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발생 빨라…발생상황 ‘주의’로 격상

농진청 “겨울~초봄 평균기온 높아 병원균 활동시기 빨라진 탓”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의 배 과수원에서 1곳에서 과수화상병 증상이 신고돼 현장간이진단 뒤 채취한 시료를 정밀검사 한 결과 과수화상병균이 검출됐다고 농촌진흥청이 29일 밝혔다.

이 과수원은 새로 나온 나뭇가지와 꽃이 검게 변하며 마르는 등 전형적인 과수화상병 증상이 나타났으며, 전년도에 감염된 가지에서 잔존한 병원균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올해 현재(4월29일 기준), 경기‧충남의 배 과수원 17곳, 충북 사과 과수원 3곳 등 전국 20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는데, 이번 안성시 서운면 배 과수원 사례 1곳을 제외한 19곳은 과거에 감염된 나무의 죽은 조직에서 병원균이 검출돼 선제적으로 제거한 것이다.

4월 하순에 과수화상병 증상이 나타난 안성시 서운면 배 과수원 사례는 2015년 과수화상병 국내 첫 유입 이후 가장 빨리 발생한 것이다. 2015~2020년까지 과수화상병 증상이 첫 발생한 시기는 배는 5월8~19일, 사과는 5월11~29일이다. 2020년의 경우, 배는 5월19일, 사과는 5월18일에 첫 발생한 바 있다.

농진청은 올해 과수화상병 첫 발생 시기가 앞당겨진 것은 겨울철 기온상승과 함께 3~4월까지 평균기온이 높아 나무 궤양에 숨어있던 병원균의 활동 시기가 빨라졌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과수화상병균은 오래된 나무껍질이나 궤양에서 월동을 하며 잔존 상태로 있다가 봄에 기온이 상승하면 활성화되는데, 초봄 18~21℃에서 병원균의 활동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1월부터 4월20일까지 평균기온이 5.6℃로, 평년보다 1.7℃ 높았으나, 올해 3~4월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3℃ 높았다. 평균기온 상승으로 과수 꽃피는 시기도 지난해보다 3~6일 정도 빨라졌고 평년보다는 4~10일 정도 빨랐다.

이번 안성시 서운면 배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진청은 과수화상병 발생상황을 4월29일부로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고, 이와 별도로 5월부터 7월까지를 과수화상병 예찰․방제 중점 추진기간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5월3일부터 농진청은 병원균의 활성화가 빨라질 것으로 우려되는 지역을 시범예찰하고, 5월 2주부터는 기존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경기 평택․파주․안성․연천․양주․이천․광주․용인, 강원 원주․평창, 충북 충주․제천․음성․진천, 충남 천안․아산, 전북 익산 등 17개 시‧군을 대상으로 예찰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범 예찰 중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이 발견된 경우, 현장진단과 빠른 조치를 통해 병의 확산을 미리 차단하는 한편, 5월10~21일까지 과수화상병 발생농가(2020~2021) 반경 2km 이내 1444농가를 대상으로 육안 예찰을 실시하고, 그 외 지역은 지자체에서 재배면적에 따라 1/2~1/6로 분할해 자체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과수화상병이 다수 발생한 충북지역 4개 시‧군의 사과주산단지와 경기․충남 4개 시‧군의 배 주산단지를 중심으로 예찰을 강화하고, 의심 증상 신고접수와 즉시 현장진단을 실시해 병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농진청 김정화 재해대응과장은 “과수화상병 조기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농가의 주1회 자가 예찰과 영농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한다”면서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전국 대표전화(1833-8572)이나 인근 농업기술센터에 신고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어 “기존 과수화상병 발생지역과 충북 청주․괴산, 충남 공주․예산, 경북 예천․영주․봉화․문경, 전북 익산, 세종특별자치시 등 특별관리구역은 반드시 개화기 3차 방제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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