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 김경희 연구사

치유자원 활용한 농촌마을 활성화와 국민 쉼·건강 증진
연구자·주민·지자체 협력해 맞춤프로그램 개발

▲ 김경희 연구사

“농촌은 도시처럼 모두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비교적 자연에 가까운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농촌의 고즈넉함과 정서는 넉넉한 자연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지요. 그만큼 농촌은 일터 못지않게 편안함을 주는 치유의 공간이 돼주는 곳입니다.”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 김경희 연구사(45)는 최근 농촌자원을 활용한 치유프로그램이 급부상하기까지 이 분야에서 10여 년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전문가다.

“농촌자원을 치유자원으로 발굴하고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은 우리사회와 구성원의 치유공간을 확보하는 절대적인 과제입니다. 특히 농민들이 농촌자원의 치유자원 활용 과정에 중심자적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치유프로그램을 만들고 보급하면서 주민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을 치유의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하고 자긍심을 갖는 것을 보면서 연구자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경희 연구사를 통해 ‘농촌자원 활용 치유프로그램 보급’ 신기술시범사업이 추진된 곳만 10곳에 이른다.

또한 ‘농촌 치유관광의 회복경험이 관광만족과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 등 학술연구 논문게재 13건, 그리고 ‘농촌의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치유관광 모델’, ‘농촌 치유관광을 위한 서비스 디자인은 이렇게’ 등도 발간했다.
최근 인구 고령화, 과중한 스트레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국민의 심리·사회적 문제가 급증하는 추세다. 그만큼 치유는 사회 전반에 매우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이에 따라 사회적·국민적 치유의 공간으로 자연과 경관, 그리고 생활문화까지 고루 갖춘 농촌문화를 활용하는 것이 절대적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쉼을 찾아 농촌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2018년 기준으로 국민의 농촌관광 경험률은 41.1%이고, 주요 방문 동기는 일상탈출·휴식이 47.1%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발맞춰서 농촌마을은 국민정서의 수준에 맞게 농촌관광사업의 재도약과 새로운 가치 창출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국민들의 안전한 먹거리와 쉼·치유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역자원을 활용한 농촌 치유관광 운영 모델로 농촌자원의 부가가치 증대와 지속가능한 농촌관광 개발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지요.”

연구자·주민·지자체 협업 농촌 치유관광 모델 개발
올해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휴식공간으로서 농촌의 활용 방안이 각부처별 단체별로 활발하게 모색되는 상황이다.
“요즘같이 국민적 치유프로그램 요구가 높을 때는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농촌자원을 활용한 치유관광의 가치를 발굴하는 것, 그리고 활성화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과 요구에 맞춰서 우리 동료 연구원들은 관광객 선호에 따른 치유관광 프로그램과 공간조성 모델을 3유형(교류·휴식·운동형)으로 구분해 개발했습니다. 연구와 기술 보급, 지역협의체와 주민의 협업을 통해 고창 운곡습지와 호암·용계마을에서 유형별 치유관광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고 공간조성 모델도 개발했지요.”

김 연구사와 동료들은 특히 치유관광 프로그램의 패키지화 적용과 공간조성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 연구자, 주민, 지자체가 협업해 핵심자원을 발굴하고 목표고객을 설정해 운영방안을 도출했다.
“이런 방식으로 밀양 치유바드리마을에는 치유관광 공간조성 디자인을 개발하고 유형별 모델을 적용했지요. 유형별 프로그램을 패키지화하고 치유농업(곤충, 원예) R&D 결과를 활용해 치유관광 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해 치유효과 또한 검증했습니다. 현장중심의 연구를 통해 연구자와 사업담당자,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 마을 치유자원을 발굴하고 활용기술을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정신건강 돌봄 등 사회와 지역문제 해결에 기여
김 연구사와 동료들이 개발한 치유프로그램들은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를 활용해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치유관광 공간조성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법을 기술보급서로 제작해 보급했다.
“대상자 맞춤형 치유관광의 효과를 검증도 했습니다. 춘천 누리삼마을에서는 민원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긴장 완화와 일상 회복으로 활력을 증진하는 ‘참 고마운 그대’라는 프로그램을 적용했지요. 그 결과 참여자들의 삶의 만족도(2.95→4.00/5점 척도), 주의회복(2.93→4.27/5점 척도), 주관적 활력도(3.40→4.00/5점 척도), 회복경험인식(2.97→4.34/5점 척도)은 높아지고, 무력감(2.58→2.09/5점 척도)은 낮아졌습니다.

김 연구사 등의 치유프로그램 개발 기술은 ‘농촌자원 활용 치유프로그램 보급 시범’으로 사업화해 2021년 10곳이 선정돼 현장에 기술 보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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