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친화도시에 가다 - ② 경기 용인

세분화된 정책위한 원탁토론회 추진

공동경영주 등록 확산 대책 고민 중

여성가족부는 2009년부터 지역정책과 발전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이 균형 있게 참여해 여성의 역량강화, 돌봄, 안전이 구현되는 시군구를 여성친화도시로 지정하고 있다. 2021년에는 14개 지자체가 신규지정되고, 7개는 재지정되는 등 지차체의 참여가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경기도 용인시는 양성평등한 돌봄문화를 확산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2019년부터는 보다 양성평등한 정책추진을 위해 양성평등 전문관으로 외부 전문가를 따로 채용하기도 했다.

▲ 용인시는 양성평등한 정책추진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사진은 민소담 양성평등 전문관)

돌봄문화 변화가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공백은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활동에 큰 타격을 입혔다. 2020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도 8월 경기도 남성 고용률은 1.4% 감소한 데 비해 여성 고용률은 2.8%p 감소해 2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용인시 경력단절여성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력단절 사유 중 43%가 육아다. 이에 용인시는 여성의 육아부담을 덜기 위해 양성평등한 돌봄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용인시 여성가족과 여성정책팀 민소담 전문관은 “여성의 경제활동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돌봄은 엄마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돌봄의 주체를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용인시는 균형잡힌 돌봄 문화 조성을 위해 ▲다함께 돌봄센터 ▲함께 쓰는 육아일기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야 ▲아버지역할지원사업 등을 추진한다.

‘다함께 돌봄센터’는 방과 후 갈 곳이 없는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돌봄공간으로, 민 전문관은 “돌봄교사로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의 효과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을 모두가 함께하는 육아 일기’로 가족친화적인 돌봄 환경을 조성한다. 평일 퇴근 후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직장부모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4~8가정이 모임을 꾸려 육아 품앗이를 하는 형태인데, 여기에 활동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민 전문관은 “아빠가 가르치는 코딩교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하고 모임이 지속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야’는 아버지 육아를 활성화하고 자녀와의 건강한 관계 정립을 위한 요리교실, 놀이교육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뿐만아니라 성인지 교육을 중심으로 아버지 교육을 운영해 가부장적인 가족문화를 탈피해 평등한 가족문화 조성하도록 힘쓰고 있다.

▲ 2019년 이중차별을 겪는 장애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가시화하기 위해 마련된 원탁토론회

이중차별 겪지 않도록
이외에도 이주여성, 장애인여성, 청년여성 등 다양한 집단내의 성평등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보다 세분화된 정책을 위해 양성평등 원탁토론회를 열어 나가고 있다.
민 전문관은 “여성이면서 장애인이거나 여성이면서 청년일 경우 이중차별을 겪는다”면서 “교차적인 집단에 속한 이들의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지난해에는 장애 여성들 수다회를 열어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대안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토론회는 외국인 여성, 경력단절 여성 등 그 범위를 좁혀 나가면서 시즌제로 추진된다고 한다.

양성평등한 도농복합도시 위해…
용인시가 도농복합도시인만큼 여성농업인을 위한 정책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민 전문관은 “영농활동, 가사노동 등 이중으로 부과되는 여성농업인의 고충을 반영해 농번기 공동급식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량화된 농기계를 여성농업인에게 우선적으로 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동경영주 등록은 여전히 과제다. 많은 여성농업인들이 공동경영주를 등록하지 않고 있고 남성위주로 등록되다 보니 사실상 농사일의 절반가량을 부담하면서도 법적·경제적 지위를 보장받지 못한다.
민 전문관은 “공동경영주제도 등록 확대를 위한 방법을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공동경영농가에 등록한 농업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 모색을 위해 워크숍 진행을 하려다 코로나19로 무산됐다”면서 “다시 한번 논의의 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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