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환경운동가 겸 작가 박경화씨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원 과다 배출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온난화로 인한 기상재해 빈발로 자연생태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후손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한 환경보호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며 환경보호와 관련된 책을 펴낸 박경화 작가를 만나 환경훼손 실태와 깨끗한 지구 지키기를 위한 환경보호 실천방법을 알아봤다.

 

완전분해까지 수백 년 걸리는 플라스틱
자연과 인간의 건강 위협하는 존재로...
과감한 사용 억제와 분리배출 힘써야

환경운동과 기자생활 하다가 작가로...
“저는 환경문제와 관련한 시민운동과 정부에 환경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녹색연합’이란 환경단체에 23년 전 가입해 활동했습니다. 본부에서 2년간 활동하다가 이 단체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작은것이 아름답다’에서 4년간 기자생활을 하며 환경운동가와 환경보호운동을 실천하는 현장의 시민들을 취재했었죠. 기자생활을 하던 중 출판사의 제안으로 책을 집필하게 됐고, 지금은 글쓰기에만 주력하고 있어요.”

환경보호는 정부와 기업, 국민의 실천과 노력이 합쳐져야 가능하다고 박 작가는 강조한다. 중앙과 지방정부는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수원 확보와 관리, 강과 바다의 오염을 막는 하수관리, 공해가 적은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 개발·공급에 힘써야 한다고.
또한 환경정책은 친환경적으로 보다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짜야 하며, 기업과 국민이 깨어있는 의식으로 보다 편리하게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계도해야 한다고 박 작가는 재차 강조했다.

플라스틱은 지구환경 훼손 주범
“환경이 파괴된 후 정책으로 이를 수습하려 하면 이미 늦습니다. 이에 기업은 인간과 동·식물 서식지를 파괴하는 탄소, 분진, 매연, 오염수의 배출을 억제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환경오염을 줄일 일회용품 대용품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상품 과대포장을 억제해 쓰레기를 줄이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들은 편하다는 이유로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는데, 가급적이면 사용을 자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물을 절약하고, 세탁과 청소 과정에서 나오는 오염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친환경적으로 만든 세제나 샴푸, 린스 등을 사용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은 환경 훼손의 주범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플라스틱류는 수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으니 마구잡이로 배출하지 말고 재활용해야 합니다.”
박 작가는 플라스틱 오염 피해사례를 몇 가지 들었다.

바다동물의 먹이가 된 플라스틱
“우리가 재활용하지 않고 그냥 버린 비닐과 플라스틱은 땅에 묻히기도 하고, 냇물과 강물을 타고 바다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가 태평양과 대서양 등에 쌓여 플라스틱섬이 생기고 있어요. 플라스틱은 파도에 부딪치고 햇빛을 받으면 작아져 조각이나 알갱이가 됩니다. 이 작은 알갱이는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아요. 이것이 부서져 가루가 돼 수중에 무리를 형성하는데, 마치 수프처럼 보인다고 해서 ‘플라스틱 수프’라고 부른답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바다동물의 피해입니다. 플라스틱 알을 해파리, 물고기, 거북이, 새가 먹이로 착각해 삼키면서 플라스틱이 뱃속에 쌓여 포만감으로 먹이활동을 하지 않다가 영양실조로 죽게 됩니다. 이렇게 죽은 물고기의 배를 갈라보면 플라스틱 조각이 배에 가득 찬 처참한 모습을 보게 되죠.”

플라스틱을 삼킨 물고기를 원양어선이 잡아와 우리 식탁에도 오르기도 한다고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이런 악순환으로 인간의 건강 위협은 물론, 자연생태계 훼손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를 슬프거나 괴롭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마구잡이 배출을 반드시 삼가야 합니다.”

플라스틱은 완전분해가 안 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플라스틱이 완전분해 되기까지 약 50년이 걸린다고 했는데, 최근엔 50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하고,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 플라스틱이 흙으로 돌아가 자연이 되는 과정은 아직도 지켜봐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플라스틱류를 주로 쓰는 주부들이 힘을 합쳐 플라스틱 사용 절감을 위한 아이디어를 정부에 건의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고, 언론에는 절감여론 형성을, 기업에겐 플라스틱 대용품 개발을 적극 건의해야 합니다.”

전국에 쓰레기산 200곳 넘어
최근 미국 CNN이 경북 의성군의 20톤에 달하는 쓰레기산을 보도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이후 의성군은 쓰레기산을 치우느라 골머리를 앓았었는데, 국내 시멘트회사들이 시멘트 제조과정에 필요한 연료로 석탄 대신 폐플라스틱을 사용한다고 해서 한숨을 돌렸다고 한다. 아직도 국내에 이런 쓰레기산이 200여 곳이 더 있다고 한다.

박 작가는 이 같은 쓰레기산이 생긴 원인을 설명했다.
“원래 쓰레기를 처리할 때 재활용품을 분리해 수출하거나 국내에서 거래하게 돼 있어요. 이에 쓰레기 처리업자는 쓰레기를 받아 재활용품을 분리해 팔아야 하는데, 인건비를 아끼려 분리처리를 하지 않다가 도산 단계에 접어들면 불법으로 매립한다고 합니다. 불법매립하는 업자들이 나쁜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손가락질만 할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람들이 먼저 재활용과 소각용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해 배출해야 합니다.”

박경화 작가는 그간 환경운동을 하면서 13권의 책을 냈다. 그중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라는 책은 성인용이지만 청소년들이 많이 본다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핸드폰, 티셔츠, 세탁기 등이 환경문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와 친환경 실천 방법에 대한 얘기가 담겨있다.

또한 그의 저서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에서는 화석연료와 이산화탄소 등으로 인한 환경훼손 실태와 이를 막을 수 있는 친환경 생활용품과 사용 가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편, 국민소득 증가로 쓰레기량이 늘어나면서 처리장과 선별장에 쓰레기가 넘쳐나 재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가정에서 분리를 잘 했다고 안도하지 말고 배출량을 근원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박 작가는 강조한다.

“먼저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야 합니다. 나무젓가락, 플라스틱 수저 대신 금속제품을, 일회용 물티슈는 천으로 된 물수건을,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상품 과대포장으로 고객의 관심을 끌기보다 포장재 값으로 실속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러한 실천은 물자를 소중히 아껴 쓴다는 자부심으로 즐거워지고, 또한 실천계획을 가정단위, 가족단위로 세워 이행하는 것이 좋다고 박 작가는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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