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174)

# 지난해 1월20일 이 땅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눈 깜짝할 사이에 만 1년이 지났다. 우리의 안이한 예상을 완전히 비켜가 공포의 대상이 되면서 희망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코로나 1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을까.

‘코로나를 종식 시키고 예전과 같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희망론과 ‘이젠 절대로 코로나 이전처럼 되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대등하게 맞부딪히는 올해-2021년은 어떤 모습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의 저명한 미래학자들은 “인류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진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우리의 사회와 경제는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갈까.

# 2010년대 이후, 기존과는 다르지만 정상적인 상태를 사람들은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불렀다. 그러니까 올해는 그 뉴 노멀에서 파생된 것이지만, 2019년과 비슷하지도 않고, 2020년과도 전혀 다른 상태-그래서 ‘뉴 뉴 노멀(New New Normal)’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는 것이다.
먼저 사무실이 사라지고, 기업들이 대도시를 떠나는 ‘탈(脫)도시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 영향으로 눈에 띄게 확실히 사라진 게 바로 ‘사무실’이다.

출근은 이젠 어디서 건 근무가 가능한 재택근무로 바뀌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로 시작한 재택근무였지만, 출·퇴근 시간과 출장비용 절감,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 개선 등의 긍정적 효과가 커, 이미 새로운 기업의 근무환경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탈 도시화’ 현상도 빠르게 이행되고 있다. 재택·원격근무, 디지털 경제의 확산으로 출퇴근 없이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상황인데, 굳이 막대한 경비를 지출해 가며 도시를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온라인 유통과 전자상거래·모바일 쇼핑의 활성화로 오프라인 소매업이 줄줄이 종말을 고한다. 이미 코로나 이후 한  해동안 미국에서만 1만1000개 이상의 대형·중·소형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은 것이 이를 입증한다.
원격교육의 장기화와 에드 테크(Ed Tech)의 활성화로, 집에서의 양육의무가 늘어난 여성들의 노동 참여율도 떨어지고 있다. ‘워킹 맘’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이다.

# 반면에 가상현실,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봇 등 지식 집약적인 첨단 4차산업기술의 질주가 날이 가면 갈수록 하루가 다르게 빨라진다. 과거 실험실에서 실험용으로나 개발하던 기술들이 실생활에 확대 적용되면서 다양한 제품, 서비스가 밀물처럼 쏟아진다.

과거 사람이 하던 일들을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하고 있는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다.
결국 기술격차로 인한 기업의 양극화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선진 기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곧바로 ‘폭망’하는 시대가 왔다. 그렇게 우리는 2019년, 2020년과도 다른 세상에 들어서 있다.
“언젠가는 우리 인류가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그러나, 꿈 깨시라! 그런 우리 모두의 야무진 희망에도 불구하고, 되돌아가기엔(되돌아 갈 수도 없지만) 우리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다.
지금 우리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로 같은 길을 가고 있다. 함께 가야 할 길이라면 다만, 그 길을 밝히는 깊은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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