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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몰고 오는 물부족 사태■ 송명견 교수의 재미있고 유익한 옷 이야기(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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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12  09: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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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으로도 오래 입고
물려주고 물려받아 입고
수선해서까지 입는
생활 속 실천 절실..."

   
 

아랄해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에 있는 호수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였으나 점점 마르기 시작해 지금은 죽음의 호수로 변하고 있다. 이곳으로 흘러오던 두 줄기의 강물이 면화 재배를 위해 다른 곳으로 돌려졌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적인 면화 생산국이 됐지만, 경작지에서 흘러들어온 비료와 농약이 호수를 오염시켜서 물고기들은 전멸하고, 호수는 사막화됐다. 말라붙은 호수 바닥의 ‘소금먼지’는 바람에 날려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할 정도라 한다. 이 문제들의 중심에 면섬유가 있다. 어디 아랄해만의 문제일까. 이런 일이 지구 곳곳에서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물은 생명의 본질이다. 물의 순환에 의해 기후가 형성되고, 대지에 영양분을 공급하며 지구를 살리는 중심역할을 한다. 지구는 70%가 물로 덮여있으나 바닷물을 제외하면 사람이 쓸 수 있는 담수는 3% 미만이다.
UN은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하고 물 부족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국제연합 환경계획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인구, 인구 활동증가로 인해 2025년경에는 지구의 약 2/3 국가들이 물 부족 사태에 시달리게 될 거라고 했다. 현재도 전 세계 10억 명 가량이 식수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반도는 아직은 물 부족 국가가 아니라 한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 2019년까지 거의 6년여 동안이나 마른장마가 이어져서 언젠가 비가 쏟아지는 장마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사실상 장마가 없는 겨울철의 물 부족이 해가 갈수록 심각해져 가고 있어서, 지역적·시기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상태다. 어찌 됐든 물을 아껴야 한다는 것은 전 세계의 시대적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 같은 물 부족 사태의 핵심에 ‘옷’이 있다. 화학섬유의 옷들은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내고, 천연섬유들은 재배에서 생산까지의 과정에 비료와 농약, 거기다 엄청난 양의 물이 소비된다.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재배 단계까지 포함해 물 7000리터가 필요하고, 봉제를 마친 생지 청바지는 약품처리, 긁고 빠는 등 40단계 이상을 거치면서 3000리터 가량의 물이 사용되고, 티셔츠 1장을 만드는 데도 한 사람이 3년 동안 마실 수 있는 27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참고로 매년 40억 벌의 청바지가 새로 생산된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는 저렴한 가격의 의류들이 빠르게 생산, 소비되는 패스트 패션시대다. 계절 따라, 유행 따라 많은 종류의 의류들이 금방 나왔다가 쉽게 버려진다. 패션이 지구의 온난화, 사막화,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의생활’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한 까닭이다. 답은 간단하다. 가능한 한 옷을 오래 입어야 한다. 새것으로도 오래 입고, 형제, 자매, 부모, 자식 그리고 이웃들 간에도 물려주고 물려받아 입고, 작아진 옷이나 큰 옷은 수선해서까지 입는 생활 속 실천이 절실하다. ‘세계 물의 날’을 맞으며 이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릴 수 있음을 직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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