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칼럼

이 양 재
본지 사장

 

최근 전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는 경기 서남부 지역 연쇄살인 사건은 현재 우리 사회의 병들고 썩어가는 단면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당국이 이번 연쇄살인 사건의 원인을 피의자 강호순 개인의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차원으로만 돌려버리면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기약하기 어렵다.
강호순은 배금주의(拜金主義)와 물질만능(物質萬能)의 산업사회에서 자란 우리 기성세대들의 아들이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6.25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어 냈지만 이 과정에서 인성교육의 근본인 가정교육을 소홀히 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정교육 소홀이 범죄유발 책임
현대 산업사회에서 맞벌이에 바쁜 대부분의 부모들은 올바른 가정교육에 힘쓸 여가가 없었다. 때문에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오로지 계량적 평가의 삭막한 경쟁을 조장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내몰려 왔다.
이로 인해 우리 청소년들은 따뜻하고 깊은 마음과 인격을 도야할 기회가 많이 부족했다. 아울러 사회교육마저 부실하고 방관적인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도덕성 결여와 자신만 알고 남의 불편과 고통을 알지 못하는 유아독존적 인격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공직생활 30여 년 동안 농촌 청소년 육성에 봉직해 온 필자로서는 요즘 젊은이들의 범죄가 늘어날 때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날 좀 더 열심히 청소년들에 대한 인성교육과 훈련에 힘썼더라면 오늘날 흉폭한 사건들이 조금이라도 줄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당한 때”라는 말이 있듯이, 이 시대 모든 기성세대들이 더 늦기 전에 청소년들의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한 교육혁신에 국가의 온힘을 쏟아야 한다.

첫째는 지혜로운 가정교육이다
옛말에 “엄하게 기른 자녀는 효도하고, 응석받이로 자란 자녀는 그렇지 못하다”고 했듯이 절도와 규범을 지켜 남에게 불편과 괴로움을 끼치지 않는 습관을 가정교육을 통해 배우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기부터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먼저 배려하며 공공장소에서의 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가족구성원 모두가 힘써야 한다. 유소년기에 나타나는 잘못된 행위가 교정되지 않을 경우 적절한 체벌을 통해서라도 바로잡는 것도 가정교육의 한 방편이다.

둘째는 전인교육(全人敎育)이다
전인교육을 위해선 국가와 인류에 대한 투철한 사명의식과 철학을 지닌 우수한 교사 확보가 중요한 관건이다. 이를 위해 우수교사에게 최상의 대우와 교권 확립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입시 위주의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주입식 교육에만 편중하지 말고 음악, 미술, 공작, 가사실습, 도덕, 실업과목 등 종합적이고 균형잡힌 교과교육을 통해 전인적 인격을 갖춘 인재양성이 학교장 책임 아래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셋째는 기성세대의 모범이다
청소년들은 부모를 비롯한 그 시대 기성세대들의 거울이다. 그러므로 기성세대들은 흐트러진 자세와 생활방식을 바로잡아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또한 기성세대들은 모든 청소년을 자신의 자녀라는 생각으로 이들의 그릇된 언행과 일탈행위를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진정 어린 마음으로 선도해야 한다.
또한 방송매체들은 괴성과 막말을 쏟아내 천민문화를 조장하는 프로그램을 일소하고 청소년 보호와 건전한 육성운동을 중심으로 거국적 사회교육이 전개되는 새로운 계기가 만들어지도록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로서 젊은이들의 범죄가 이 땅에서 사라지고 그간 훼손된 동방예의지국의 면모가 제 모습을 되찾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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