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유튜버 - 강원 횡성 다문화 유튜브 채널‘횡성다모여 TV'

▲ 횡성의 골목골목 누비며 전하는 소식은 다문화 가정에 큰 도움을 준다

“베트남 사람들은 아침을 잘 안 먹어요. 대신 반미를 아침식사로 즐겨먹어요.”
“우와 ~ 고수를 이렇게 많이 넣나요. 필리핀하고는 좀 다르네요.”

강원 횡성군에 거주하는 5개국 결혼이주여성들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화제가 되고 있다. 횡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주여성과 횡성군민이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횡성다모여 TV’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인기리에 운영하고 있다. ‘횡성다모여 TV’는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등 5개 국가의 결혼이주여성 7명이 함께 횡성 군정 홍보와 다문화 이해를 목적으로 개설한 채널이다.

이들은 횡성군청과 강원랜드 복지재단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9월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 교육을 받아왔다. 지난해 11월 개국기념회를 시작으로 4개 국어(베트남어, 영어, 러시아어,캄보디아어) 군정 뉴스 통·번역 방송과 관내 관광지 홍보, 다문화 이해 콘텐츠 제작 등 횡성 홍보 유튜버로 활약하고 있다.

다문화 눈높이 맞춰 제작
영상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필리핀 출신 김이슬씨는 “결혼 초 낯선 횡성으로 시집와 어려움이 많았다. 정보를 얻을 곳이 없고 사방이 꽉 막힌 느낌으로 갑갑함이 있었는데 새로 횡성에 정착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이 유튜브를 통해 나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의 말을 전했다.

한국어와 외국어를 병행해 횡성관내 관광지 홍보는 물론이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홍보할 수 있는 ‘횡성 다모여’ 유튜브 채널은 다문화 여성의 공동체 적응을 도와주는 일등공신이다.

캄보디아에서 온 체아다비씨는 “결혼 해서 횡성에 정착한지 13년이 지났다. 두 딸을 키우면서 지금은 완벽히 한국생활에 적응했지만 요즘 한국으로 입국하는 캄보디아 출신 고향 후배들은 아직도 한국의 첨단 가전이 낯설기만 하다”며 13년 전 자신의 경험을 살려 앞으로 유튜브에는 생활가전 사용법을 결혼이민자의 눈높이에서 제작해 볼 계획이라고 한다.

▲ 방구석세계여행 – 베트남 편’에선 반미 요리법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그들만이 전할 수 있는 이야기들
방송 제작에 참여하는 7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은 매주 2회 정기모임을 갖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구성과 영상촬영, 편집을 하고 있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베트남 여성은 자신이 어릴 때 즐겨먹었던 베트남 전통요리에서부터 요즘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퓨전 베트남 요리까지 선보이고 있고, 여행에 관심이 많은 필리핀 여성은 횡성의 구석구석은 물론이고 다양한 관광명소를 모국어로 설명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이슬씨는 “사실 제가 가장 관심있는 건 먹방이에요(웃음). 하지만 혼자 먹방을 즐길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일단 한국어에 능숙해야 하고요. 남편 없이도 자유롭게 다니기 위해서는 운전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한국의 물정에도 능숙해야 하니까요.” 

그래서일까. 김이슬씨는 우선 한국어를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어를 익히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한국에 와서 제일 어려운 것은 단연코 언어에요. 일단은 자음과 모음을 완벽히 외우고 드라마보다는 뉴스 청취하는 것을 권합니다. 드라마로 언어를 배운 사람보다는 뉴스로 언어를 배운 사람이 발음이나 내용이 훌륭하더라고요.”  7명의 결혼이주여성이 느끼는 이런 다양한 사례들은 앞으로 차곡차곡 유튜브 채널에 담길 예정이다.

결혼이주여성 바라보는 시선 달라졌으면…
횡성은 다문화방송국에 관심이 높다. 지난해 11월 개국기념회에는 횡성군 부군수, 횡성군의회 의장과 사업참여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결혼이주여성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진행된 개국기념회의 행사 과정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 되기도 했다.

횡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사회복지사 티티엠씨는 “유튜브채널의 탄생에서부터 운영까지 물심양면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을 도우며 총괄책임을 지고 있다. 얼굴이 노출돼야 하고, 사업특성상 계약직으로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누구보다 결혼이주여성의 어려움을 아는 사람들이라 결혼이주여성을 바라보는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발벗고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는 월 1회 4개국 언어로 횡성군의 뉴스 자막의 번역지원에도 나서고 본격적으로 지역의 문화탐방을 진행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