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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시금치는 농가소득 높이는 ‘보물’입니다■ 인터뷰 -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이일옥 소장
채희걸  |  jsssong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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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19  10: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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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은 겨울 기온이 -5℃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따뜻한 지역이다. 해수온도가 육지의 기온보다 높아 따뜻한 해풍이 내륙으로 분다.
이런 기후조건에서 재배되는 남해군의 겨울 노지 시금치는 전국 생산량의 40.7%를 차지한다. 남해군의 ‘보물초’(남해군 겨울 노지시금치 브랜드)는 당도가 15브릭스로 단맛이 강하고, 높은 일교차로 식감도 좋아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이일옥 소장을 만나 남해 보물초의 이모저모와 시금치 생산 지도사업 추진상황을 알아봤다.

 

겨울 평균기온 -5℃에 따뜻한 해풍
습해 적은 비탈밭에 병해충 걱정 없어
전국최대의 시금치 주산지로 ‘우뚝’

   
 

고령화로 줄어든 마늘재배...시금치가 대체
“남해군은 인구 4만3천여 명에 1개 읍, 9개 면의 아주 작은 고장입니다. 큰 공장도 별로 없고요. 다랭이논을 비롯해 독일마을, 보물섬전망대,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등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상주은모래비치에는 여름철부터 겨울까지 350여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데, 펜션과 민박 등 숙박시설은 주말이면 꽉 찹니다.
남해는 원래 마늘을 많이 재배하는 마늘 명산지였습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지역의 마늘재배 면적이 9400㏊였는데, 청년들의 이농에 따른 농업인력의 고령화로 재배면적이 현재는 540㏊로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시금치는 보통 벼농사 후작으로 9월 말부터 10월 초순에 파종하고, 11월 초부터 수확을 시작해 3월 중순쯤이면 마무리된다. 시금치는 습해에 매우 취약한 작물이다. 하지만 남해지역은 바다를 향한 경사진 밭이 많아 그 걱정을 던다. 파종 시 가을장마만 없다면 경사밭이라 물이 잘 빠져 습해 없이 순조롭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리고 시금치는 겨울재배를 하다보니 병충해 방제도 필요 없어 파종 후 초기생육 시 제초만 잘 하면 된다.
시금치는 다비성 작물로 화학비료 대신 가축분 혼합 유기질비료를 준다. 그래서 남해군의 보물초는 건강한 채소로 평가받는다.

지역소득 1위 작목으로 자리매김
마늘농사보다 쉬운 시금치 농사에 노인들의 참여가 늘어나자 남해군은 2008년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지역전략 식품산업육성사업 지원자금 67억 원을 받아 ‘시금치 클러스터’를 조직해 체계적으로 농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자금으로 시금치 세척시설, 유통시설을 마련하면서 남해군 보물초의 재배면적이 2013년 1260㏊로 늘어났다. 지난해엔 4451개 농가가 922㏊의 면적에서 시금치를 재배해 277억 원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마늘 재배면적과 소득 모두를 추월하면서 남해군의 보물초가 지역 소득작목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면 남상리의 이철진씨는 농고를 졸업하고 40년간 벼농사를 짓다가 땅을 빌려 시금치를 재배해 3.2㏊까지 늘려 관내 최대 경작을 하며 연간 35톤의 시금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11월 초부터 시금치를 수확해 3월 중순에 수확을 마무리하는데, 수확 시 80세 전후의 여성인력을 하루에 7~10명 고용합니다. 노인들은 건강하게 일해 돈을 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죠.”

남해군은 ‘시금치 클러스터’ 추진에 이어 남해의 시금치를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지난해 남해군 시금치 공동브랜드를 만들었다. 종전에는 ‘남해초’, ‘남해시금치’, ‘남해섬초’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던 것을 남해군의 별칭인 보물섬과 연계해 ‘남해군 보물초’로 명명하고 상표등록까지 마쳐 내년부터는 통일된 브랜드로 출하될 예정이다.
“우리 군은 보물초 브랜드의 인지도 향상과 소비 확산을 위해 고품질 안전농산물 생산기반 조성에 매년 1억2천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감귤 당도와 비슷한 ‘보물초’...영양도 만점
이 소장은 시금치의 영양 가치와 특히 ‘남해 보물초’의 특징에 대해 소개했다.
“시금치는 미국의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푸드로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비타민C, 칼슘, 철분이 풍부한 알칼리성 채소인 시금치는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을 보충하는데 필요한 채소죠. 시금치에 함유된 루테인은 눈 건강에 좋고,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와 피부미용에도 좋습니다.
2020년 남해마늘연구소에 의뢰해 남해 보물초의 당도를 측정해본 결과, 품종 평균 15브릭스라는 높은 당도가 나왔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보다 당류가 3배, 비타민K는 2배, 나이아신은 2배 이상이 많다는 것이 확인됐죠. 당도는 감귤과 비슷할 만큼 달고 맛있습니다.”

남해 보물초의 뿌리는 타 지역의 일반시금치와 달리 빨강에 가까운 분홍빛으로 단풍빛과 비슷한데다가 영양가가 높다고 한다. 따라서 남해 사람들은 시금치 뿌리를 제거하지 않고 요리해 먹는단다.
“일반적으로 시금치는 무침으로 먹는 것이 대부분이고 주로 국이나 잡채를 할 때 넣어 먹지만 남해 사람들은 2~3월에 잡히는 조개나 낙지와 섞어 초무침을 해 먹으면 맛이 굉장히 좋다고 합니다.”

시금치가 지역경제 견인 ‘효자’
남해 보물초의 출하동향은 어떠할까.
농가가 생산한 시금치는 농협 집하장에서 경매로 판매된다. 10㎏ 단위의 비닐포대에 담긴 시금치는 매일 아침 9시 반에 경매를 하는데, 중간상인이 낙찰 받아 주로 대구나 부산지역으로 가져가 판다고 한다. 최근에는 서울 가락시장 상인들도 내려와 사가기도 한단다.

“남해군의 일일 시금치 출하·판매량은 100톤 내외입니다. 이 시금치를 사러 하루에 3톤 트럭 40~50대가 남해로 옵니다. 운전기사와 상인 등 차 한 대당 2인이 동승한다 치면 하루에 80여 명의 외지인이 우리 지역의 식당이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셈이죠. 시금치 생산·판매 외에도 유기비료 생산업체, 포장박스 생산자까지 파급소득이 만만치 않아요.”

올해 시금치 가격이 많이 좋다고 한다. 지난해 ㎏당 1800원이던 것이 올해는 2700원에 형성되고 있다고. 시금치는 3.3㎡(1평)당 10㎏이 생산되므로 평당 소득이 2만7000원이 되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모임이 제한되면서 가정에서의 시금치 소비가 예년보다 늘어나다보니 남해 보물초가 높은 가격에 판매돼 농가소득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농업 공무원으로서 이보다 더 뿌듯한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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