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달 특집- 둘이 하나, 고맙고 사랑해 여보~

부부의 날 들어보는 농가부부의 행복 이야기

▲ 남편과 나는 이제 공동가장 / 문패에는 호주, 즉 집의 주인이름이 새겨진다. 남편만의 이름이 새겨진 문패는 그래서 남성상위 가부장제의 상징이기도 했다. 특히 농촌에선 더욱 그랬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은 불었고 가정에서 그리고 일에서도 아내와 남편은 동등한 지위를 가진다는 의미에서 공동문패는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한국생활개선예천군연합회는 최근 여성농업인 공동경영주 등록을 기념해 부부의 이름이 새겨진 문패를 나란히 달게 했다. 공동문패는 공동가장이라는 여성농업인의 당당한 지위를 보여준다.

“속마음 털어놓고 감정 나눈다면
  행복한 농촌가정 될 터”

가정의 달이다.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21일은 부부의 날이기도 하다. 행복한 가정의 출발은 화목한 부부사이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에 이혼한 부부는 약 10만7000쌍으로 매년 이혼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으로 직격탄을 맞은 가정이 많아지고 집안에서만 생활하다보니 부부간 다툼이 많아지고 있다. 농사일과 가사노동 이중고에 시달리고 잔존하는 가부장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농촌여성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더 이상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없음’을 이유로 이혼을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여성 지위 향상, 부부 역할 변화 등 부부의 의미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 생활의 성공은 주로 각자 역할 수행에 달려 있었다. 좋은 아내가 되고 좋은 남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각자 개인적인 행복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부부가 집안일을 공평하게 분담하고 관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결혼생활은 더 이상 육아와 안식처가 아니라 진정한 동반자 관계이고 배우자는 가장 친한 친구가 돼야 한다.

가족경영협약교육은 그런 면에서 여성과 가족의 지위향상에 도움이 된다. 설문조사결과 가족경영협약 교육을 마친 회원들은 ‘교육이 일과 생활을 균형있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82%)’, ‘여성과 가족들이 농업에 의욕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도움이 된다(99%)’는 반응을 보였다.

인천 계양구생활개선회 임명숙 회장은 “건강이 악화되면서 찾아온 부부의 불화에 가족경영협약교육이 단비 같았다”며 교육장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가정과 영농현장에서 그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속마음을 털어놓고, 그 동안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평소의 감정을 나눈다면 행복한 농촌가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한 가정은 모두 같은 이유로 행복하다. 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 소설 안나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이다. 고만고만한 행복을 나누는 농촌가정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5월이다. 현장취재를 통해 21쌍의 농촌부부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편: 왜 싸웠냐고? 아 사랑싸움이지 뭘~ 내가 늘 사랑을 갈구해~
아내: 하루종일 농장에서 같이 일했는데도 저녁 되면 또 통화해요. 이이가 농장관리 때문에 하우스에서 지내거든요. 스마트팜 도입하면서 공부도 따로 해야하고… 지도자회, 주민자치협의회, 이장 등 활동도 열심히 하던 사람이 요즘엔 농사일에만 매여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요.
남편: 당신이야말로 강원도에서 김제까지 나 따라서 시집와 농사짓고, 고생이지. 딸기로 작목전환하고는 일도 더 많고 바쁠 텐데 묵묵히 잘 따라줘 고맙고, 가끔 일하다 지치면 말투가 퉁명스러워질 때도 있는데 마음은 항상 껴안고 싶은거 알지? 나랑 평생을 사느라 자네가 욕봐~
아내: 나는 말이 별로 없고 표현을 잘못하는데 당신 같은 남편 만나 다행이야. 항상 웃게 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즐겁게 살아요.

 

♥ 남편 박동연·아내 신순자 - 경기 김포

농사일도 단체활동도 우린 찰떡궁합

아내: 생활개선회가 고구마, 고추 심어서 수익사업을 하는데 당신이 땅도 공짜로 빌려주고, 하우스 2동도 지어줬잖아요. 1500만 원이나 들었다는데 난 몰랐어요. 내가 당신 덕분에 어깨 펴고 다닌다니까요.
남편: 농촌지도자김포시연합회장을 2018년까지 했으니까 이웃단체인 생활개선회 일이라면 적극 밀어줘야지. 그거 다 키워서 남들 주는 게 더 힘든 일이야. 봉사도 좋지만 쉬엄쉬엄 해가며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아내: 당신이 지도자회장 끝나고 바로 내가 생활개선회장이 됐잖아요. 예전엔 당신이 이장협의회장을 하고 내가 부녀자협의장을 했을 때 부부가 제대로 하겠냐고 보는 사람도 있었는데 임기가 끝나고 나니 좋은 선례를 남겼다며 칭찬받을 때 진짜 뿌듯했어요.
남편: 당신은 열정이 넘치고, 한번 한 말은 끝까지 지키는 행동파잖아. 당신이 언행일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밀어줄게. 걱정하지 말고 몸만 잘 챙겨.

 

♥ 남편 김배성·아내 나연실 - 전남 나주

파트너지만 때론 서운해요…

아내: 귀농 후 장류사업에 뛰어들 때 열렬한 지지를 보내줘 고마워요. 참 힘이 많이 됐어. 그런데 당신은 든든한 사업파트너이기도 하지만 한번씩은 너무 냉철하게 판단해서 서운할 때도 있었어~
남편: 다 당신을 위해서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거니 너무 서운해 말고. 내가 당신한테 얼마나 고마움이 큰데, 우리 부모님 아프시니까 모시러 나주까지 내려오고.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 정말 고마워요. 그나저나 당신은 귀농 전엔 인테리어 사업, 귀농 후엔 장류사업 모두 해내는 걸 보면 참 능력있고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내: 공장도 조그맣게 해줘도 되는데 크게도 지어주고. 나이가 들더니 설거지 빨래 살림도 도와주고. 새삼 생각하니 함께 산 세월 모든 게 참 고맙네요~

 

♥ 남편 김용운·아내 박금순 - 전남 나주

결혼 참 잘했어~

아내: 우리 부모님 도움 하나없이 시작했는데, 이만큼 일궈 갈 수 있도록 성실하게 살아준거 참 고마워요. 남들 다하는 술, 담배 입에도 안대고 그저 묵묵하게 가정생활에 충실했던거 생각하면 당신 참 대단한 사람이야.
남편: 다 당신이 뒷바라지를 잘해줘서 그렇지. 제사, 시제 챙기면서 싫은 내색 한 번 안하고, 농사일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하느라 고생 많았어. 지금도 우리 농장 인력들 식사 책임지는 모습을 보면 내가 참 결혼을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아내: 당신이 평소에 다정하게 해주니 마음이 절로 생겨서지. 농사일 마치고 들어오면 피곤할 텐데도 과일 깎아주고, 나 외출하려고 하면 차 미리 닦아놓고, 화장하라고 애들 육아 도맡고 내가 섬세하고 자상한 사람과 결혼을 참 잘 한거 같아. 앞으로도 성실하게 배 농사 지으면서 잘 살아요~

 

♥ 남편 신두환·아내 조현숙 - 경북 문경

쨍하고 해뜰날 곧 오겠지

남편: 지난해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나 무슨 비가 그리도 내리는지. 자네랑 나랑 둘이서 비 때문에 고생 많았지. 쓸려내려간 나무만 50그루나 됐잖아. 
아내: 그래서 없는 살림에 몇천만원짜리 굴삭기도 샀잖아요. 그거 할부지만 엄청 부담돼요.
남편: 냉해가 왔는데 문경은 안 와서 그나마 다행이지.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문경 바로 옆 충주에 과수화상병이 많이 생겨서 걱정이야.
아내: 그래도 다른 농장은 사람 못 구해 난리라는데 우린 아버님대부터 일하신 어르신들이 몇십년 동안 사과 따고 적과하는데 다들 도사라 그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남편: 그분들도 계속 나이 드시고 돌아가신 분들도 꽤 되니 몇 년만 지나면 사람 구하는 것도 걱정이야. 화상병만 안 걸리면 다른 거야 뭐 어찌어찌 되겠지. 그래두 지나고 나면 쨍하고 해뜰날 곧 오겠지.

 

♥ 남편 조희제·아내 김희숙 - 경북 상주

지금이 우리들 인생의 봄날

아내: 나누리영농조합법인에 작년 담꽃새 메주마을 창업까지 참 눈코뜰새 없었어요. 그래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다행이에요.
남편: 당신이 집안살림에 농사, 거기다 사무장까지 1인3역 하느라 고생많았지. 앞으로 마을회관에 급식소도 열 계획인데 앞으로도 계속 고생 좀 해줘요.
아내: 다 부모님 같은 분들이라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 당신 덕분에 우리 부모님도 인천에서 여기로 내려와 농사에 조금씩 재미를 붙여가고 있어 그것도 고마워요.
남편: 요즘 도시에 살면 코로나 때문에 바깥출입도 못하는데 소일거리 삼아 농사일 하셔서 나도 뿌듯하네. 복숭아 농장이 600평 정도 되는데 몸에 무리가 안 될 정도만 쉬엄쉬엄 하셨으면 하네.
아내: 장 담그는 건 거의 다 끝나가지만 콩농사에 올해 밀농사도 시작했는데 당신도 건강 챙겨가며 일해요.

 

♥ 남편 황성욱·아내 쉐위링 - 경기 안산

다문화란 말 자체가 싫어요

남편: 농장에 일하러 온 당신한테 첫눈에 반해서 프로포즈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렸네. 늦은 나이에 당신을 만나 너무 행복해. 근데 난 사람들이 우리더러 다문화 가정이라고 하는게 싫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국적이 무슨 소용이 있는걸까..
아내: 맞아요. 당신이 나를 처음보고 선입견없이 나를 애정의 눈길로 바라봐 줘서 너무 좋았어. 특히 다문화 대학이나 농협일이 있을 때 마다 항상 동행해주고 기다려주는 당신에게서 따스함을 느껴.
남편: 그거야 뭐 나도 마찬가지지. 매일 하우스에서 토마토 포장하고 백향과 따고 똑같은 일상이지만 늘 나를 반겨 맞아주고 웃음을 건네는 당신이 나에겐 큰 힘이야.
아내: 친 자식은 아니지만 내 딸들을 자기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사위사랑, 손자사랑을 같이 나눌 수 있어서 말년에 내가 웬 복인가 싶어요. 딸들도 아버지를 잘 따르고 모일 때마다 정겨움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 남편 성락신·아내 조숙희 - 강원 원주

가시밭길도 꽃길도 함께 해요

아내: 재작년 뇌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정말 앞이 캄캄했지만, 스탠트 시술이 잘 돼서 천만다행이에요.
남편: 늘 내가 먹는 음식에 신경 써서 생선과 채소 위주의 반찬을 만들어준 덕분에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아내: 피곤하다 싶으면 얼른 쉬세요. 인자하기만 하던 당신이 요즘 들어 아무 일도 아닌 일에도 예민해져 큰 소리를 낼 때면 몸이 안 좋아서 그렇겠지 하면서도 섭섭할 때가 있어요.
남편: 아직 말도 어눌하고 몸이 맘대로 안 되니 그럴 때가 있어요. 항상 성실히 열심히 살아준 당신 덕에 우리 부부가 일등 고추 농부로 인정받고 있는 게 가장 기뻐요.
아내: 염려 마세요, 갓난아이 돌보듯 당신을 돌볼게요. 가시밭길도 꽃길도 함께 하는게 부부잖아요.

 

♥ 남편 천영호·아내 정미숙 - 전북 익산

고맙소, 정말 고맙소

아내: ‘일은 당겨서 하고 죄는 미루라’는 친정어머님 말씀처럼 물불 안 가리며 일하기 좋아하고 성격도 급한 나랑 37년간 같이 사느라고 당신 욕봤네요. 생활개선회 익산시 총무부터 회장 때까지 익산 국화축제 10년간 봉사할 때도 군소리 한번 없이 참아줘서 아주 고마웠죠.
남편: 국화축제 때마다 총총거리며 가을 추수 서둘러 끝내놓고 봉사하느라 오히려 당신이 고생한 것 잘 알아요. 봉사하며 열심히 사는 당신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아서 내색은 안 해도 속으로 묵묵히 응원했어요.
아내: 몇 년 전 교통사고로 내 건강이 안 좋아 힘들 때, 아침에 먼저 일어나 밥상도 차려주고 그때부터 내 손 가지 않아도 혼자서 척척 살림살이를 함께 해줘 잘 회복할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 남편 박진석·아내 이유나(레티베트엉) - 전북 익산

당신처럼 나도 농부가 되겠소

아내: 결혼한 지 11년만인 올해 처음 우리 가족이 함께 여수로 여행을 갈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남편: 베트남에서 먼 이곳까지 와서 우리 어머님 잘 모시고 아이들 잘 키우고 농사까지 열심히 하는 당신을 만난 난 참 복이 많은 사람이오. 사느라 바빠서 첫 가족여행이 너무 늦어 미안해요.
아내: 한국에 왔을 때 뭐든 많이 배워야 한다며 당신이 등 떠밀어줘 한국말도 배울 수 있었고 여러 교육을 받아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내가 농사를 짓겠다고 했을 때도 날 믿어준 당신이지요. 이젠 어엿한 영농후계자가 돼 하우스 6동으로 늘려 얼마나 뿌듯한지요. 베트남 친정어머니도 한국에 와서 저랑 같이 일할 수 있어 행복하고 안심돼요.
남편: 지금은 전기 일을 하고 있지만 나도 더 나이 들면 당신과 함께 농사를 해볼까 해요. 주말에만 잠시 농사일을 돕고 있지만 두 어머니 모시고 아이들 돌보며 농사까지 척척 하는 당신이 힘들지 않게 내가 더 잘 하겠소.

 

♥ 남편 김희훈·아내 조나래 - 전남 영암

우린 동갑내기 짱친부부

아내: 우리 결혼 초창기에 동갑이라 그런지 엄청 싸웠지? 그땐 참 부족한 점만 보려고 했던 것 같아.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부터 당신의 고마운 점만 보여. 무화과 농사 확장하면서부터 일도 거의 2배로 늘었는데도 퇴근하고 아이들 목욕도 해주고 육아 도와줘서 고맙고, 고향도 멀리 있고 친구들은 다 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친구가 없는데 내 가장 친한 친구가 돼줘서 고맙고.
남편: 내가 농사일에 집중할 수 있게끔 도와줘서 되레 내가 고맙지. 가사일도 많이 못돕는데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아내: 올해 초에 다리 다쳤을 때, 병원에서 거동도 못하면서 생활하는데 당신이 옆에 있으니까 참 든든하더라.
남편: 앞으로 당신이 더 의지할 수 있게끔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될게. 지금처럼 잘 살아보자~ 사랑해

 

♥ 남편 남선진·아내 김명분 - 강원 영월

아이들이 존경하는 남편이 최고

남편: 평생 꽃집일 하다가 지금은 같이 딸기 농장을 하게 됐네. 당신 덕분에 농장이름을 ‘꽃구름’이라고 짓게 됐는데. 잘 한 것 같아. 이름 덕인지 우리 딸기가 로컬푸드 매장에서 인기 짱이라네.
아내: 그야 뭐 한 번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일하는 당신 덕이지. 아들과 함께 일하며 의견충돌이 있을 법도 한데 한 번도 다투지 않고 아이들 의견을 들어주는 당신을 보면 존경심이 생길 정도야.
남편: 그거야 당연하지. 아들이 농업기술센터 찾아다니면서 신기술도 배우고 새로운 농법을 시도하는데 아버지가 당연히 도와야 하는 거 아니겠어. 앞으론 딸기농장 수입도 평등하게 배분해서 가족 구성원이 모두 행복하게 할 거야.
아내: 브라보! 역시 내가 참 착한 사람이랑 결혼했네. 사실은 아이들이 뒤에서 아빠 칭찬을 많이 해, 가끔은 엄마보다 아빠에게 의지하는 아이들이 서운하기도 하지만 우리처럼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해.

 

♥ 남편 문진석·아내 김현숙 - 경기 오산

사랑한다고 표현하며 살아요~

남편: 평생 알뜰하게 살아온 당신과 여행 가려했는데 계획한 여행을 못가게 돼 안타까워. 시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아무 불평없이 살아온 당신에게 보답하고 싶었는데...
아내: 여행이 뭐 별건가. 당신하고 동네한바퀴 가까운 맛집 찾는 시간이 난 더 좋던데. 로맨틱한 당신은 늘 나를 신나고 재밌게 해주잖아. 당신과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니까.
남편: 언제는 늘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다고 구박하더니(웃음) 난 살면서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묵묵히 쳐다보지만 말고 사랑한다. 좋아한다 표현하고 싶어.
아내: 맞아. 내 생일에 당신이 친구들 불러놓고 서프라이즈 파티 해 줄 때 너무 감동받아서 눈물이 날 정도였어. 난 태생이 그래서 그런지 마음은 있는데 표현이 잘 안되네. 앞으로는 노력해 볼게. 어쨌든 아웅다웅 맞춰온 우리 결혼생활이 참 재미있었어.

 

♥ 남편 노규완·아내 김경자 - 경기 용인

지금까지 헤쳐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함께~

아내: 지금은 시설하우스 60동을 갖고 대농소리를 듣지만 30년 전에 내려왔을 땐 막막했잖아요.
남편: 친척분이 하우스농사는 쉽고 돈 잘 벌거란 말만 믿고 내려왔는데 당신이 고생 많았어요. 지금은 청경채를 누구나 다 알지만 그땐 별 이상한 거 키운다는 말도 들었어요. 주변에 이거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무작정 뛰어든 세월이 수십년인데 당신이 옆에서 고생 많았소.
아내: 그래도 당신이 성실하게 농사지으니까 모현에만 하우스 하시는 분도 많이 늘었잖아요. 작목반장도 하고 여기저기서 당신한테 조언 듣고싶어 하는 사람도 많잖아요. 제가 생활개선회장 하느라 하우스를 비울 때도 있는데 잔소리 한번 안 하고 묵묵히 활동 지원해줘서 고마웠어요.
남편: 코로나에다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은 요즘인데 이제까지 이런저런 일 다 헤쳐나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함께 합시다.

 

♥ 남편 조제동·아내 유구분 - 충북 음성

색소폰 연주로 부부 사랑 다집니다

남편: 우리 동아리 활동 하면서 무척 가까워졌지. 처음에 내가 달력에다 음표 그려가며 색소폰 가르쳤을 때 안 한다 하더니, 공연하고 즐거워하는 당신 보니까 내가 가르쳐 주길 잘 한 것 같아.
아내: 내가 좀 발동이 늦게 걸리는 편이잖어. 그래도 내가 시작하면 끝을 보는 편이잖아. 앞으로 일취월장 할 내 색소폰연주 실력 기대해봐(웃음).
남편: 당연히 기대하지. 외국인 노동자도 쓰고 힘든 멜론농사 억척스럽게 꾸려가는 당신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 많이 해. 뭐든지 끝장을 보는 당신에게 나도 배우는 게 많아.
아내: 그거야 당신도 마찬가지지. 아무리 돈 많이 줘도 미리 멜론 따지 않고 고집스럽게 거래한 덕에 우리 집 멜론이 인기가 많아지게 됐잖아. 결국은 원칙을 굽히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우린 닮았네. 천생연분이여.

 

♥ 남편 이종우·아내 박인숙 - 인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네요~

남편: 인천에서 제법 대농소리 들을 정도로 농사짓는데 당신이 고생이 많았어. 그래도 나름 일을 나눠서 하다보니 새농민상도 받고 6차산업 인증도 받고 그래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다행이야.
아내: 그래도 코로나는 너무 힘드네요. 딸기농장은 체험객 비중이 큰데 아이들이나 가족단위 발길이 뚝 끊겼어요. 올해는 좀 나아질까 했는데 작년이랑 똑같아요. 그래서 아예 체험객은 마음을 비우고 대신 빵집이나 케이크 만드는 곳으로 판로를 뚫었어요.
남편: 올해는 딸기를 찾는 곳이 늘었네. 아무래도 마트나 시장에서 산 딸기와 우리 농장에서 딴 딸기 신선도는 비교가 안 되지. 그나마 다행이야.
아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니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농장이 그리워요. 이놈의 코로나가 어서 끝나 우리 농장에 고사리 손으로 딸기 따는 아이들을 빨리 만나고 싶어요.

 

♥ 남편 임헌옥·아내 나영례 - 충북 청주

일 좀 줄이고 살아요~

아내: 올해는 일 좀 줄여야 하지 않을까. 당신은 일 욕심이 많아서 문제야. 이 지역에만 너무 오래 살다보니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집 저집 일 해주러 다니고 저녁엔 피곤하다고 하니...
남편: 에고, 남 말 하네.. 당신이야말로 생활개선회장과 오드레이 영농조합일 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잖아. 근데 있잖아 여보 난 당신이 자랑스럽다. 외부일도 열심히 하고 아이들도 잘 키워줘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편안한 것 같다.
아내: 하긴 나도 처음엔 당신이 내 외부활동을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내심 동네 다니면서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녀서 의외이긴 했어(웃음). 내가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건 다 당신 덕택이라고 생각해.
남편: 맞아. 이 나이에 서로 구속하고 얽메일 필요없잖아. 그동안 나름대로 책임과 의미를 다했으니 이젠 서로 날개를 훨훨 펴고 날아봅시다.

 

♥ 남편 김명희·아내 정영숙 - 전북 고창

기념일 챙기며 살아요~

남편: 지금 우리가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됐지? 한 20여년 됐을까? 
아내: 아이고, 그러면 결혼기념일은 알아요? 내 생일이 언제인지는 알아요? 아마 모를 거여~ 
남편: 내가 왜 몰라, 그냥 물어보는 거지. 괜히 떠보고 그러지 말어. 신문사에서 가정의 달이라고 취재도 왔는디, 올해부터 우리도 결혼기념일도, 부부의 날도 챙기고 그렇게 삽시다. 뭐 받고 싶은 것 있으면 말해봐, 사줄게. 비싼 건 말고 하하~
아내: 선물은 무슨, 귀농 14년 만에 전주에 가서 시내 구경도 하고, 잘하는 일식집에 가서 회 한 접시 먹고 옵시다~.
남편: 그려. 좋은 생각이네. 블루베리 농사에 쉴 틈이 없었네. 수확 끝나는 대로 바람 쐬고 옵시다!! 
아내: 좋아요~. 올해는 재비가 행운을 가져왔네요. 블루베리 대박 나겠어요!!! 우리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 남편 김남성·아내 공슬기 - 전남 고흥

남의 편 아니고 내 편!

아내: 남의 편만 들어서 남편이라고 하던데~, 우리 남편도 그러는가? 
남편: 뭔 소리야~. 나는 당신밖에 없지~. 왜!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아내: 요즘 여기저기 꽃들이 만발하는 봄날인데~. 그리고 5월이 가정의 달이잖아요. 또 부부의 날까지 있다고 하네요! 그만큼 한번쯤은 부부간에도 서로 챙기고, 애들만 생각하지 말고, 한번쯤 뒤도 돌아보고 하라고 만들어놓은 것 아니겠어요? 
남편: 그러니까, 무슨 소리하려고 그러냐고? 빨리빨리 말해봐~, 오늘은 내가 다 들어줄게!!
아내: 진짜? 웬일일까~. 올해는 우리끼리도 선물을 하던지, 아니면 여행을 가든지 해보고 싶어!! 결혼하고 지금까지 둘이서 놀러간 것이 손에 꼽힌단 말이야~~.
남편: 좋아! 그러자!! 좋은 날 잡아서, 놀러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오랜만에 둘이서 데이트하자~~.
아내: 와~ 살다보니 별꼴이 반짝일 날도 있기는 하네! 약속!! 약속했어~

 

♥ 남편 유한진·아내 박연순 - 전북 남원

지금처럼 즐기며 삽시다

남편: 5월이 가정의 달이라고 하네. 또 21일이 부부의 날이라는데. 어쨌든 고마워! 나하고 결혼해서 고생만 했는데도, 잘 살아줘서~ 
아내: 가정의 달인데, 부부의 날까지도 있나봐? 우리도 그런 날들 좀 챙기면서 살아야하는데…, 우리도 앞으로는 기념일도 챙기고, 선물도 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하고~, 그러면서 살게요.
남편: 아이들이 이제 어느 정도 컸으니까 우리도 놀러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좀 즐기면서 삽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봄이 다 가기 전에 내가 선물을 하든, 여행을 가든 큰 맘 먹고 한턱 쏠게요~. 
아내: 말로만 끝나는 것 아녀요. 하하, 선물은 무슨~ 앞으로도 사랑하면서 지금까지처럼 잘 살면 저는 그걸로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당신은 무엇보다도 건강이나 잘 챙겨요. 그것이 나와 아이들 도와주는 거에요.

 

♥ 남편 조승갑·아내 임명숙 - 인천

건강이 제일

아내: 나 아픈 동안 당신 고생했어요. 서러울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농사지으랴 살림하랴 나 부축하랴 고생이 많았어.
남편: 당연한거지 뭐, 장병에 효자 없다고 나도 시간이 갈수록 지쳐서 말이 거칠게 나올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당신 쿨~한 성격덕분에 다행이었지. 이사오고 당신은 적응하려고 노력하는데 괜히 질투한 것도 미안하고~
아내: 어머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놀랍네, 사실 나 쿨한 척 한 거지.  다 쌓여있었는데 맘이 스르륵 녹네요. 어쨌거나 한번 아프고 나니까 건강이 제일입디다. 우리 건강하게 오래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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