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태국에서 개최된 국제워크숍 마지막 날 송별연에서 있었던 일이다. 각국의 문화를 알리는 장기자랑에서 나는 무대에 올라가 한국의 민요 ‘아리랑’을 불렸다. 노래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마자 은빛 머리의 한 노부인이 다가와 “당신이 부른 노래는 정말 멋지고 감명 깊게 들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전 태국주재 미국대사부인으로 태국 왕실의 자문관이었다.

처음엔 지나가는 인사쯤으로 가볍게 넘겼는데, 다음날 아침 그는 또 다시 어젯밤 내 노래에 대한 칭찬과 관심을 표명했다. 나는 하찮은 일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는 그녀의 인사예절에 감동을 받았다. 외국에 나가 모르는 사람과 마주치면 이젠 서로 눈인사도 하고 “Hi!, Good Morning” 쯤은 자연스럽게 나눈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폐쇄된 아파트 공간에 살다보니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지낸다. 같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애써 서로를 외면하고 인사 없이 내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 기업의 총수는 신입사원 교육을 하면서 “대학교육은 인사법부터 먼저 가르쳐야겠다.”고 지적을 한 적이 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좋은 인사말 한 마디에 인생을 바꾼 사례도 많다. 인사는 습관이다. 인사는 서로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한다.
최근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아파트 인사 나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지극히 다행스런 일로 적극 지지한다. 만나면 서로 인사하고 작은 일에도 관심과 배려를 보내는 따뜻한 공동체 문화가 살아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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