(4분의 3)가 바다다. 만약 이 바다가 없다면, 비·눈이 내리지 않고, 지구가 사막처럼 바싹 말라붙어 끝내는 달·화성처럼 낮과 밤의 일교차가 100℃ 이상되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죽음의 별’이 될 것이다.

‘바다에 심는 생명, 바다가 품는 미래’, ‘함께 그린(Green) 바다, 함께 그린 미래’ 등의 슬로건을 아무리 목청껏 소리쳐 봐도 말로써 바다숲이 살아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 바다에 버려지는 연간 해양쓰레기 양은 14만5258톤이나 된다. 이 전체 쓰레기 양의 절반인 6만9484톤을 겨우겨우 수거해 내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 바다쓰레기 양을 줄여가지 않는 한, 바다숲 살리기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바다생물의 서식처이자 산란장이 되는 해조류와 바다숲은, 곧 해양생명의 보고다. 이를 가꾸기 위해 제정된 ‘바다 식목일’의 존재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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