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위공직자 농지 소유 관련 실태를 취재하면서 고위공직자 농지 소유현황자료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농사지을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고 유명한 분들이 꽤 많은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얼마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신도시 예정 토지의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분을 산 가운데 그 땅 대부분이 농지로 등록돼 있었다는 점은 허술한 농지법에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 것이다.

농지마저 투기의 대상일 정도로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점철된 대한민국 국토에서 청년세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남의 땅에서 정신승리 하는 것뿐이다.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독립한 1인 가구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진작에 접고 햇빛이나 환기 등을 포기하면서 값비싼 월세를 지불한다. 할 수 있는 거라곤 값싼 다국적기업 가구로 자신의 취향을 전시하는 게 전부다. 
농업에 뜻을 두고 귀농을 결심한 청년농업인은 임대농지를 전전하며 힘겹게 농사를 짓는다. 중요한 것은 이 불안정한 삶의 형태를 그들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토지는 미래세대에게 더욱 중요하다. 그것이 식량의 보고인 농지라면 더더욱 투기의 장으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빼앗긴 농지에 봄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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